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네트워크 구축…탁월한 경제력 구축

소정현 / 기사승인 : 2016-12-27 1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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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소정현 기자] 본보는 특별기획 일환으로 차이나 벨트코너를 신설하여 중화권 전반의 모든 것을 심층 조망한다. 한중 관계 경제교류는 한층 위력을 발하고 있다. 양국간 교역은 상호 최상위권에 있으며,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을 통해 글로벌 경제 주축의 핵심 역할론 연착륙에 자신감을 고양시키고 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세계 주요통화로서 위상을 확장 심화시킬 것이다. 이에 본보가 홍콩에서 중화권 무역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Kstars 그룹 리키장과 함께 중화권 경제·금융·무역흐름을 심층 리뷰하며 전망 예시하는 기획 스페셜에 독자 제현의 호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편집자주)
▲ 오늘날 중국 대륙을 제외한 대만·홍콩·마카오의 중국인을 합하면 중국 본토 밖에 사는 중국인은 6000만명이 넘는다.

대중화경제권은 1980년 홍콩 학자 황권연의 미래학 저서에서 언급되었는데, 중국을 주축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의 중국경제권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분포된 혈연과 문화, 언어 등으로 연결된 화교네트워크 근간의 경제적 통합 개념을 일컫는다.
전 세계 160여 개국에 분포되어 살고 있는 화교(華僑, 후아 치아오)는 해외에 정착한 중국인 또는 그 자손들로 화상(華商), 화인(華人)들로 통칭된다. 오늘날 중국 대륙을 제외한 대만·홍콩·마카오의 중국인을 합하면 중국 본토 밖에 사는 중국인은 6000만명이 넘는다. 족히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도 충분한 거대한 인구이다.
화교(華僑)라는 한자는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화인(華人)이라고 지칭하는 것에서 따 온 것이며, 는 가주거(假住居)로 타향 혹은 타국에서 임시로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화교와 화인을 구분하여 보면 대략 이렇다. 화교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칭하며, 중국에 거주하지 않고 국적도 중국이 아닌 중화민족을 화인이라 한다.
우리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 또 저 멀리 아프리카까지 화교들을 만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 제일 많이 분포하고, 다음으로 미주, 유럽, 호주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아프리카의 순이다.
이렇듯 화교는 차이나타운(唐人街)을 중심으로 화교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국경 밖에 있는 또 하나의 중국을 이룬다. ‘바닷물 닿는 곳엔 화교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다. 160여 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화교들은 끈끈한 네트워크를 밑받침 삼아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자, 세계 시장의 큰 손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화인경제연감’(2000-2001)에 따르면 전 세계 화교(화인)의 인구는 1999년 기준으로 160여 국가(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3372만명이다. 인구증가율 1.47%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는 4000만명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동남아 화교의 80% 이상은 중국의 동남 연안 지역인 광둥(廣東)성과 차오저우(潮州), 푸젠(福建)성과 커지아(客家)에서 건너온 후예들이다.
광둥 출신 화교는 약 2000만 명으로 전체 화교의 절반을 차지하고, 푸젠 출신 화교는 약 1000만 명으로 전체 화교의 35% 정도를 차지한다. 이렇게 보면 광둥과 푸젠 출신 화교가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셈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화교를 많이 배출한 지역은 동남부 연안인 광시(廣西), 하이난(海南)도 중점 거론된다.
현재 화교 사업가의 주 거주 지역은 인구 규모로 보나 자본력으로 보나 동남아와 홍콩, 대만이 으뜸이다.
국경 없는 세계 3위의 경제세력
화교 상권을 국제금융권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세력으로 평가한다. 화상들의 자본은 국경 없는 세계 3위의 경제세력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했고, 중국은 국경 내의 경제권 이외에 별도의 국외 경제권을 가진 그야말로 세계 최강 경제국으로 우뚝 섰다.
대만의 화인경제실력 현상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보면, 2000년 해외 화인의 경제력은 대만 전체의 경제 규모와 비슷하다. 화교의 총자산은 11588억달러, 화교 기업의 전체 시장가격은 6750억달러, 화교의 연간 총소득은 2700~3170억달러다.
화교대상 통신사인 중국 국영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2008117일 발표한 ‘2007년 세계화상 발전보고에 따르면, 화교 자산은 엄청 늘었다. 해외의 화상(華商)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총액은 37천억달러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32천억달러가 아시아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부호 1,000명 가운데, 중국 화상은 110명 수준으로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수치는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다. 또한 아시아 10대 증권 시장에 상장 된 1,000대 기업 중 517개가 이들 화교의 소유이다. 이들 기업의 총자산 5500억달러는 중국대륙의 국내총생산(GDP)과 필적하는 천문학적 규모이다.
동남아시아 경제, 화상들이 장악
동남아시아 경제는 화상들이 좌지우지할 정도로 이곳에서 화교들의 입지는 막강하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화상의 경제 파워는 가히 독보적이다. 화교는 동남아 인구의 10%에도 못 미치지만 화상의 경제력은 소속 국가에 따라 50~90%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외무역의 40% 정도를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다.
일본 후지쓰연구소가 동남아 5개국의 상장주식 중 화교가 보유하는 주식의 점유 비율을 조사한 결과, 태국은 81%, 싱가포르 81%, 인도네시아 73%, 말레이시아 61%, 필리핀은 50%로 나타난다.
싱가포르 경우는 한 국가의 80%에 해당하는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는 10대 부자에 화상이 무려 8명이나 자리 잡고 있다. 태국에서는 상위 25대 재벌 중 23개를, 인도네시아의 경우 상위 10대 재벌 모두가 화교계 소유다. () 화교 정서가 강한 말레이시아에서도 최대 재벌인 케리그룹(Kerry Group)을 포함하여 다수의 유력 기업이 화교 자본 차지다.
화교들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지에서 각 나라의 경제를 석권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 기반은 전폭적 과감한 투자였다. 화교들은 경제적 도약기의 이들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주도함으로써 현지의 경제를 장악했다. 특히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의 부동산과 인건비가 저렴했기에 화교들의 투자가 용이했던 것이다.
아시아 최대의 부호는 화교 출신 홍콩 재벌 리카싱(李嘉誠)이다. 20151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리카싱 회장의 자산은 총 335억달러(367000억원)로 지난 1999년 이후 17년 연속 홍콩 최고 부자에 올랐다. 리카싱이 이끄는 청쿵그룹은 세계 52개 국가에 분포해 있고 부동산, 생명공학, 항만, 유통, 방송 통신 등에 걸쳐 있다.
리카싱 회장의 뒤를 이어 홍콩 내 2대 부호로 등극한 이는 역시 화교 출신 부동산 재벌 헨더슨랜드(Handerson Land)의 리샤우키(李兆基) 회장이다. 그의 자산은 250억달러로 한 해 50억달러(25%) 증가해 자산 증가액으로는 최고였다.
아시아 3대 카지노 업체 중 하나인 마카오의 카지노 왕() 갤럭시엔터테인먼트 회장인 루이지워(呂志和), 아시아에서 최고급 호텔체인을 뽐내는 샹그릴라(Shangri-La) 호텔은 말레이시아 최대부호이자 전 세계 화교권 부호 8위에 올라 있는 궈허녠(郭鶴年)의 소유다. 이들 모두 화교 출신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살림(Salim) 그룹, 싱가포르의 윌마르(Wilmar)그룹, 말레이시아의 곽 브라더스(Kuok Brother) 그룹, 태국의 레인우드(Reignwood) 그룹 등도 쟁쟁한 화상들이다.
특히 화교들 90% 이상이 거주하는 동남아 지역에서 이들은 강력한 경제력과 함께 굵직한 정치인도 적지 않게 배출해냈다. 베트남의 호치민(胡志明), 리콴유(李光耀고촉통(吳作棟) 전 싱가포르 총리, 필리핀 건국의 아버지 호세 리잘(Jose Rizal), 코라손 아키노(Corazon Aquino) 필리핀 대통령, 미얀마의 네윈(Ne Win) 대통령 등이 대표적 화교 정치인들이다.
화교들 부와 명예 모두 쟁취
세계 각지로 진출한 화교들이 현지 사업계를 주름잡으며 부와 명예를 일군 원동력과 추진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매우 궁금한 대목이다.
전 세계에 뿌리 내린 화교들의 비즈니스의 철칙은 철두철미 가족경영이다. 이는 화상들이 만리타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본능이었다. 오랜 이민 역사를 통해 현지 적응에 성공한 화교들은 가족주의 문화와 지역·연고에 따른 결속력으로 끈끈한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
특히 친족이라는 실체는 화교사회에서 훨씬 더 중요하다. 화교들은 그들끼리 혼인을 하여 친족의 범위를 넓혀 나갔고 규모와는 상관없이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화교들은 동일 문자, 동일 언어로 소통한다는 사실은 정체성을 매개로 사업의 폭을 넓히는데 매우 중요하고 유리하였다. 화상의 네트워크의 연계는 동향(地緣), 동업(業緣)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화상네트워크는 동향을 중심으로 동업으로 발전하여 동일지역에 형성되었다.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며 보면, 화교 연구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화상들은 다음의 5가지의 중요한 연분에 기초해 꽌시 비즈니스를 풀어낸다 설명한다. 혈연, 지연, 업연(동일 업종), 신연(같은 종교), 물연(동일상품 취급) 등이다. 이들은 이 5가지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렇듯, 같은 업종의 종사자들이 모여 한 소리를 내는 것은 서로 입장이 다른 각 기업 간의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정부 또는 다른 기업이나 업종과의 교류와 접촉을 통해 각종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화교기업인들은 같은 사업을 하는 동료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가족만큼 소중한 협력자인 셈이다.
화상들의 성공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계와 인연을 중시하는 꽌시 비즈니스로서 철저한 현지화만만디라 일컬어지는 느긋한 협상술이다.
화교들이 협상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것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몇 대에 걸쳐 한 곳에 살기 때문에 지역 제반 사정에 정통하고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사회·경제 제도상의 제약과 법규상의 미비점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잘 안다. 근면함과 검소함, 뛰어난 상술과 함께 신용을 중시하고 현지 문화에 잘 적응하려는 장점마저 더해져 협상에서 항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주도한다.
세계 화상대회 야심만만 네트워크
1960년대까지만 해도 화상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동남아 국가의 동향 조직에 의존하는 데 머물렀다. 그러다 1970년대 동남아의 화상 네트워크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 연대가 형성됐고 1980년대부터 홍콩과 대만, 동남아에 거주하던 화교가 북미와 유럽으로 이민 길에 나선다. 그 결과 화교 네트워크가 북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급성장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수출 주도형 경제로 변화했던 것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전 세계 오지까지 퍼져있는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991년 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耀) 전총리의 제안으로 태동된 세계화상대회(世界華商大會) 발족은 국경을 넘나들며 사업하는 화상들이 국제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절호의 기회이다.
세계화상대회(World Chinese Entrepreneurs Convention)는 화교기업인들의 경영능력을 과시하고, 상호협력분야를 발굴할 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와 협력분야를 찾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초기에는 화교 간 친교를 위주로 한 네트워크 강화가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각국 나라들이 자국의 투자환경을 홍보하고 화교 자본을 유치하는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1차 대회가 1991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후 2년마다 한 차례씩 세계 각지를 돌면서 각국의 중화총상회(中華總商會) 주최로 개최되고 있다.
1993년 홍콩대회에서는 수용(Acceptance), 소속감(Belonging), 기여(Commitment))"라는 ABC원칙을 채택하여 화교상권의 내부 결속 강화를 도모하였다. 이후 방콕(태국), 밴쿠버(캐나다), 멜버른(호주), 난징(중국) 등에서 개최되었다. 2005년 제8차 대회는 서울, 일본 고베, 마카오 등이 경합을 벌여 서울이 최종 선정됐고, 109일부터 12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지연 또는 혈연에 기반을 둔 화인들의 각종 세계대회는 규모와 영향력이 큰 것만 해도 17개에 달한다. 2005년 창설된 세계걸출화상협회(世界杰出???)는 중국 4대 화상협회 중 가장 권위 있는 70,0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최대 협회이다. 조직 구성은 억만장자 중화 기업인들이 주체가 된다. 중화 기업 경제인 외에도 각국 전 대통령, 유엔관련 인사들의 참여와 호응도 역시 무척 높다.
세계걸출화상협회는 세계 유력한 화상들과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우의, 친선교류 도모의 장으로서 미국, 프랑스, 스웨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태리, 인도, 태국 등 20여국가로 확대되었고, 2015년에는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다음으로 일 년에 1회씩 성대하게 열리는 세계 화교상인포럼2006년에 시작됐으며 중국의 베이징과 홍콩, 말레이시아, 프랑스, 한국, 태국, 미국, 러시아 등 나라와 지역에서 8회 개최됐다. 9회 세계 화교상인 포럼은 2015718일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 캄피오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세계 화교 기업가협회와 이탈리아 화교기업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다국가 전자상거래의 기회, 전통산업의 변혁과 금융자본의 융합 등을 의제삼아 새로운 정세에서 기업의 발전방식 전환과 증진을 논의하였다.
이탈리아 화교기업협회 모애빈(毛愛彬)회장은 개막식에서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공동구축에 힘입어 선진적 유럽경제권과 번영한 동북아지역을 연결하는 일대일로전략으로 창조된 역사적 기회를 이용해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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