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적 형사반장, 색소폰과 보이차에 빠지다!...무인(武人) 경찰 양보석 경감

이재윤 / 기사승인 : 2019-03-26 16: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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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남부경찰서 양보석 경감


‘대장’이라 불리는 남자
처음 그와 호형호제 하는 지인의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도 자리에 함께 했던 이들은 그를 ‘대장’이라 불렀다. 며칠 후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열린 한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서 만난 이들도 그를 ‘대장’이라 불렀다. 심지어 관내 행사 격려를 위해 내빈으로 참석한 구청장도 축사를 하며 그를 ‘양 대장’이라 불렀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은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그 사람의 직위나 평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경찰서 내 공식직함인 ‘계장’이란 호칭을 두고 왜 그를 ‘대장’이라 부를까?

“제 입으로 얘기하려니 좀 쑥스럽네요. 평소에 늘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편입니다. 후배들에게 칭찬을 하거나 격려를 할 때도 가식 없이 진심을 담고요. 사람들과 관계에 있어서 깊이 알려면 결국 나부터 먼저 투명하게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상대방도 자신을 열어 보일 수 있고, 그렇게 서로가 더욱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누구라도 힘든 걸 보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그런 측은지심, 거기에 한걸음 더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는 것, 그런 마음과 행동이 전해진 것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웃음)”

멋쩍게 웃는 양보석 계장의 말처럼 그는 오지랖이 넓다. 사정이 열악한 예술단체의 전시회에 기꺼이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해주고, 식전행사에 필요한 공연단도 자신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사랑예술단, 색소폰라이프’ 회원들을 불러 무료봉사하는가 하면, 지인들까지 전시회에 일일이 초대해 자리를 채워주었다.


뿐만 아니다. 교편을 잡고 있는 아내가 80년대 첫 발령지로 청송군 파천초등학교에 근무할 때는, 주말에 집에 온 아내가 “아이들이 지하도 얘기를 해줘도 모를 정도로 오지 학교”란 이야기를 듣고, 자비를 털어 버스를 빌리고, 팔공산 힐사이드 호텔에 객실을 예약해 아이들을 1박2일로 데리고 와 당시 막 생긴 동신지하도를 직접 견학시키고, 달성공원 나들이도 시켜줬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할머니 슬하에 어렵게 사는 애들을 위해 사계절 서문시장에 가서 옷을 사다 보내주고, 라면을 사서 보내주는 일을 20년 동안 했다. 이만하면 사람들이 그를 ‘대장’이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

 


태권왕·검거왕, 무적 강력계 형사반장
양보석 대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능인고, 경일대 도시정보 측지지적공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형사기동대 1기로 경찰에 투신해 지금까지 33년째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든든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특히 20여 년 동안 대구지방경찰청 강력계, 폭력계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사고사로 위장돼 완전범죄로 끝날 뻔 했던 사건을 원점으로 되돌려 범죄를 밝혀내는 등 남다른 열정과 실력을 인정받아 ‘검거왕’으로 꼽히기도 했다.

“무기수로 복역하던 재소자들이 감형을 받아 출소 후 조직을 만들었는데,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당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혼자 사는 재력 있는 여성에게 접근을 했죠. 처음엔 재력가 손님으로 자기들끼리 역할을 정해 레스토랑에 손님으로 접근했죠. 그렇게 여사장을 속여 결국 혼인신고까지 하게 됐고, 여자 앞으로 몰래 보험을 들었죠. 이후 범행 장소까지 현장답사하고 나서 비닐로 질식사시킨 후에 차에 태워서 언덕 아래로 밀어버렸죠. 처음엔 단순사고사로 처리될 뻔 했는데, 현장에 가서 보니까 시체가 자동차 핸들 아래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타살을 의심하게 되었고 재조사를 통해 앞서 말씀드린 전체 범죄 사실을 밝혀 자칫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강력계, 폭력계다 보니 아무래도 끔찍한 범죄의 현장도 많이 접하게 되고, 위험한 상황도 많이 겪었다. 마약범을 검거해 연행하다 등 뒤에서 칼에 찔릴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양보석 계장은 “위험해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니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양보석 계장은 1986년 경찰 공채에서 무도(태권도) 특기로 합격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태권도부가 있던 칠곡중학교에 입학해 칠곡중학교 태권도부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태권도 특기생으로 능인고등학교로 진학해 태권도 선수로 맹활약했다. 운동에 지쳐 대학은 전혀 상관이 없는 전공을 택해 진학을 하게 됐는데, 해병대에 지원해 들어가면서 다시 해병대 대표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경찰에 들어와서도 대구청 대표로 46세까지 전국경찰무도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전통 무도인 이기도 한데, 태권도 7단을 비롯해 공수도 5단, 합기도 5단 등 여러 무술도 두루 섭렵했다. 
 


수갑 대신 색소폰을 들다!
강력계 형사반장의 반전 매력은 그의 색다른 취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대구지역 유력일간지인 매일신문에 그에 관한 기사가 한 면을 장식했다. 경찰복을 입은 그가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진과 함께 “수갑 풀고 색소폰 재능기부…다사파출소장 양보석 경감”이란 타이틀의 기사였다.

일상에 지치고 문화예술 욕구에 목말라 하는 지역민들을 위해 현직 파출소장이 매주 주말마다 색소폰 공연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경찰청 달성경찰서 다사파출소장 양보석(53) 경감이 그 주인공. 양 소장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 30분 음악동호회 '다사랑 색소폰 봉사단'과 함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종점 문양역에 마련된 무대에 오른다. 신나는 성인가요에서 가곡에 이르기까지 여러 음악장르를 넘나들며 관중들의 박수 속에 공연은 2시간을 훌쩍 넘긴다.
- 매일신문 2014. 1. 23


당시 인터뷰에서 양보석 대장은 “지방경찰청에서 늘상 범인을 쫓아다니는 형사반장 노릇을 하다 파출소로 발령을 받으면서 숨은 끼도 살리고,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로 연결하는 게 좋을 듯싶어 색소폰을 잡게 됐다”며 “경찰이 동네에서 날뛰는 도둑과 폭력배를 잡는 일도 해야 하지만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해소 시켜주는 업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1호선 연호역에서 둘째, 넷째 일요일 14시부터 16시30분까지 어르신들 300명을 모시고 효 공연 연주를 하고 있다. 물론 참석하신 어르신들에게 음료수와 다과를 마련해드리고 무대에 오른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선물한 기타를 시작으로 악기와 인연을 맺은 양 대장은 학창시절 드럼, 하모니카 등 다양한 악기를 배웠다. 20대부터 시작한 색소폰은 현재 거의 프로 수준의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양보석 대장은 현재 다사랑예술단과 색소폰 동호회인 색소폰라이프 회장을 맡고 있다. 다사랑예술단에는 색소폰라이프뿐만 아니라 지역의 가수, 전통무용가, 민요가수 등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속해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다사랑예술단은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1200회의 무료 공연을 해왔습니다. 현재 회원은 100여명 정도 되는데, 각자 자기 분야에서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고 계시지요. 처음 색소폰동호회를 시작할 땐 단순히 취미의 공유가 목적이었다면, 함께 모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일본, 러시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음악동호회와 교류도 갖고 함께 연주회도 하면서, 우리 문화, 우리 음악, 우리 정서를 알리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기회도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인생을 닮은 보이차
태권도, 색소폰과 함께 양보석 대장과 오랜 인연을 함께 해 온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보이차다. 80년대 후반부터 시작했으니 보이차와의 인연도 어느덧 30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왔다. 어릴 때부터 절에 다니며 스님들이 차를 마시는 걸 보고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고, 술을 마시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차를 가까이 하게 되었다. 양 대장은 “보이차는 후발효차입니다. 우리 인생과 꼭 같아요. 태어나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 사회적 환경과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가진 성숙한 사람이 되는 과정처럼 말이죠.”라며 보이차를 설명했다.

 


“보이차를 시작할 때는 주변에 보이차를 하시는 분들과 함께 시작하는 게 좋아요. 보이차도 음식이기 때문에 드셔 보시면 좋고 나쁨을 알 수 있어요. 내 입안에 와 닿는 느낌, 맛, 향, 탕색 등을 보고 음미하면서 함께 차를 마시는 분들과 그 느낌을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왜 나쁜지, 좋은지 그 느낌을 공유하며 배우는 거죠. 그런 점이 보이차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취미이자 생활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가령 집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보이차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자세를 바로 하게 되고, 차에 대한 느낌부터 서로의 일상까지 공유하며 대화하게 되고, 그 시간들이 좋은 취미가 되고,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는 거죠.”

보이차에 대한 양보석 대장의 이야기는 앞으로 일요주간에 연재될 예정이다. 보이차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을 알려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일상을 누리고, 다도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가 더욱 성숙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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