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노조, 노사 '설 상여금' 갈등 격화.. 조원태, 취임 첫 행보 '무색'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7-02-01 18:08:33
  • -
  • +
  • 인쇄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뉴시스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임금협상이 2년째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올해 설 상여 지급 방침을 놓고 또 한 번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취임 첫 행보로 노조를 방문해 협상의지를 밝힌 만큼 2월 안으로 노사간 갈등이 봉합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정기상여는 근무 일수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명절 상여는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 한해 지급한다'는 사내 상여 지급 규정의 해석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발단은 대한항공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설 상여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말 파업에 참여한 조종사들의 상여를 일부 삭감한 데서 비롯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년도 임금협상 문제로 사측과 대립하면서 지난해 12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부분 파업을 벌였는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일수에 따라 최대 20만원 정도 상여액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노조는 "명절 상여의 임의적 삭감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 검토에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명절 상여 손실분은 우선 노조비로 보전하고 있고 파업참여 조합원에 대해 회사가 임의로 삭감한 임금 각 항목에 대해 현재 법리검토 및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상여금을 일부 삭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직원들에게 상여가 지급된 것"이라며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은 2015년도 임금협상 문제로 여태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9%, 노조는 29% 인상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노조는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쟁의 행위에 들어가는 등 강경 모드를 취하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달 초 집중교섭을 벌이기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도 당분간은 파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1211일 사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한진가() 3오너 경영인으로 전면에 나섰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첫 행보로 조종사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발전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서로 노력해 나가자"며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갈등은 그의 취임 초기 선결 과제 중 하나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간 대립이 다소 해소되는 양상을 보이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설 상여금문제까지 추가되면서 양측의 관계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