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회사 신보사 넘긴 연체채권 3년간 5000억원

홍성완 / 기사승인 : 2017-02-17 10: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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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소멸시효 지난 채권 1622억원"

[일요주간=홍성완 기자] 렌탈회사(정수기, 가전 등)가 신용정보사에 넘긴 연체채권이 3년간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금융단기채권의 소멸시효인 3년이 지난 채권은 1622억원으로 약 3분의 1이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이었다.


이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이 금지되는 ‘공정한 채권 추심에 관한 법률’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17일 각 신용정보사로부터에서 제출받은 ‘신용정보사별 렌탈채권 추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6년말 기준 최근 3년간 신용정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렌탈잔액은 총 4994억이었고, 3년간 회수를 완료한 금액은 1조 1823억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 의원에 따르면 신용정보사가 보유한 렌탈채권 잔액 중 연체된 지 3년이 지난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1622억원으로, 잔액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소멸시효가 완성돼 상환의무가 없는 채권이었다. 연체건수는 3년간 총 3000만건이 넘었다.

렌탈채권은 주로 정수기, 전자기기, 자동차, 중장비 등 월 정액을 내고 기기를 렌탈해주는 회사가 고객이 연체한 금액을 신용정보사에 추심 위탁을 맡기면서 발생한다.


현재 렌탈채권을 취급하고 있는 신용정보사는 총 8곳이다.


제 의원은 “렌탈채권은 금융사가 금전을 대여해주는 금융채권이 아닌 일반상사채권으로, 소멸시효가 3년”이라며 “즉, 3년이 지나면 상환의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신용정보사들은 채권자가 위탁한 채권의 연체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추심을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연체기간이 길수록 높은 수수료를 받도록 돼 있어, 장기채권에 더 가혹한 추심을 할 유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사가 취급하고 있는 채권 중에 소멸시효 완성채권이 상당수 포함 돼 있다는 분석이며, 3년간 잔액기준으로 신용정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렌탈채권 4994억원 중 3분의 1가량이 3년이 지난 소멸시효 완성채권이다.


3년간 신용정보사가 연체자로부터 회수한 1조1823억원 중 3년이 지난 채권은 2371억원으로 20%가량인데, 연체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수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 의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정수기 렌탈회사 1,2위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다.


제윤경 의원실 분석결과, 2016년 말 기준 코웨이가 보유한 연체채권 규모는 3506억원, 이 중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411억이다. 청호나이스의 경우에는 연체채권이 총 946억인데, 이중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758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이었다.

제 의원은 “신용정보사는 렌탈회사를 대신해 추심을 하고 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데, 3년간 렌탈 채권회수로 받은 수수료는 총 369억”이라며 “회사마다 회수액의 2~3%, 많게는 15%까지 수수료로 받는데, 장기연체된 채권을 회수할수록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 신용정보사가 3년이 지난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가리지 않고 추심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렌탈채권의 경우 악의적인 납부거부라기 보다는 생활고로 인해 여러 가지 고지세가 한꺼번에 미납된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렌탈을 한 소비자 뿐만 아니라 렌탈회사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코디들도 고객들의 연체채권으로 인해 추심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추심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한 채권추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된다면 이런 생계형 미납으로 인해 오랜기간 추심을 당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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