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체제 출범 明暗...채이배 "후진적 경영승계, 주식 매입 돈 출처 어디인가?"

정현민 / 기사승인 : 2018-07-02 17: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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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국회의원, LG 경영권 승계 ‘후진적’ 행태 비판
재계 안팎, 회장 직책 바로 달기엔 경험 부족 우려
구 회장 경영수업 12년, 구자경·구본무 경영수업 20년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사진=newsis)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사진=newsis)

[일요주간=정현민 기자] 40살의 젊은 나이에 구광모 ㈜LG전자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이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달 29일 LG전자는 임시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었던 주주대표로서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LG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선대 회장 때부터 구축한 지주회사 지배구조를 이어가며 계열회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LG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함에 따라 현재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하현회 부회장과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모범적 지배구조의 LG도 경영권 승계 앞에서는 ‘후진적’이라는 라는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채 의원은 “구 상무가 내부에서조차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사회는 그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이 과연 공정한 대우와 실력을 통한 정당한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LG의 ‘정도경영’ 에 합당한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 상무의 LG 주식 보유과정을 보면 지난 2003년 0.14%에서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2.8%로 증가했고 2006년 그룹에 입사 후 휴직하는 동안 지분율은 2.8%에서 4.58%로 늘었다고 했다. LG전자로 복귀하면서부터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고모부인 깨끗한 나라 최병민 회장의 증여로 6.24%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3대 주주가 되는 발판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또 “구 상무가 주식을 매입한 돈의 출처는 어디인가? 전형적인 회사기회유용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희성전자는 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힘입어 2000년까지만 해도 68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7년 2조 15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구 상무가 보유하던 23%의 희성전자 지분을 2004,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정리해 얻은 막대한 차익으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채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결국 모든 과정들이 구 상무 본인의 능력으로 이뤄낸 것은 전혀 없다. 그야말로 아버지를 잘 만나 아무런 경쟁 없이 12년만에 시가총액 13조 6000억원인 회사의 사내 이사가 되는 것”이라며 “세금만 잘 내면 된다면 경영승계에 문제 없다’는 LG의 안일한 생각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LG는 구씨 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주주의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계 일각에서는 구 상무가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회장 직책을 바로 달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올해 만 40세인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12년이 채 되질 않는다. 입사 후 20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그룹 회장을 맡았던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구 전 LG 회장에 비하면 경영 수업기간이 짧다는 평가다.


구 회장이 그동안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조금씩 외연을 넓혀가고는 있지만 재벌 2세, 3세들처럼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았고 별다른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없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겠다”며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본무 회장 별세로 한 달여 만에 상무에서 지주회사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자산 123조원의 LG를 이끌게 된 만큼 그의 행보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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