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에 몰아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홍성완 / 기사승인 : 2017-01-23 1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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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본격 논의

▲ 클라우드 슈밥(사진) 다보스포럼 회장은 지난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며, 그것이 모든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주간=홍성완 기자] 올해 경제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은 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제시된 의제로,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세계경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앞다퉈 관련 기술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산업계 전 부문에서 ‘4차 산업혁명’ 중요성 강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으로 민생안정 및 구조개혁, 저출산‧고령화 등과 함께 미래대비를 위한 4차 산업혁명을 꼽았다.

주영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보다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언급했다.

주 장관은 기계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이 빠른 속도로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어 산업의 기본 플랫폼인 기계산업의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우리 기계산업이 어려운 대내여건을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주도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계산업 스마트화를 위해 자율주행 농기계, 스마트 컨스트럭션 등 3개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202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202억원을 투자하고, 기계가공, 소재 등 제조공정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3차원 프린팅 산업 육성방안’을 올해 상반기까지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장관은 또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도 “철강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차가지로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파괴적 혁신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철강 생산공정에 이들을 적용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제철소를 구축해야한다는 것을 주 장관은 강조했다.

아울러 주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초경량 철강재, 이종 결합 소재, 3D프린팅 메탈 소재 등의 기능성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 작년 1월 ‘다보스 포럼’, 4차 산업혁명 주요 의제로 다뤄

4차 산업혁명은 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4차 기술혁명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며 의제로 제시돼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바이오 영역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을 통한 ‘사이버‧물리시스템’ 등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산업장비, 가전 등 현실 속 사물을 뜻하는 물리적 세계와 인터넷상의 사이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집적된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 및 사물 자동제어가 가능해지는 시스템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은 IoT, 로봇공학,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5대 기술이며, 이는 공통적으로 주로 ICT(정보통신기술)관련 기술이나 물리학, 생물학과 융합돼 스마트공장, 무인자율주행자동차 등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창출하며, IoT 등 주요 기술의 발전과 기술간의 융합이 4차 산업혁명을 유발한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현실 속 각종 사물들이 IoT로 연결돼 제품의 생산과 서비스가 자동화‧지능화되고, 이를 통해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이전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세계경제는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다보스 포럼이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 계기가 됐으나, 독일 등에서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을 도입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고,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 간 바둑대국 등을 계기로 인공지능 및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다.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용환 NH농협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 4대 시중은행장도 ‘4차 산업혁명’ 강조

이런 관심은 금융계 쪽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4대 시중은행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공통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에 따른 혁신과 변화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K뱅크 등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영업에 들어가고, ICT 기술과의 접목 등에 따른 금융권과 금융소비패턴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변화 속에서 신한의 성공을 이끌어 온 많은 것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의 뿌리인 ‘신한정신’ 이외에 모든 것을 바꿔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마켓리더십 확보, 자원배분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커뮤니티 협업체계, 업무 효율성 제고 등을 강조했다.

KB금융그룹의 윤종규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저성장 국면이 여전히 지속되는 반면, 금융의 디지털화로 금융거래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현 금융환경에 대해 “경쟁심화와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회장은 또 “디지털 금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비대면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채널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의 결과에 따라 전 세계 산업지도는 통째로 바뀔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KB를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본격화, 디지털금융 확산 등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우리를 둘러싼 금융산업 패러다임도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면서 “내실경영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제고, 리스크 관리역량 강화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롭게 신설된 디지털금융단과 디지털뱅킹 본부를 중심으로 올원뱅크 고도화, 빅데이터 활성화 등을 통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국가간 포퓰리즘과 신보호무역주의 부상하면서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생각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전략과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작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언한 후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에 물리학과 생물학 기술이 융·복합돼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경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빌 게이츠가 선언한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이란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금융기관끼리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 타 업종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생활 속에 녹아드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세계 최대 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올해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이번 CES에서는 급성장하는 ICT가 접목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 등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는 지능정보사회를 이끌 차세대 기술은 AI, IoT, 증강현실 등을 포함하는 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이라는 것의 방증이다.

이들 기술들은 가전제품‧자동차‧의료‧로봇 등 다른 산업과 융합돼 또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탄생돼 업종간 경계가 무의미해졌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마트 공장에 대한 중소제조업 의견조사’에서 중소제조업체 10곳 중 7곳(67.4%)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화 추진이 가장 시급한 분야는 ‘생산(공정) 및 품질검사(73.8%)’로 나타났고, 스마트공장 도입의 기대효과로는 ‘생산성 증가(71.9%)’, ‘품질개선(64.6%)’, ‘비용절감(64.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일자리의 감소다. 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기존의 일자리는 710만개가 소멸하고, 새로 200만개가 창출돼 약 5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대응책을 고심하고, 교육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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