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한국표범' 게놈 지도 완성... 복원도 가능할까

노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16-11-01 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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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국립생물자원관과 공동 연구 결과
▲ 아무르 표범(AmurLeopard.TaraHarris). (사진 = UNIST 제공)

[일요주간=노현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남한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표범의 게놈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

이번 연구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인 한국표범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근원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공동연구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여 만에 게놈 해독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표범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던 고양이과의 맹수다.

일제 강점기 당시 사냥정책 때문에 그 수가 크게 줄었고 1962년 경남 합천 오도산에서 마지막으로 포획됐다.

지금은 북한 접경지역인 러시아의 연해주 남서쪽에 60~70마리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구진은 대전동물원에서 2012년 폐사한 표범 '매화'의 근육을 이용해 게놈지도를 만들었다.

또 러시아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의 혈액을 확보해 추가로 유전체 서열을 해독하고 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표범의 게놈은 25억 7000만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고 1만 9000여 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체 간 또는 동일개체 사이에 유전 다양성이 낮아 멸종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특히 절대적 육식만 하는 고양이과의 식성에 주목하고, 이를 잡식성·초식성 포유동물의 게놈과 비교하여 다르게 진화한 유전자를 확인했다.

그 결과 고양이과는 육식성이 발달하면서 아밀라아제와 같은 탄수화물 소화 관련 유전자와 식물 독소의 해독에 관련된 유전자가 퇴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백질 소화, 근육 및 운동 신경 발달 등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특이하게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뇨와 관련된 혈당조절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기능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식성을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것으로 이는 세계 최초로 시행된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근력, 시력 등 인체의 능력과 육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인간의 질병을 유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세계 최초로 한국표범의 전체 게놈 해석을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의 보전을 위한 근원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표범의 게놈 해독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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