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재폭발] '이재용식 실용경영'의 두 얼굴, 앞에선 리콜 뒤에선 조작?

박은미 / 기사승인 : 2016-10-05 13: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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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환불 규정 국내·외 차별 논란' 이어 '폭발 조작 의혹' 까지...삼성전자 이중태도 소비자 기만
▲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내세우던 삼성전자가 뒤로는 여론을 조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갤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태를 잘 넘기는 듯했으나, 배터리를 교체한 신제품이 또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피해자는 삼성전자 측에 공식적으로 폭발 사실을 알리라고 요구했으나 삼성전자는 이를 거부하고 “피해자가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가 “금품을 요구한적 없다”는 글을 커뮤니티 카페에 게재하며 진실공방까지 펼쳐질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 재폭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를 블랙컨슈머로 몰아세우려던 것 아니겠냐고 날을 세웠다.


배터리 교환 제품도 폭발 ‘악화일로’

지난 1일 오전 국내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 게시판에 리콜 받은 갤노트7이 또 다시 폭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 소비자(이하 피해자)는 “갤럭시노트7 신제품이 폭발했다”며 “말이 안 되는 얘기일수 있겠지만 애기가 자는 방에서 폭발해 큰일이 날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밤새 충전기에 꽂아뒀는데 아침에 충전기를 뺀 뒤 1분 후에 연기가 솟구쳤다”고 폭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자는 또 다른 소비자가 더 위험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삼성전자 측에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안도록 회사차원에서 공지를 하든 뉴스를 내라”고 요구했다.

삼성 측은 “해당 제품을 수거하고 조사한 뒤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경 삭제됐다. 하지만 이미 다른 커뮤니티를 통해 원문이 퍼지며 TV조선의 ‘갤노트7 교환제품도 폭발 주장에 삼성 초긴장’이라는 보도를 통해 전파도 탄다. 특히 삼성전자 측이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TV조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즉각 대책반을 급파해 해당 스마트폰이 신제품인지 확인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제출을 거부해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피해자가 두 시간의 만남 동안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도 보도된다.

하지만 피해자는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피해자는 한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저는 한번도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삼성 쪽에서 돈을 제시했지만 보상 문제는 일반적인 절차대로 진행해도 좋으니 공지를 하라는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뉴스에 고액의 금품요구라는 내용이 나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삼성 쪽 언론플레이 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사실을 빨리 알려야 할 거 같아 추가 자료를 공개한다”며 갤노트7의 폭발 동영상과 함께 해당 제품이 신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박스 하단 사진을 함께 올렸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기사 삭제된 이유는?

갤노트7가 다시 폭발 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삭제됐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TV조선 ‘갤노트7 교환제품도 폭발 주장에 삼성 초긴장’ 기사도 삭제된 상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측의 로비를 의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전면 리콜을 시행해 호의적인 여론을 만드는데 절반을 성공을 거뒀다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다시 폭발했다는 민감한 기사가 올라오자 해당기사 삭제를 조건으로 일종의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를 내리라는 직접적인 요구가 없더라도 광고주의 항의 자체만으로도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삼성전자 측은 기사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은 했으나 삭제를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사의 출처인 원 글이 삭제된 것에 대한 부담과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 이라는 조사 결과를 감안해 언론사 측이 직접 기사를 삭제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금품을 요구 했다고 주장한 보도내용의 진실성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보도 화면은 사람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으며 기자와의 단순한 대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목소리도 변조된 상태라 삼성전자의 직원이라고 확정할 수도 없다”고 발뺌했다.

이어 “배터리 폭발 원인이 ‘외부 충격’이라는 조사 결과와 관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제 3기관에 의뢰해 지난 4일 재조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갤노트7 신제품 폭발 소식을 접한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설령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이라 할지라도 폭발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추락 중이다. 또한 “피해자가 거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이 논란이 되자 자사 직원의 주장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삼성전자의 발뺌식 대처에도 비난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승계한 가운데 ‘선택과 집중’이라는 실용주의 경영 방식이 삼성전자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더불어 발 빠른 대응으로 발 벗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면 리콜 결정도 이재용 부회장의 이제껏 보여준 ‘발 빠른 대응’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갤노트7 환불 규정 국내·외 사용자 차별 논란’에 이어 신제품 폭발 사건까지 발생하며 잇단 잡음을 양성하고 있다. 이번 파문으로 인한 후폭풍을 빠른 시간 내에 매듭짓기엔 턱없이 부족한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이 지속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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