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국내 제분업계 2위 대한제분이 오너 개인회사인 ‘디앤비컴퍼니’에 수백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주며 오너일가의 부(富)를 축적시켜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디앤비컴퍼니는 창업주인 이종각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대한제분 주식을 현물출자 받으며 지배구조의 최상위로 올라선 회사로, 이 회장의 자녀와 특수관계인들이 96.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한제분, 디앤비컴퍼니에 8년간 수백억 매출 올려줘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앤비컴퍼니는 파스타와 와인냉장고를 수입 판매하고 밀가루 조제품 수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매출의 60~90% 가량을 대한제분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채워왔다. 디앤비컴퍼니가 수입해온 파스타를 대한제분이 구매해 매출을 올려주고, 이를 대한제분이 판매하는 형태다.
디앤비컴퍼니가 대한제분에 파스타를 팔아 창출한 매출은 ▲2008년 41억원(64%) ▲2009년 42억원(60%) ▲2010년 44억원(63%) ▲2011년 36억원(48%) ▲2012년 40억원(54%) ▲2013년 21억원(34%) ▲2014년 34억원(49%) ▲2015년 22억원(40%) 등 8년간 281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4년 말까지의 디앤비컴퍼니 자산규모와 맞먹는 규모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오너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상장사는 30%)의 내부거래 금액이 12% 이상인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를 받는다. 대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규제를 받아야 하지만 대한제분 등 중견기업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오너회사 디앤비컴퍼니 통한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
디앤비컴퍼니는 지난해 5월18일 이종각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한제분 주식 32만721주 전량을 현물출자 받았다. 그 대가로 자사의 보통주 332만391주를 신주 발행했다. 디앤비컴퍼니는 이로써 기존 지분 8.73%에 더해 27.71%의 대한제분 지분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2014년 말 자산규모 290억원 규모였던 디앤비컴퍼니는 연결기준 자산 8797억원 상당인 대한제분의 최대주주(지분 27.71%)가 돼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상에 오르게 됐다. 2015년 말 디앤비컴퍼니의 자산은 2278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대한제분 지분가치가 자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한제분과 계열사들은 ‘오너일가→디앤비컴퍼니→대한제분→대한사료·대한싸이로·DH바이탈피드·DHF홀딩스·보나비→비티스·글로벌심층수’ 등으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완성했다. 대한제분 측은 현물출자 당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한 디앤비컴퍼니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대한제분 지분을 직접 2세에게 물려주지 않고 2세가 지분을 가진 디앤비컴퍼니에 넘긴 것을 놓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한 ‘우회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지분을 직접 2세에게 물려줄 경우 증여세(최고 50%)를 내야 하지만 법인에 주식을 줄 경우 법인세(최고 22%)만 부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상장사 주식은 미래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상장주식에 비해 세금을 적게 물 수 있다.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는 디앤비컴퍼니(오너일가가 지분 96.3% 보유)이며, 이종각 회장은 현재 아무런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부인 김영자 여사(0.10%), 장남 이건영 부회장(6.01%), 차남 이재영 부사장(1.46%), 장녀 이혜영씨(0.99%), 차녀 이소영씨(0.88%) 등 특수관계인들이 41%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042억원으로, 주주일가의 지분가치는 1247억원에 달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한제분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며 2세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안다”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지분을 직접 증여하지 않고, 디앤비컴퍼니를 통해 우회승계를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소액주주 권리 침해 가능성↑
특히 대한대분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유명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19일 한국지배구조원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지난해 지배구조 평가결과 ‘C’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원은 매년 기업들을 7단계(S·A+·A·B+·B·C·D)로 평가하고 있으며, C는 하위권에 속한다.
대한제분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오너2세 이건영 대표이사 부회장과 박현용 대표이사 전무, 이종민 사장대우 등이 사내이사로, 지창환 회계사가 사외이사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숫자가 현저하게 부족해 사실상 오너와 사내이사를 견제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지창환 사외이사는 올들어 열린 9차례의 이사회에 모두 참석해 이사보수 결정, 대표이사 호선 등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감사위원회는 구성돼있지 않으며 계열사 대한사료 감사를 지낸 김성욱 감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제분 측은 지난 8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감사가 경영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지만 감사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경영정보는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열사의 전직임원이 감사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감독 역시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는 상반기 말(6월30일) 기준 디앤비컴퍼니(오너일가가 지분 96.3% 보유)이며, 창업주 이종각 회장의 부인 김영자 여사(0.10%), 장남 이건영 부회장(6.01%), 차남 이재영 부사장(1.46%), 장녀 이혜영씨(0.99%), 차녀 이소영씨(0.88%) 등 특수관계인들이 41%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1.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영자산운용이 6.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비율은 43.44%다.
우리사주조합이 1.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영자산운용이 6.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비율은 43.4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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