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 보호무역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홍성완 / 기사승인 : 2017-02-08 15: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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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여건 낙관할 수 없는 상황"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
[일요주간=홍성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여건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8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새해 들어 불과 한 달여 사이에 기존 세계 무역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돼 이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가고 있다”며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사항들이 실제로 정책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했으며, 실행된다 해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0% 대를 차지해 비교적 매우 높은 편”이라며 “요즘과 같은 심리 위축으로 민간 소비 등의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부진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이 총재는 정부가 민간 시장과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정부도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동안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및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 부문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수출 동향이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긍정적이었던 점을 들며 “이와 같은 수출 실적 개선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수출 개선이 지속될 경우 설비투자 등 내수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구미·유라시아본부장,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영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장동향분석실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의 통상환경 변화 및 이에 대한 대응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TPP 탈퇴, NAFTA 재협상 추진 등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 세부적인 조치들과 관련해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업종별, 산업별 등의 개별적인 접근도 필요하겠으나 보다 큰 그림 하에서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세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대중 수출의 경우 중국 경제구조의 글로벌화 등으로 통관 및 비관세 장벽의 국제기준 엄격준수 등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이 같은 무역·통상장벽 강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정부와 민간부문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지금부터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해 통상로드맵 작성, 통상정보 수집 및 분석 등 세부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미국, 중국 싱크탱크와의 세미나 개최 등으로 학계, 정책당국 등과의 스킨십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한 우리 수출도 미국, 중국 등 기존 주요국에서 벗어나 유라시아, 중동 등 제3지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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