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총수일가 4%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전체 지배 고착화...계열사 출자 등 동원

[일요주간=정현민 기자] 총수가 있는 52개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이 58%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4%(총수 2%)대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지정된 60개 공시집단(2083개)의 이 같은 주식소유현황을 분석?공개했다.

내부지분율이란 계열회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 중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친족, 임원,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등)가 보유한 주식가액(자기주식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60개)의 내부지분율은 58.8%로, 전년 57개 집단(58.9%) 보다 0.1%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52개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9%로 전년 49개 집단(58.0%) 보다 0.1%p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4%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나 계열회사 지분율은 2014년 48.3%에서 2018년 50.9%로 상승했다.

이는 총수의 지분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계열회사의 지분율이 큰 폭으로 늘어 전체 내부지분율이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2개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크게 총수일가와 계열회사의 출자지분을 양대 축으로 한다.

총수일가는 총수(2%), 2세(0.8%), 기타친족(1.2%) 등 4%에 불과했고, 총수일가 외는 계열회사(50.9%), 비영리법인(0.2%), 임원(0.4%), 자사주(2.4%) 등 57.9%로 집계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중흥건설(46.7%), 한국타이어(39.4%), KCC(34.9%), DB(30.1%), 부영(25.0%) 순이었고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SK(0.5%), 금호아시아나·현대중공업(0.6%), 넥슨·하림(0.9%) 순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는 중흥건설(24개), KCC(8개), 효성?SM(6개), 카카오(5개) 등 28개 집단 소속 93개사(4.8%)였다.

총수는 52개 집단 소속 233개 계열사(12.1%)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평균 지분율은 2.0%였다. 부영(24.0%), 중흥건설(22.4%), 넷마블(21.9%) 순으로 동일인 지분율이 높았고 대림(0.02%), SK(0.03%), 태영(0.05%) 순으로 동일인 지분율이 낮았다.

부영(3개), 한화?효성?KCC?코오롱?SM?카카오?현대산업개발?네이버(1개) 등 9개 집단의 동일인은 11개 계열사에 대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일인의 자녀는 39개 집단 소속 188개 계열사(9.8%)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지분율은 0.8%였다.

총수 2세는 한국타이어(30.6%), 중흥건설(22.6%), 효성(13.5%), DB(10.9%), 동원(10.1%) 순으로 지분이 높았고 삼성, SK, 롯데, 현대백화점,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코오롱, 셀트리온, 카카오, 이랜드, 네이버, 삼천리, 넷마블 등 13개 집단은 총수 2세의 지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과 롯데는 최근 총수 2세로 동일인이 변경됐다.

중흥건설(23개), 효성(4개), SM(3개), 현대자동차?한화?하림?한국타이어?넥슨?유진(1개) 등 9개 집단의 총수 2세는 36개 계열사에 대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일인의 형제자매, 배우자 등 기타 친족은 50개 집단 소속 251개 계열사(13.0%)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평균 지분율은 1.2%였다.

기타친족은 KCC(30.9%), GS(9.0%), 동국제강(8.7%) 순으로 지분율이 높았고 한국투자금융, 메리츠금융은 기타친족의 지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기업집단 소속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231개로 1년 전보다 4개 증가했다. 376개사는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30% 미만인 상장사 및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상장·비상장 모두 포함)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서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 231개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평균 52.4%에 달하며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4개)보다 공시대상기업집단(127개) 소속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회사의 자회사는 349개이며 100% 완전 자회사는 220개에 달한다.

2개 총수있는 기업집단 중 12개 집단 삼성, 롯데, 한화,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하림 등 상출집단과 SM, DB, 현대산업개발, 메리츠금융, 유진 등 공시집단 소속 29개 금융보험사는 32개 비금융계열사(상장 10개, 비상장 22개)에 출자하고 있었다.

상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공정거래법상 의결권 제한 규제 11조) 적용보다 공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에서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금은 전년동기대비 144.6%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기업집단 중 16개 집단 소속 41개 해외계열사가 44개 국내계열사에 대해 출자하고 있었고 피출자 국내계열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49.9%에 달했다. 다만 총수없는 집단은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 사례가 없었다.

일부 집단 소속 해외계열사(롯데, 넥슨, 네이버)의 경우 국내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4%의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에 힘입어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공정거래법 상 제도는 사각지대가 많아 실효성?정합성 제고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이달 24일 입법예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주식소유현황 발표 이후에도 내부거래 현황(9월), 지주회사 현황(10월), 지배구조 현황(11월) 등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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