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정비에 무경험자 투입 계획했었다!

변상찬 / 기사승인 : 2016-06-24 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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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생명 앗아간 ‘강남·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 ⓒ뉴시스
[일요주간=변상찬 기자] 서울메트로가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관련 경험이 전무한 직원들을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에 투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2인1조로 이뤄지는 정비 업무에서 단순 입회업무에 국한한다지만 안전사고 재발 우려를 씻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은성PSD 업무공백시 투입하려는 메트로 소속 전자관리소 직원 136명중 스크린도어 정비 경험이 있는 직원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은 스크린도어 설비 경험이 전무한다. 이들은 1회용 교통카드 발매기나 개찰구 정비 등을 맡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김모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이른바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의 온상으로 질타받고 있는 은성PSD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은성PSD 노조가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면서 22일 파업을 예고하자 전자관리소 직원들을 대체인력으로 즉각 현장에 투입하려고 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전자관리소 직원들은) 옛날부터 계시던 분들이라 2011년 은성PSD 등에 용역을 주기 전 스크린도어 (점검)경험이 있던 분들이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투입되는 나머지 인력은 점검시 지하철 진입 등 안전여부를 확인하는 단순 입회자에 머물러 직접적인 스크린도어 점검과는 상관없다는 게 서울메트로의 설명이다. 파업이 철회되면서 무경험자의 현장 투입은 일단 없는 일이 됐다. 하지만 스크린도어 정비업무 안전 전반에 대한 우려 속에 무경험자를 현장에 투입하려는 시도가 과연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기존 스크린도어 정비업무를 맡았던 외주업체들은 2인1조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근무자중 비상시에 대비해 누구라도 정비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다만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2인1조 중 1명만 정비업무에 투입된다면 업무과부하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서울메트로의 무경험자 투입 방침은 서울시 입장과도 상충된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방침'을 발표하면서 전산관리소 직원들을 스크린도어 투입하기 전 기술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의 외주계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1일부터 업무공백이 발생하면 별도의 교육없이 전산관리소 직원들을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용역계약이 끝나더라도 현장에 입회하는 식으로 업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세부 교육은 짜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스크린도어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관계자는 "은성PSD가 정비를 담당한 97개역은 평소에도 고장이 잦은 곳"이라며 "직원중 일부만 스크린도어 정비 경험이 있다면 그들에게 업무가 과중될 것을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컨트롤러 개발 연구에 참여했던 명지전문대 우천희 전기과 교수는 "스크린도어 장비안에는 컨트롤러를 비롯해 전동차와 연동하는 센서, 모터장치, 전자제어장치 등이 있어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전기전문가라도 만지지도 못할 것"이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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