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거래소 '성접대 요구' 논란, 공기업 갑질에 협력업체 먹잇감 전락

박은미 / 기사승인 : 2016-09-07 17: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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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공기업의 탐욕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횡령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성접대를 즐기기도 한다. 이번에는 한국전력거래소 간부가 ‘갑’의 지위를 악용해 협력업체에게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하나 있다”라는 성접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음성이 보도됐음에도 해당간부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거래소(이하 전력거래소) 간부가 성접대 및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전력거래소는 협력 업체에 대한 성접대 요구 및 갑질 의혹이 제기된 고모 차장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언론 취재 요청 등을 통해 차장대우급 직원이 협력 업체에 술과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접했다”며 “지난 2일부터 내부 자체 감사를 벌였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전남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 직원의 성접대 요구 의혹은 지난 5일 JTBC 보도를 통해 ‘성접대 요구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보도 영상에는 고 차장이 자신의 무릎에 여성을 앉힌 채 술을 마시는 등 한눈에 성접대 자리임을 알 수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밖에도 “(나와) 한 번 좋은 관계를 맺으면 내가 다 해 드린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에이, 내가 그 말까지 꼭 직접 해야 하나” 등의 발언이 보도됐다.

성접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해당 음성이 고 차장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전기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고 차장이 갑질을 할 때마다 고급 식당에 데리고 가서 저녁을 먹고 2차로 술도 사야 했다. 확실히 한 번 접대하고 나면 일하는데 편해졌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전파를 탔다.

고 차장에게 성접대를 한 민간발전사업자 A씨 등은 발전계량기를 고 차장이 봉인해줘야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데 고 차장이 그 권한을 악용해 갑질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력거래소는 해당 직원을 보직해임한 상태다.

전력거래소는 국내 전력의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 사이에서 공정한 전력거래가 이뤄지도록 입찰, 가격결정, 계량, 결제정산 등 전력시장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곳이다.

만약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한 직원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의 직원이 한국전력에 납품을 좌지우지하는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과거에도 관행처럼 성접대가 행해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민간 회사들보다 공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는 더 큰 문제다. 국민의 세금으로 경영을 하는 전력거래소가 공공성 추구는커녕 음성적인 범죄행위로 공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가 공기업으로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갑의 지위를 악용해 탐욕을 채우는 범죄 집단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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