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의 경제프리즘] 왜 지금 새로운 가치 경제학인가

서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07-13 1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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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을 위한 선언

 

 

왜 새로운 가치 경제학인가
경제는 오랫동안 숫자의 언어로 세상을 설명해 왔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금리, 환율, 물가, 생산성은 국가와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기준이었다. 이러한 지표들은 지금도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이며, 현대 경제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들을 마주하고 있다. 같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신뢰를 얻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가치는 크게 달라지고, 같은 자본을 가진 국가라도 제도와 사회적 신뢰 수준에 따라 세계 자본이 머무는 기간은 달라진다. 인공지능은 생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시간의 가치와 삶의 균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는 경제의 원리가 바뀌었다는 뜻이 아니다.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자산만이 아니다. 신뢰는 국가의 경쟁력이 되고, 시간은 개인의 자산이 되며, 생각하는 능력은 인공지능 시대 가장 희소한 경쟁력이 된다. 관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만들고, 목적은 자본이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을 하나의 관점으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새로운 가치 경제학(New Value Economics)'은 기존 경제학을 대체하려는 이론이 아니다. 오히려 전통적인 경제학이 설명해 온 시장과 자본의 원리를 존중하면서, 그 위에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의 역할을 함께 바라보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경제는 강의실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기업의 흥망을 지켜보며, 실패와 회복을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도 경제는 끊임없이 새롭게 쓰인다. 우리가 제안하는 새로운 가치 경제학은 완성된 답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마주한 수많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를 조금 다르게 질문하려 한다. 돈은 어디로 이동하는가보다 왜 어떤 국가가 신뢰를 얻는가를 묻고, 얼마나 오래 일하는가보다 확보한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는가를 생각하며,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얼마나 깊이 사고하는가를 경쟁력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경제는 단순히 부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과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들이 점점 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정답을 제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더 소중한 가치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미래는 예측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해하는 사람이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보이는 숫자 너머의 가치를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 자본이 미래를 결정한다
경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오랫동안 눈에 보이는 것들을 중심으로 판단해 왔다. 자본금이 얼마나 되는지,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기업의 시가총액이 얼마인지를 통해 성장과 경쟁력을 평가했다. 이러한 지표는 지금도 중요하며, 경제를 이해하는 기본 언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세계 최고의 금융허브가 되었을까. 왜 어떤 기업은 비슷한 기술과 자본을 가지고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까. 왜 사람들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가. 이 질문들은 하나의 공통된 답을 향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신뢰가 기록되지 않는다. 국가의 GDP에는 사회적 신뢰나 협력의 수준이 직접 표시되지 않는다. 사람의 이력서에는 창의성과 회복력, 관계를 만드는 능력이 숫자로 적히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는 경쟁력은 오히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자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러한 자산을 ’보이지 않는 자본(Invisible Capital)’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자본은 돈을 대신하는 개념이 아니다. 돈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기반이며,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떠받치는 토대다. 신뢰가 무너지면 투자도 멈추고,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지 못하면 생산성은 정체된다.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면 혁신은 사라지고, 관계가 무너지면 협력도 지속될 수 없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보이는 자본과 보이지 않는 자본이 함께 축적될 때 만들어진다. 돈은 성장의 연료일 수 있지만, 신뢰와 시간, 생각과 관계는 그 연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나침반이다. 그래서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은 숫자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을 함께 바라보려 한다. 경제는 숫자로 측정되는 세계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선택과 신뢰, 가치가 끊임없이 축적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자본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돈의 방향을 읽는 Money Capital, 국가를 움직이는 Trust Capital, 시간을 새로운 자산으로 바라보는 Time Capital,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Thinking Capital.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을 이제 시작하려 한다.

왜 지금 새로운 가치 경제학인가
역사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때마다 경제를 바라보는 기준도 함께 바뀌어 왔다. 농업사회에서는 토지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다. 산업혁명은 자본과 노동을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했고, 정보화 시대는 데이터와 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었다. 경제학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심의 중심을 넓혀 왔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보조하기 시작했고, 세계 자본은 단순히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제도와 신뢰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기업은 규모보다 목적과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고, 개인은 더 많은 소득보다 삶의 질과 시간의 가치를 고민한다.


경제를 움직이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돈은 여전히 중요하다. 기술도 중요하고 생산성도 중요하다. 새로운 가치 경제학은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미래 사회에서는 보이는 자본만으로는 경쟁력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보면 기술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은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고객과 투자자의 선택을 받았고, 끊임없이 배우는 조직은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냈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자본은 단순히 시장 규모만이 아니라 법치와 제도, 사회적 안정성과 같은 요소를 함께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좌표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가치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새롭다는 것은 기존 경제학을 대신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숫자로 설명되는 경제 위에 사람과 사회, 신뢰와 시간, 문화와 배움이라는 또 하나의 축을 함께 바라보자는 제안이다.


우리는 앞으로 돈의 흐름을 읽되 신뢰의 가치를 함께 살펴보고, 기술을 이야기하되 인간의 시간을 함께 고민하며, 성장률을 분석하되 관계와 목적이 만들어 내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의 삶을 위한 학문이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하는 경제학도 사람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은 미래를 예측하려는 연재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독자와 함께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 가는 긴 대화의 시작이다.

경제를 보는 눈이 미래를 바꾼다
경제는 언제나 숫자로 기록된다. 성장률은 퍼센트로 표시되고, 기업의 가치는 시가총액으로 계산되며, 국가의 성과는 국내총생산(GDP)으로 비교된다. 숫자는 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객관적인 언어이며, 정책과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숫자는 결과를 보여줄 뿐, 결과를 만들어 낸 이유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같은 자본을 투자해도 어떤 기업은 성장하고 어떤 기업은 사라진다. 같은 교육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변화 앞에서 멈춰 선다. 같은 제도를 운영해도 어떤 국가는 세계 자본의 신뢰를 얻고, 어떤 국가는 그렇지 못하다.


차이는 숫자 이전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은 경제를 바라보는 순서를 조금 다르게 제안한다. 우리는 먼저 결과보다 원인을 바라본다. 성장률보다 성장의 이유를, 기업의 규모보다 지속되는 경쟁력을, 자산의 크기보다 자산을 움직이는 신뢰를 살펴본다.


우리는 단기보다 장기를 먼저 생각한다. 오늘의 이익보다 내일의 경쟁력을, 일시적인 성과보다 시간이 지나도 축적되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함께 본다. 재무제표만이 아니라 조직문화도, 기술력만이 아니라 배우는 능력도, 자본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도 함께 읽으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를 사람의 이야기로 이해하려 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선택하며, 사람이 신뢰하는 과정이다. 숫자는 그 결과를 기록할 뿐이다. 그래서 미래를 설계하는 경제학은 독자에게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하나의 질문을 남기고 싶다. “이 현상 뒤에는 어떤 보이지 않는 가치가 작동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숫자를 넘어 구조를 보고, 구조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미래의 경쟁력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보다, 더 깊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에게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경제를 보는 눈이 달라질 때,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이 정답이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가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일요주간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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