라돈 침대 무혐의…환경단체 반발 “제대로 조사해야”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9 16:36:58
  • -
  • +
  • 인쇄
피해자 “검찰 결정 동의할 수 없다”…항고 방침

▲ 라돈 검출 뒤 전국에서 수거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돼 ‘라돈침대’ 논란을 일으켰던 대진침대에 대해 최근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라돈침대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폐암이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환경시민단체가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9일 보고서를 내고 검찰의 이번 처분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이동수)는 상해·업무상과실치상·사기 등 혐의를 받은 대진침대 대표 A씨와 매트리스 납품업체 대표 및 관계자 2명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A씨 등은 지난 2005~2018년 사이 라돈의 방출 물질인 모나자이트 분말을 도포한 매트리스를 제작·판매해 고소인들에게 폐암, 갑상선암, 피부질환 등 질병을 야기하고 거짓 광고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고소됐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의 상해·업무상과실치상 혐의와 관련해 “라돈이 폐암 발암 유발물질인 사실은 인정되지만, 폐암 이외 다른 질병(갑상선암, 피부질환 등)과의 연관성이 입증된 연구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없는 상태”라고 불기소 처분 이유를 밝혔다.

 

이어 “폐암은 라돈 흡입만으로 생기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라 유전·체질 등 선천적 요인과 식생활습관, 직업·환경적 요인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비특이성 질환”이라며 “누구나 일상생활 중 흡연, 대기오염 등 다양한 폐암 발생 위험인자에 노출되는 점에 비춰 라돈 방출 침대 사용만으로 폐암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의 사기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사기죄는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을 속여 판매대금을 가로챈 것이 인정돼야 한다”며 “피의자 본인과 가족도 라돈침대를 장기간 사용했기 때문에 유해성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센터)는 제대로 된 연구도 진행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내놓은 결론이라며 반박했다.

 

센터는 “라돈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이미 오래전에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며 “검찰이 ‘폐암은 비특이성 질환이라서 라돈침대로 인한 폐암발병에 대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돈침대로 인한 건강피해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입증에 대한 노력이나 조치 없이 그저 입증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 속여 판매대금 ‘편취’…불기소 처분 반박

센터는 검찰이 대진침대가 라돈 방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광고·판매한 행위에 대해 “제품 안전성 결함에 따른 사기죄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들을 속여 판매대금을 편취한다는 범위가 인정돼야 한다”며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피해자들 반발도 만만치 않다. 피해자들은 검찰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수사를 다시 해달라고 검찰에 항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센터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라돈침대 관련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도 발표했다.

 

여기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64.4%는 라돈침대를 쓴 사용자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필요성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는 13.4%였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