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 명절 시즌 임직원에 선물세트 강매 논란...청원인 "선물세트 판매량 연봉과 동일"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9-04 14: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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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측 입장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전화통화 시도 담당자와 연락 닿지 않아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식품업계 사조그룹이 매년 설·추석 등 명절 시즌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를 강매해왔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제기됐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최소 300만원 이상의 판매 할당량이 주어졌으며 가격도 온라인 및 마트 가격보다 비싸다는 주장도 잇따라 사조그룹이 갑질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사조그룹 직원으로 추정되는 청원자는 지난달 28일 ‘제 2의 남양유업식 밀어내기(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판매)' 제하의 글을 올렸고 4일 오후 2시22분 기준으로 1779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10년 넘게 각 계열사의 임직원들에게 명절선물세트를 강매해 왔다. 횟수는 1년에 2번, 설과 추석 시즌을 맞이할 때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사내판매(이하 사판) 공지가 내려왔다.


공지는 “매번 사판마다 힘든 수치지만 역동적으로 슬기롭게 잘 헤쳐 나와 주셨으니 이번 2018년 추석 사판도 잘 진행해 주시리라 굳게 믿는다”면서 “이번 추석 사판 그룹 목표는 210억원으로 책정됐다”고 알렸다.


이어 “210억원은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한, 역대 가장 많은 목표”라면서 “각 계열사 담당자들은 8월20일부터 매일 17시까지 당일 실적을 집게해 알려주시길 바라며 그룹웨어를 통해 20일부터 실적 공지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올해 계열사별 목표 실적에 대해 ▲경영관리실 2억1000만원, ▲사조산업 38억2000만원, ▲사조씨푸드 21억원, ▲사조오양 18억5000만원, ▲사조해표 46억5000만원, ▲사조대림 25억6000만원 등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목표 판매량을 개인별로 산정해보면 과장급이 1500만원, 대리급이 약 1000만원어치를 팔아야 겨우 목표량을 맞출수 있다”면서 “과장급 연봉 4000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설·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은 연봉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을 통해 확인한 사조의 사내 분위기는 목표 판매량 달성을 위해 실적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청원 동의자는 댓글을 통해 “명절시기만 되면 각 계열사 직원들은 한달 반을 본인의 업무보다 참치팔이에 공을 들여야 한다. 하루 단위로 회장님께 보고하면서 목표가 미달될 것 같은 계열사에게는 바로 압력이 들어가는 등 실적압박도 장난 아니다. 판매한 만큼 인센티브를 주지만 그림의 떡일 뿐이다. 부장급 이상 임직원 외 그 이하 대다수의 말단 직원들은 목표치 채우기에 허덕이고 스트레스만 쌓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원 참여자는 “영업과 관련없는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사내판매 실적이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이상한 시스템”이라면서 “명절이면 월급의 2배되는 선물세트를 팔아야 해 직원들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사내판매를 위한 적금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명절 때 우리집 냉동실은 참치로 가득찼다는 농담이 오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판을 통해 판매되는 선물세트는 직원가로 판매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마트에 가서 사는 가격보다 비싸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사조는 선물세트 사판을 위해 신입사원에게도 300~500만원어치, 사원급에게 800만원 등의 목표치를 부여하고 있지만 영업직이 아닌 일반 사원들은 딱히 판매할 곳도 없기 때문에 친인척, 친구 외에는 부탁할 곳도 없는 실정이다.


한 댓글 작성자는 “직급 높은 분들은 거래처에서 사주니까 부담도 안 된다”면서 “영업직 아닌 일반 사원들은 팔 곳이 없을뿐더러 비싸서 팔리지도 않아 친인척이나 친구들에게 겨우 부탁해서 파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요주간>은 사조그룹 측의 자세한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사조그룹은 타 매체를 통해 선물세트를 싸게 사고 싶다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10년 전부터 사판을 시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판매 금액의 6%를 성과급으로 주기 때문에 사판을 좋아하는 직원도 많으며 목표 판매량을 못 채워도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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