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의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승객은 물론 승무원들의 불편과 직무스트레스 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에 나섰다. 하지만 박 회장이 이른바 '기내식 대란'을 막을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만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나는 5일부터 기내식 없이 운항하는 ‘노 밀(no meal)’ 항공편이 없을 것이라 했지만 일부 노선에서는 정상적인 기내식이 아닌 빵 등 간편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승객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아시아나는 아직까지 정상화되지 못한 기내식 공급에 대해 이날부터 일부 단거리 노선에 한해 브리또와 같은 간편식을 제공키로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외적으로 노밀 항공편 없이 정상운항되는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스낵박스와 함께 제공되는 브리또로, 이전에도 기내식 간소화를 하면서 일부 단거리 구간에 대해 제공됐던 품목”이라며 “(꼼수라고 지적하는 것은)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행 초기(1일)에 지연건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기내식 제공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승객분들 입장에서는 정시간에 출발하는게 더 우선시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먼저 보장하고 기내식을 개선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번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가 이달부터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아시아나는 지날달 부로 지난 15년동안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던 LSG아시아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게이트 고메 코리아와 30년 만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게이트 고메 코리아가 이달 1일부터 아시아나의 기내식 공급을 담당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3월 신축 공장 현장에서 급작스런 화재가 발생해 계획이 3개월 미뤄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3개월 간 기내식 공급을 위해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샤프도앤코 또한 외국계항공사에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지만 하루 3000여개 물량을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로 하루 2~3만개에 달하는 아시아나 주문건을 소화하기에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실제로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공급 첫날인 지난 1일 차질이 빚어졌다. 기내식 공급 과정에서 포장과 배송 등의 지연으로 당일 80여편의 항공기 중 51편이 출발지연되고 36편이 노밀상태로 운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아울러 사측이 이 같은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 등을 우려해 승객들에게 1대 1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 외에는 정보 제공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사실이 공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 이번 기내식 공급 차질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 뿐만이 아니었다. 식중독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내에서는 기내식만 먹을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조종사, 객실 승무원 등 운항 승무원들은 끼니를 거르며 장시간 근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운항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렇다 보니 승객들은 기내식 공급 차질에 따른 불편과 함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샤프도앤코는 2~3만식까지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을만큼 생산능력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업무 숙달이 파악했던 것보다 미숙해 포장·운송 등 프로세스상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현재로서는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명 ‘대란’까지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는 사측도 사전에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3, 4일의 경우 노밀편을 사전에 선정해서 승객에게 안내를 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운항 승무원들이 장시간 노밀 상태로 비행한 사례가 1건 있었지만, 이후에는 계속 제공해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더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독 당국인 국토교통부는 5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미탑재 및 운항지연과 관련 “현재 인천공항 및 아시아나항공에 담당 공무원 및 조종·객실·정비 담당 안전감독관(조종 1명, 객실 1명, 정비 2명) 등 총 5명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통제 중으로, 기내식 생산·운반·탑재 전 과정을 점검하고 승무원이 승객 서비스 및 기내 판매행위 시 안전규정을 준수하도록 비행 전 사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운항지연에 따른 소비자 배상과 관련해서는 사태 안정화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승객 배상계획을 조사해 부적절한 경우 사업개선명령 등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의 안전·정비·서비스 전 분야를 점검해 안전소홀이나 승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아시아나 승무원으로 최근 휴직을 하고 6.13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소속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로 당선된 권수정 시의원은 지난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박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이런 사태 속에서 1일부터 3일까지 자리를 비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내식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건 어떻게 보면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 그리고 재벌가들의 운영 방식의 문제가 이 사태를 키웠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호 같은 경우는 2008년, 2010년 이 과정을 거치면서 대한통운, 대우건설을 사는 과정에서 기업 위기 경영을 맞이했다. 그것이 다시 박삼구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오는 과정에서 수많은 빚을 지고 지금 경영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기업 재건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아시아나를 옥죄는 방식으로 지금 풀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의원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게 지금 기내식 문제로 발발했지만 정비, 안전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이것이 빚을 갚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것이 해결되기까지는 정말로 긴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 문제 때문에 인력을 뽑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너무나 힘든 근무조건 속에서 일해 왔다“고 토로하고 “이런 문제가 손님의 안전, 우리 국민의 안전으로 결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심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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