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길거리점포 사업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장혜원 / 기사승인 : 2017-02-17 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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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큐브인사이트 대표, 사업 연장 위해 금융위 고위직에 '차기 기업은행장' 인사 청탁..만남 후 김도진 행장 취임"
▲ 기업은행 길거리 점포 /사진=이학영 의원실

[일요주간=장혜원 기자] IBK
기업은행이 수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며 추진한 길거리(공중전화 결합부스)점포 사업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경기군포 을)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011년 부족한 점포수를 대체하기 위해 전국 노후화된 공중전화 부스에 2000대의 ATM을 설치하는 길거리점포 사업을 운영했다. 당시 은행들이 수익을 고려해 ATM을 줄여나간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해당 사업에는 2012~2016년까지 최근 5년간 총 1684억원이 투입됐으나 여기서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고작 22억원에 불과해 1662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졸속으로 추진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113월 기업은행 임부장급 회의에서 조준희 전 행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며, 회의 직후 당시 미래전략실 김성태 실장(현 부행장)의 직접 지시로 추진됐다.
임부장급 회의에서 직접 지시가 떨어진지 단 3개월만인 116, 기업은행은 KT 자회사인 KT링커스와 시범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6개월 뒤인 20121, 10년 기간의 2000억원대 사업 계약이 이뤄졌다.
이 의원은 “2000억원대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된 것도 문제지만 사업 계약 내용 중 기업은행이 KT 링커스의 공중전화 부스 제작원가를 전액 지불하기로 한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길거리점포용 공중전화 부스는 KT의 로고와 공중전화가 들어가는 KT 링커스의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행은 계약 당시 부스 제작료 전액을 5년에 걸쳐 용역료에 포함시켜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심지어는 부스 운영을 5년 이내에 중단할 경우, 부스제작원가의 잔존가격을 기업은행이 전액 지불해야 사업을 철회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원은 특히 길거리 점포 사업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누군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으로 보인다며 기업은행의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혹과 관련된 당사자는 큐브인사이트라는 업체다, 이 회사는 해당 사업이 추진된 20116월 설립됐으며 기업은행 길거리점포의 부스 제작 및 설치 업체로 참여했다. 최근애는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인연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현 전 수석은 이곳에서 지난 2013년부터 1년 여간 자문위원을 맡았다.
이 의원은 기업은행이 큐브인사이트와 직접적으로 길거리점포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계약 과정에서 KT링커스, 큐브인사이트와 함께 계약 내용을 조율했다현재까지 KT 링커스에 지급된 용역료 945억원의 약 60%600억원 정도가 큐브인사이트에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대표는 김도진 신임 은행장의 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거론된 인물들 중 하나다.
이 의원은 기업은행 노조 측의 주장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당시 부행장이던 김도진 행장은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위 부위원장, 이득준 대표와 회동을 가졌고 이후 12월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다고 언급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득준 대표가 길거리 점포 사업을 연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함께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김도진 부행장의) 기업은행장 자리를 인사 청탁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현기환 전 수석은 이득준 대표에게 한국거래소이사장을 소개하고 정경유착 관계를 만든 핵심 인물"이라며 "이미 2013년 행장 후보 추천과정에도 권선주 행장이 아닌 하마평에 올랐던 다른 내부 인사를 행장 후보로 내세우며 영향력을 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었고, 현기환 전 수석의 스폰 의혹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은 사측의 큐브인사이트 밀어주기 의혹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도진 신임 은행장의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노조가 제기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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