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하나투어, ′성과급 상납′ 이상한 관행...사측 ＂불순한 의도 없어＂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에서 성과급 지급 후 며칠 뒤 최대 10%를 다시 빼앗아가는 비상식적인 일이 발생했다. 하나투어는 관행의 명목으로 이 같은 일을 수년간 저질렀으나 직원들은 불이익을 두려워해 이를 묵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직원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 ‘성과급 십일조 법적으로 문제 없나요’ 제하의 글을 통해 이 같은 성과급 상납 관행을 폭로했다.

지난 3일 A씨는 블라인드에 성과급을 받고 다쓰고 돈이 없는데 3~4일 뒤 성과급의 10%를 개인통장으로 입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어디 쓰이는건지 아무도 모르는데 회사 차원에서 이를 걷는게 정당한 것이냐는 질문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달린 댓글에는 ‘옛날 버릇 아직도’, ‘때마다 10%씩 강제적으로 토해내라면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무엇때문에 내야하는지 전혀 모르겠음’, ‘내기만하고 정작 어디에 얼마가 쓰였는지 쪽지 한번 받아본적 없음’, ‘전 직원이 똑같이 그런줄 알았음..사실 강제성이 짙어서 회사정책인가 했음’ 등 여러 직원들도 동일한 불만을 토하고 있었다.

하나투어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성과급 상납 관행은 사내에서 실제로 행해지고 있다. 하나투어 직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십일조’로 불리는 이 성과급 상납금액은 최소 1만원이라 가정해도 하나투어 직원 규모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으로 추정된다.

이날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사 차원에서 모든 부서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부서에서 성과급의 5~10%를 각출해서 부서운영비로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각출된 비용은 팀 내 생일자, 회식, 체육대회 등 부서운영비로 활용됐다”면서 “부서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잘못된 행위기 때문에 이를 계도해 회사차원에서 금지시켰다”고 설명했다.

성과급의 규모는 분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팀원들의 경우 대개적으로 3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비용의 문제를 떠나 성과급에서 각출했던 것 자체가 문제기 때문에 금지시키는 것”이라면서도 “해당 부서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