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한국전쟁 미국 평양 공습...한반도 동해 공해상 집결 미·일 함정 집중 타격

이 영 작가 / 기사승인 : 2016-02-22 17: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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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16)
불꽃놀이

8월 28일 밤 10시 평양 인민무력부 지하갱도
희미한 전등불 아래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의 무거운 목소리가 잔잔히 깔리며 퍼졌다.
“미제 원쑤놈들이 북해도로 군대를 보냈소. 나는 과연 그렇게 빨리 신속대응군을 보낼지는 예측하지 못했소. 지금 처해 있는 이 전쟁은 우리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를 위해 언젠가는 반드시 치러야 할 숙명적 한판대결이오. 우리의 정신무장을 더 강화해야 하오.”
김정각은 눈에서 푸른빛을 뿜으며 열변을 토했다.
그의 불거진 광대뼈로는 붉은 기운이 뻗쳐올랐다. 그의 코끝은 전쟁의 나라 로마 장군처럼 도도하게 굽힐 줄 모르는 기상이 보였다.
김정각은 쉬지 않고 침을 튀겨가며 달변을 이어갔다.
“이제 우리가 필요한 것은 중국도, 러시아도 아니고 남조선도 아니요. 우리 공화국에 필요한 것은 미국이요. 그들만이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해결할 수 있소. 그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 때까지 우리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총폭탄이 되어 싸워야 합니다.”

과묵하게 옆에 앉아 듣기만 하고 있던 오극렬도 좌중을 둘러보는 눈빛이 빛났다. 벗겨진 머리 위로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다.
과거에 노동당의 무력이었던 작전부장 시절부터 미사일과 각종 무기를 팔아 챙긴 김정일의 비자금을 마카오에 체류하고 있는 김정남과 함께 관리해오던 중이다. 그는 팔순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장성택의 추종자들에게 밀리던 중 이번 거사로 기사회생하여 군부 중심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오극렬이 별도로 관리하던 김정일의 마카오비자금 20억 달러의 존재 여부는 아무도 몰랐다.
“여러 동지들이 아시다시피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북해도 땅에선 우리의 정찰총국 108특공대전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소.
우리는 최후까지도 일본 놈들을 인질로 잡고 싸워야 하오. 유격전만이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오.”

맞은편에 앉아 묵묵히 듣고만 있는 정찰총국장 김영철의 눈빛이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과거 오극렬에 의해 입신양명한 그였지만, 최근에 김영철의 위세가 커짐에 따라 보이지 않는 권력투쟁의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얼마 전에 정찰총국 산하 무기거래 업체인 청송무역의 모든 자금을 김영철이 직접 장악하면서 둘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시작되었다. 김영철은 이미 오극렬의 비자금 관리를 어느 정도 냄새를 맡고 있던 터였다. 오극렬의 눈길을 피하던 그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오극렬의 헛기침을 유도했다. 오극렬은 뭔가 더 말을 하려고 김영철을 쳐다보다가는 그만두었다. 그는 이 기회에 청송무역 미사일 무기거래 권한을 다시 빼앗아 오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아직은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러한 사태 속에도 연락비서를 보내 김정남의 근황을 파악하고 비자금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극렬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언제라도 김정남을 앞세워 정권의 2인자가 되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중이다.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권력의 중심, 냉냉한 분위기 회의가 익숙치않은 청년지도자 김정은, 회의도중 천장을 쳐다보며 손가락을 까딱거리면서 주변을 자주 돌아보다가 김경희와 눈이 마주치면 얼른 정자세로 바로 앉곤 했다. 인민무력부장은 좌우를 둘러보다 미사일 지도국장과 눈이 마주쳤다.
“우리 공화국의 힘 미사일 무력 방호는 준비됐습니까?”
마른 침을 꼴딱 생키면서 추신수 국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했다.
“노동미사일과 대포동미사일은 화강암반 지하갱도 2백미터 아래 깊숙하게 숨겨 놓았기에 미제 놈들의 공습이나 미사일 공격에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김명국 작전국장이 곁에서 거들었다.
“전연휴전선 지역에 전개시킨 장사정포도 지하갱도로 전부 대피조치 했습니다. 염려 마시라요.”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은 만족하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강조했다.
“전연 지역에선 남조선을 자극하는 행동은 일단 중지하시오. 아시다시피 평화주의자들은 우리 편이오. 남조선 국방군이 우리를 겨냥하면 사실은 힘겨운 전쟁이 되어 우리 계획이 틀어질 수 있소.”
김정각은 한국의 국방력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교묘히 이용하여 한국 내부 보수주의자들의 견제를 위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전략적 심리전이며 당의 통제를 받는 총정치국 적공부에서 전개하고 있는 중이었다. 회의는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조용히 앉아있던 김정은이 김경희의 표정을 살피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 공개 발언을 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영도들과 함께 용성특각에서 여흥을 계획했습네다. 모두 특각으로 이동해서리 오랜만에 피로를 풀도록 하시자요.”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먼저 배운 ‘병주고 약주고’ 전술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노쇠한 장령들은 지하터널을 통해 용성특각 지하 2층에 위치한 목란연회장으로 몰려갔다. 김정일이 과거 자기 사람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의 고급간부들을 불러 위문공연을 하던 곳이었다.
테이블 정중앙에는 붉게 활짝 핀 김정일화 꽃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김정은 그리고 왼쪽으로는 장성택이 앉았다.
실내등이 서서히 희미해지며 붉은 조명등이 켜졌고, 잠시 후 말끔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자 사회자가 나와 인사를 했다.
“총명하신 지도자 김정은 최고사령관님의 만수무강을 축원하며, 오늘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네다.”

사회자는 허리를 90도로 꺾어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무대 옆으로 총총거리는 까치발로 사뿐히 빠져 나갔다.
알록달록한 조명이 돌아가고 음악이 흐르면서 곱게 차려 입은 한복차림의 자그만 젊은 여성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진달래 기쁨조였다. 진달래 기쁨조는 155cm의 작은 키의 아담한 여성들로 구성된 무용단으로 김정일이 평소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기쁨조 무용단이었다.
처음에는 장중한 배경 음악으로 70여 년 전에 부르던 항일 유격대 노래가 흘러 나왔다. 무용수들은 차분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이윽고 그 음악이 끝나자 ‘반갑습니다’라는 경쾌한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는 김정은을 노래하는 ‘발걸음’이 흘러나오자 앉아 있는 장성들도 전부 일어나서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추었다. 두리번거리던 김정은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다음 순서를 하라고 손짓을 보냈다.
잠시 후 북한판 소녀시대라 불리는 모란봉 경음악단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현대식 전자오르간과 전자기타, 전자드럼 등을 고루 갖춘 신식 밴드였다. 세계적 경음악단 폴모리 악단이 연주해서 유명해진 ‘에게 해의 진주’가 시그널 뮤직으로 흘러나오며 미니스커트 차림의 미끈한 미모의 기쁨조 댄스그룹이 미끄러지듯 무대 위로 들어섰다. 김정은 취임 후 조직된 음악 그룹이다.
사방 벽면에서 비추어지는 조명의 빛이 더 붉고 더 강렬하게 무대를 자극했다. 뒤이어 등장한 무용수들은 조금 전의 진달래 무용단보다 평균키가 165센티미터 이상의 서구형 스타일로 주로 서양 댄스를 공연하는 튤립 무용단이었다. 흥겨운 경음악이 이어지다 음악이 바뀌며 갑자기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경쾌하기도 하지만 우리 가슴에 와 닿는 그 독특한 감정이 생기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연주되고 있었다.
김정은은 손뼉을 더 크게 치면서 연신 희죽거리며 좋아했다.
“이거이, 앞으로 돌아와요 모란봉으로 불러야지요.”

김정은은 신이 났다.
뚱뚱한 배와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박수를 쳐댔다.
멀거니 바라보고 있던 노쇠한 장령들이 하나, 둘 박수를 치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 옆에서 우두커니 이를 바라보던 오극렬의 표정은 굳어져있었다.
그는 김경희가 큰아들 정남이를 후원했던 자신을 김경희가 견제하며비상혁명위원회에서 제거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언제 어떤 행동으로 옮길지 오극렬은 최근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신나는 노랫소리는 들려오고 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뒤이어 들려오는 노래는 한국의 유명한 여가수의 노래로 김정일의 애창곡이 흘러나왔다.
“그토록 사랑을 했건만 사랑은 알 수 없어요~.”

죽은 김정일이 좋아하여 함께 즐겨 부르던 남한의 노래였다.
김정은이 침울한 인상을 짓자 장부장은 분위기를 바꿨다.
잠시 후 조명이 꺼지고 다시 차분한 분위기의 불빛이 들어오더니 왕재산 경음악단이 들어섰다. 민요와 조선가요만 전문으로 연주하는 북한 제일의 경음악단이었다. 다시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국적을 초월한 예술의 세계가 유일하게 이념과 상관없이 김정일 앞에서만 허용되는 특권행사 일명 1호 파티행사 참석이 권력서열이었다.
‘신고산타령’의 음악이 들뜬 분위기를 옛날로 돌아간 듯 차분히 가라앉혔다. 이어서 잠시 분위기가 차분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김일성 장군의 노래가 연주되기 시작했다.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능선…….>

김정은의 몸이 움찔하더니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자신의 조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한 투쟁가였다.
김경희는 그의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뭔가 느낄 수 있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의전과장을 불러 이 곡에 뒤이어 바로 아버지 김일성이 살아생전에 술에 취할 때면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경희야 너도 한번 저렇게 불러 보라.’ 하시던 노래 ‘까마귀타령’을 주문했다.
음악이 끝나기 전에 경쾌한 전주가 나가면서 까마귀타령이 웅장하고 빠른 템포로 연주되기 시작했다.
장내는 갑자기 쥐죽은 듯 숙연해졌다. 마치 죽은 김일성이 살아서 걸어 들어 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이들 모두는 김일성을 연상하면서 대를 이어 김정은에게 충성할 것을 각자 마음에 새겼다.
그때 의전과장이 급히 다가서며 장성택부장에게 메모지를 전했다.
입술을 뭉게 듯 굳게 다물던 그는 옆자리 김정은에게 귀엣말로 뭐라고 속삭였다. 잠시 후 음악이 끝난 뒤 김정은은 손을 들어 파티행사를 중지시키며 밴드를 내보냈다. 흥겹던 분위기는 갑자기 썰렁하게 식어버렸다.

소장 계급의 정찰총국 대남군사정보실장이 상기된 얼굴로 들어섰다.
얼마나 다급하게 쫒아 들어왔는지 옆구리에 찬 권총 끝이 하늘을 향해 있었다.
그는 휴대용 상황일지를 들고 현 상황을 낭독했다.
“지금 동해바다 공해상에 있던 미제 항공모함이 미사일로 우리 공화국을 공격할 징후가 포착되었습니다. 적들의 레이더가 어제보다 3배나 많이 움직이고 적들의 정찰기가 우리 영공의 경계선을 넘어섰습니다. 즉 미사일발사 레이더가 모두 개방되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적들의 전자전비행기 5대가 우리 대공포와 대공미사일 레이더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모였던 그 누구도 미국의 공습이 이토록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적잖은 동요와 불안이 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서둘러 인민무력부 지하갱도로 피신했다.
얼마 후 지축이 흔들리는 느낌이 발끝으로 타고 들어왔다.
미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평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평양의 밤하늘은 불꽃놀이 하듯 하늘로 치솟는 대공포 예광탄이 사방에서 떠오르며 작열했다.

제2차 한국전쟁 미국 평양 공습!

8월 28일자 서울 타임스의 특집기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8월 28일 03시 한반도 동해 공해상에 머물던 ‘조지워싱턴’ 항공모함과 전투단 50여 척의 구축함에서 일제히 북한을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 300여 발을 발사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주요 군사 전략 표적과 김정일 별장 등을 집중 타격했다. 한반도 동해 공해상에는 전투함과 지원함 등 총 100여 척의 미일 함정들이 전개해 있으며, 이번 공격에 일본의 이지스급 구축함 미요카이, 기리시마 등은 일본 영해상에서 대기 중으로 참가하지 않았다고 확인되었다.
한국해군 동해 제1함대 사령부 전투 함단에는 이순신 이지스함 그리고 강감찬함, 이억기 잠수함이 작전대기 중이며, 금번 작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발표했다.
미국이 이번 작전에 미사일로 공격한 목표는 평양 용성특각, 인민무력부 청사, 핵 방위국 그리고 무수단 대포동미사일 기지와 핵미사일 저장 예상지역인 하갑, 후창, 신오리 등을 집중 타격했다고 발표한다.”

조기수 박사는 호외신문을 확 접으며 텔레비전 방송에 눈을 돌렸다.
캄캄한 밤하늘에 한강 불꽃놀이 하듯 시뻘건 불줄기가 하늘로 연신 솟아오르는 화면이 계속 TV 뉴스에 방영되고 있었다.
엊저녁 과음으로 머리는 더 지끈거렸다.

<햐! 이렇게 빨리 미국이 공격할 줄 몰랐네. 야 이거 어쩌지. 흐음.>

턱을 주무르면서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던 조 박사는 핸드폰을 찾았다.
갑자기 삿포로에 취재차 머물고 있는 소나가 보고 싶어지면서 걱정이 되었다. 늘상 손 가까이 있던 전화기는 식탁, 책상, 티 테이블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참나 급할 땐 개똥도 찾으면 없다더니. 전화기가 발이 달렸나?>

그는 혼자 중얼거리며 집안 구석구석을 찾다가 냉장고 안에서 드르륵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문을 열어 보았다. 검정 핸드폰은 음료수처럼 반듯하게 세로로 세워져 있었다.

<으이구, 치매야. 내가 치매? 너 왜 거기 들어 앉았냐. 나원 참.>

엊저녁에 술이 취해 물을 마신 뒤 물병은 식탁 위에 두고 전화기를 냉장고에 넣고는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전화기 화면엔 장 수석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많았다. 여러 개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조 박사는 장 실장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잠시 뒤 장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이보게, 조 박사. 당신 어디야 전화를 좀 받아요! 급할 때는 이 사람아.”
장 수석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질타를 했다.
“아이, 장 선배님. 너무 야단하지 마세요. 전화기가 냉장고에 있어서 못 받았어요.”
“뭐?? 참나 이 사람, 정신 없구만. 자네는 전화기 충전을 냉장고에 집어넣고 하냐? 그런 정신을 가지고 무슨 안보 박사니 해서 나라를 지키겠나?”
전화기 밖으로 혀를 차는 소리가 넘쳐 들렸다.
“그게 아니라 술을 너무 마셨어요.”
“햐 이거 참. 이래서 빨리 소나를 데려다 집 살림을 시키던지 해야지 자네 꼬라지가 이게 뭐야.”
“빨리 들어와 봐. 내 사무실로. 동문 경비실에 조치해놨어.”
그리고는 장 수석은 전화를 툭 끊어 버렸다. 조 박사는 오히려 투덜거렸다.

<제기랄 어지간히 정신없구먼. 아 평소 대비하랄 때는 폼을 재고 있다가.>

조기수 박사는 다시 전화로 소나를 연결했다.
전화기에선 클래식 들장미 노래가 잔잔히 흘렀다.
“아, 여보세요. 소나에요. 어떻게 된 거에요.”
“소나, 내 말 들어요. 서울로 지금 들어오지 말고 데스크에 보고하고 그 곳 사태를 지켜보면서 거기서 대기해요.”
뉴스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뜬금 없는 말에 소나는 당황스러웠다. “예? 기자가 무슨 학생이에요? 난 서울로 갈꺼에요.”
“야, 소나. 아무래도 이번은 공갈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간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여기도 지상전이 터질 것 같아서 그래.”
“예? 아 그러면 안 되는데, 어쩌지. 전쟁은 정말 안돼요. 우리 민족의 비극에다가 또 50년 후퇴하는 거예요. 아 어쩌지.”
“모든 이는 평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건 교과서나 정치연설 용어야.”

조 박사는 갑자기 엄숙한 교수가 되어 강의하듯 말을 했다.
“힘이 평화야. 전쟁의 정의는 힘이야. 입으로 평화를 외치다가는 언젠가는 힘에 밀리지 어쩔 수없는 우리 민족의 운명이다. 그렇게 알아.” 조 박사는 마치 아버지처럼 훈계하듯 혼자 결론을 지었다.
“선생님, 저 여기 취재 끝나면 일단은 서울로 들어갈께요. 그 다음 결정할께요. 소나는 급박한 순간엔 조 박사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그녀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전달했다. 서로는 몸조심하라는 멘트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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