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공포' 국내 내진강재 개발 수준은 어느정도?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6-09-13 12: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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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이 개발한 내지진 성능 강화 H형강 ⓒ뉴시스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대형 지진으로 한반도 전체가 지진공포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건축용 내진 강재 개발 수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지난 2000년 내진설계가 의무화되기 전부터 내진강재 개발에 적극 나서왔다.
포스코는 지난 1995년 SN강재개발 상용화에 성공하고 1999년 KS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SN강재는 일본 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강화와 강재의 용접성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제정된 SN 규격을 따른 강재를 말한다.
SN강재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체육관 등 일반 건축물에서부터 대형공공시설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포스코는 SN강재 외 건축구조용 TMCP강도 개발했다. TMCP강은 판 두께 40mm를 초과하더라도 강도가 낮아지지 않고 내진성능과 용접성능이 우수하다.
또 인성이 좋고 강재의 항복점과 인장 강도의 비를 의미하는 항복비가 낮아 지진 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 TMCP강은 여의도 서울 국제금융센터, 동남아 유통단지, 일산킨텍스 등에 적용됐다.
아울러 포스코는 송도 포스코 글로벌 R&D센터, 서울 고척동 돔 경기장, 진주 종합경기장 건설에 원형강관, 각형강관 등 다양한 내지진강관을 공급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자체 전기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SHN)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내진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에너지 흡수능력, 변형능력, 용접성, 내충격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매년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 적용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SHN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개발 직후인 2006년 400t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지난해 47만7000t까지 늘어났다. SHN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서울 IFC몰 등에 적용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진철근(SD400S, SD500S) 개발에 성공했다. 내진철근은 지진 등의 충격을 흡수해 건물 전체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일반철근 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춰 통상 진도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철근제품이다. 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중심 부분을 지탱하는 핵심보강재로 사용된다.
다만 철강사들의 이러한 개발 노력에도 내진 구조를 갖춘 국내 건축물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서울시 내진 대상 건축물 28만4409동 중 25%인 7만982동의 건축물만 내진 설계가 적용됐다. 특히 학교와 공공업무시설 내진 설계 비율의 경우는 각각 26.4%와 21.5%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국내 민간 건축물 내진율은 30.3%로 일본의 82%와 비교해 크게 저조하다"면서 "민간 분야의 경우 소요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으로 내진보강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런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5월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마련했다. 신규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를 강화함과 동시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도 내진보강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건축물은 내진설계 대상을 현행 3층 이상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공공시설물의 경우는 내진 보강 2단계 계획에 따라 현재 40.9%인 내진율을 오는 2020년까지 49.4% 달성을 목표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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