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재계서열 36위(5월 기준), 국내 주가 1위 태광그룹이 노동탄압, 비자금 의혹, 일감몰아주기, 하청업체 갑질, 방사능 폐기물 은폐 의혹 등 재벌 대기업의 문제점을 총망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 대한화섬, 티브로드, 흥국생명보험, 태광CC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지난 11일 시민단체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이 같은 의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동토론회에서 태광그룹이 ▲노동 ▲경영 ▲배임 ▲하청 ▲환경 등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돈기업인 GS그룹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정황도 공개돼 해당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황제보석경영"
이날 공투본은 이 전 회장이 지난 2011년 구속 기소된 후 여전히 대법원에 계류 중임에도 황제보석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1000억원 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와 관련 1심(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 전 회장에 징역 4년6개월·벌금 20억원을, 2심(서울고등법원)은 징역 4년6개월·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이 전 회장 측의 상고로 인해 해당 사건은 현재 두번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이 같은 문제로 오너 리스크를 야기했으며 현재도 병보석 중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도 흥국생명, 티브로드 등 계열사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황제보석경영을 하고 있다는 게 공투본의 주장이다.
공투본은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등의 흐름과 반대 행보를 걷는 것으로, 이 전 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등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기간동안 태광그룹은 총수일가의 자산 증식을 위해 갖은 탈법행위를 자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전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였던 티시스는 지난 2012년 121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이 2016년 17배 가량(2156억원) 급등했다. 그러나 해당 매출액 중 내부거래 비중이 84%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3년 연속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2014, 2015년 총수일가에 지급된 배당금만 무려 133억원이다.
특히 공투본이 이 전 회장이 황제보석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는 그의 자산이 10년새 3배 이상 불어난 이유도 있다. 최근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재산은 1조3110억으로 알려졌다. 이는 10년 전 8690억원 대비 196.6% 증가한 액수다.
이에 공투본은 “10년 중 7년이 병보석 기간”이라면서 “비자금 의혹 외에도 태광그룹 계열사 지분의 차명투자 등의 의혹이 확산된다”고 했다.
◆ “노동탄압 수십년 째”
공투본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수십년 째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태광그룹의 계열사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2001년 10월 향후 적자예상 등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다른 계열사 흥국생명 또한 2005년 1월 31일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그러나 당시 이들 회사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해고 당사자들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 해고자들은 14년이 넘는 시간동안 복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투본은 사측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꾀를 부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노조 파괴로 인해 내부견제가 무너졌다”면서 “태광그룹은 그 덕에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이 전 회장의 아들을 위한 3대 경영 세습을 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후 흥국생명은 2017년 또 다시 노동자들을 회사 밖으로 내몬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지급여력(RBC비율)이 150% 이하로 내려가자 자본확충, 증자의 방식이 아닌 지점 폐지, 구조조정을 택한 것. 또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려 시도하고 노동조합선거에 개입하는 등 노사갈등을 계속 야기했으며 급여삭감, 체크오프, 대의원부당전보, 부당징계 등으로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티브로드 또한 마찬가지다. 공투본은 “티브로드는 원청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협력업체 중간착취 및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고, 노조와 노사합의를 해놓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문제는 계속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2016년 하청업체 51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고 2017년에는 강제적 명예퇴직과 일방적인 성과연봉제를 시행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 일감몰아주기 및 배임 논란
태광그룹을 비롯해 이 전 회장 및 총수일가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 있다. 계열사들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것.
공투본은 이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해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를 흥국생명의 일시납 보험계약에 사용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2011년 일어난 이 전 회장의 횡령 재판 당시 밝혀진 것으로, 이와 관련 흥국생명노동조합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2003년 6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공투본은 “그러나 검찰의 봐주기 수사로 이 전 회장 등은 벌금 500만원 처벌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2005년 티브로드가 한빛아이앤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25억원의 불법대출을 한 정황이 발각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8억8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이후에도 불법행위는 계속됐다.
2011년 9월에는 이 전 회장에 대해 무이자 신용공여 부당지원으로 11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2016년 1월에는 계열사와 물품 및 용역 거래에 대해 경영유의개선 제재를 금감원으로부터 당한바 있다.
특히 흥국생명은 2016년 이 전 회장의 재판이 한창인 시기에도 김치와 와인 등의 업체선정 및 계약 추진과정에서 가격적정성을 검증하지 않거나 예정가격을 작성하지 않은 이유 등으로 금감원으로부터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도 받았다.
그러나 이로부터 몇 달 후 직원들에게 김치, 와인, 더치커피 등을 강매했다. 김치, 와인 등은 이 전 회장 일가가 100% 소유한 계열사 티시스와 메르뱅의 제품이다. 또 티브로드 임직원의 복리후생증대 및 직원 선물지원 명목으로 사내쇼핑몰 강매도 진행하는 등 부당내부거래도 자행했다.
공투본은 “이 같은 강매 논란의 본질은 이호진 개인 주머니에 비자금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라며 “이 외 계열사에도 이 같은 부당내부거래 의혹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공투본에 따르면 실제 태광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해 휘슬링락 골프장의 회원권을 판매했다. 또 고액의 상품권을 구매하고 강의료를 계열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등 배임 행위도 저질렀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해 7월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등 계열사에 대해 특수관계인과 거래제한 위반으로 고액의 상품권, 홍보책자, 교육 위탁 등 부당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 제재를 가했다.
아울러 흥국생명은 사돈기업인 GS일가에도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S그룹의 계열사 프로케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4년 11월 설립된 프로케어는 건물 및 시설 관리업체로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전 회장의 첫째 매형)의 두 딸이 지분 100%를 소유한 기업이다.
프로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99억8600만원으로, 주 수익은 흥국생명으로부터 창출된다. 프로케어는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흥국생명 서울 강남·영등포 사옥, 경기 성남·일산 사옥, 동해·순천 사옥, 연수원 등의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공투본은 “허승조는 현재 태광그룹의 고문도 맡고 있어 고문의 지위를 이용한 업무상 배임 의혹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그룹은 현재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지난 8월 티시스와 태광관광개발을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공투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피하고자 수박겉핥기 식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계열사에 속하지 않는 친인척 회사 간의 내부거래 허점을 막기 위해 일감몰아주기 대상을 방계 친인척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하청업체 갑질 및 방사성 폐기물 은폐 의혹
2014년 태광산업에는 울산공장 하청업체 수십여개를 일방 퇴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공투본에 따르면 이는 경영기획실 주도로 일어난 사건으로,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 및 오너 소유의 티시스를 통해 재하청 구조를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태광산업은 물류, 저장용기, 박스, 슬러지, 수소공급업체 등을 전부 퇴출했으며 이로인해 하청업체였던 대성산업, 대영기업, 인성이에스티 등 피해업체가 줄도산했다.
이 같은 일방퇴출은 2017년에 태광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발생했다.
태광그룹은 2017년 12월 티브로드에 기술지원을 하기 위한 하청업체 원케이블솔루션을 설립했다. 원케이블을 통해 전국 30여개의 기술센터를 통합할 계획이었고, 이에 티브로드와 계약관계였던 기술센터 등 20여개의 하청업체들은 일방 퇴출됐다. 이와 관련 현재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원케이블은 비자금 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직 태광그룹 임원 및 간부 20여명이 원케이블에 근무 중인 점,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인 이덕선 전 티브로드홀딩스 사장이 원케이블을 소유했다는 설 등이 돌며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원케이블은 망공사까지 대부분 독점하고 있어 연간 매출액이 최소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자금 회사 의혹이 사실일 경우 태광그룹은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폭발성 청화소다를 제조하는 태광산업 울산공장에서는 20년간 방사능폐기물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있는 상태다.
지난 2016년 <SBS>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태광산업 울상공장에서는 8741드럼이 20년 간 무단 보관되고 있었다. 이는 서울 전체의 1000배에 이르는 것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당시 울산지검은 관련 내용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가 종료됐다.
공투본은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방폐물 은폐 의혹보다 더 큰 문제는 방폐물 옆에서 청화소다가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화소다는 화학무기의 원료이자 3대 신경가스 원료다. 현재 태광산업을 포함해 국내에서 단 2개 기업만이 생산하고 있다.
공투본은 “원자력안전법, 소방법 등에 따르면 방폐물 주변에서 위험물을 제조, 저장하는 것은 금지일 뿐 아니라 위험물 제조 현장으로 부적합하다”면서 “국내 최대량의 방폐물 옆에서 화학무기 원료가 제조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투본은 “언론보도 2년이 지났음에도 추가 안전설비 없이 방폐물이 방치되고 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 환경부 등 관계 기관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마친 공투본은 “이 모든 사안들은 이호진 전 회장이 사법처리 진행과정의 7년째 병보석 중인 최근에 심화됐다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시대정신에 입각하여 정책적 대안과 혁신담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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