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고뇌...김정은 위치 찾아 내 공격하는 것에 한계 드러내

이 영 작가 / 기사승인 : 2016-01-25 16: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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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13)
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13)

조지워싱턴호

캄캄한 밤하늘에는 별만이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24시간 지구의 구석구석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영상과 전파로 잡아내어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인공위성도 별처럼 반짝였다.
키홀더라 불리는 KH-12 스파이위성의 초점은 한반도를 집중 겨냥하면서 북한의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한미연합사의 정보 경계 태세가 워치콘 하나로 격상되었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있던 U-2 전략정찰기와 지상의 개미들의 움직임까지 잡아낸다는 국가급 정찰기 조인트스타트E-8C 첩보기도 한반도 정찰을 위해 도쿄 요코다 미 제5공군 기지로 전진 배치되었다. 홋카이도보다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어 갔다.
오키나와 캠프 코트니에 주둔하던 미 해병 제3기동단이 한반도상륙작전 준비를 위해 일본 혼슈남단 사세보 항으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 전쟁기획판단실의 최종 판단결과 미국은 미일안보동맹의 이행을 위해 북한에 대한 물리적 타격과 홋카이도 북한 게릴라소탕작전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90년대 걸프전과 2천년대 이라크전에서 불멸의 공을 세운 미국 최강 제82공정사단의 홋카이도 긴급 투입작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지속적인 주도권 유지를 위해 대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일본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동맹국이었다.

한국 정부는 고뇌했다. 정치적으로 미국과 전통적 동맹관계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거대한 시장 중국에 등을 돌릴 순 없었다. 미국은 명분이지만 중국은 실속이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가고 있었다. 조기에 전쟁을 끝맺기 위한 적 지도부 말살을 위해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해 사살했던 세계의 보안관 미 CIA의 추적 활동은 24시간 촉각을 곤두세우고 더듬고 있었지만 김정일과 김정은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 공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8월 25일 도쿄 이치카야 방위성
방위상국방장관의 주관으로 전략 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증원되어 오는 미 제82공정사단과의 연합작전에 대한 작전권 지휘 계통에 대한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임시 일미연합사령부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미국의 82공정사단 홋카이도 투입 결정에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의 입 CCTV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우리는 미국의 아시아 패권주의적 행태에 분노한다. 즉각 한국과 일본에 지상군 증원투입을 중지하지 않으면 우리 중화인민해방군도 중조 우호조약에 근거하여 지상전술부대를 북조선으로 투입할 것이다.”

중국은 예상 외로 강경하게 반응했다.
하늘의 무법자 F-22 랩터 3개 편대 12대의 전투기는 저승사자처럼 어둠 속에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로 날아왔다.
항속거리 3,200km인 이 무법자는 오키나와에서 출격하면 30분 만에 평양 상공으로 날아들어 정밀직격탄으로 전략목표를 파괴할 수 있었다. 현존하는 레이더로는 이 전투기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해풍과 모래 바람으로부터 스텔스 기능을 하는 동체 페인트를 보호하기 위해 랩터는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베트맨처럼 주기장에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주기장 한쪽에는 이미 정찰을 마치고 온 듯한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뒷날개를 꺾은 채 이동하고 있었다.

20,000m까지 상승해 35시간을 체공하면서 적의 움직임을 사냥개처럼 찾아낼 수 있는 정찰기다. 오키나와는 과거 전쟁의 악몽 속으로 빠져들 듯 바람만 심난하게 불어댔다. 미 태평양 최전선 괌, 잠에서 깨어나 하늘로 승천하는 붉은 용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는 전략 핵잠수함 거점이다. 1년 365일 상시 임무 태세가 되어 있는 평화로운 괌도 전운이 감돌기는 마찬가지였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3,800km 떨어진 평양을 폭격하고 중간 급유 없이도 다시 괌으로 복귀할 수 있는 초음속 폭격기다. 김정은과 전쟁지도부가 잠을 이룰 수 없는 건 이 폭격기 때문이었다. 땅속 100여 미터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벙커 버스터 폭탄을 22톤까지 적재하여 갱도진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공포의 폭격기는 레이더망을 회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폭격기는 괌 격납고에서 갑옷을 차려입는 무사처럼 무장을 하기 시작했다.

8월 25일 저녁 미국 워싱턴 DC
메마른 회색 도시, 습기라고는 레몬쥬스 잔에 맺혀 구르는 물방울뿐인 것처럼 건조한 도시였다.
석양의 내리쬐는 여름 태양이 포토맥 강변을 따라 줄지어서 있는 벚나무의 무성한 잎사귀 위에서 눈이 부시게 반사되고 있었다.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강 건너 미 공군 볼링기지에는 미국의 눈으로 자부하는 국방정보국DIA 본부건물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었다.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로널드 레이건 비행장에선 막 이륙 준비를 마친 국방성 공중지휘전용기E-2B가 땅을 박차고 뛰는 경주마처럼 활주로를 씩씩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미 국방장관과 국무부장관 일행의 일본과 한국 방문을 위해 출발하는 것이다. 그 시각 일본 홋카이도 동쪽으로 아침 해가 바닷물을 뚫고 서서히 솟아올랐다. 하늘의 날쌘돌이 코브라헬기와 아파치헬기가 공중을 선회하며 삿포로 상공을 엄호하고 있었다.

제82공정사단 선발기동대가 대형 C-5 수송기로 복구된 치토세 공항으로 내리고 있었다. 공항은 옆 사람 말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요란한 소리들로 가득 찼다. 바람이 깨지는 소리, 바람이 엔진에 타는 소리, 하늘로 위협적으로 쏘아대는 기관포 소리, 공중강습착륙 중인 공정사단의 기동 전개는 하루 온 종일 전쟁의 소리가 도시를 혼돈에 빠지게 했다.

8월 26일 대한민국 제주도 남단
해가 지는 서해를 등에 업은 채 거대한 산 하나가 무서운 속도로 바다 위를 통과하고 있었다.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던 미7함대소속 전략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다. 검은 밤바다의 거친 파도는 항공모함에 깔려 모래알처럼 부서져 나갔다. 배수량 10만톤 길이 333m의 갑판으로 쉴 틈 없이 비행기는 뜨고 내렸다. F-18호넷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C,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프라울라EA-6B전자전공격기, 잠수함 잡는 대잠헬기SH-60 등.

동해바다 전방으로 30노트 속도로 질주하는 갑판은 교차로처럼 복잡했다. 멀리 아득히 마라도의 등대 불빛이 신호라도 보내는 듯이 깜박거렸다. 거세게 밀고나가는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전방 4Km 앞 물 속에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두 척이 물속을 가르며 항모를 선도했다. 50여 척의 전투함들은 새까맣게 에워싸듯 전단을 이루며 뒤따랐다.

항모 전단 전체를 지휘하는 지휘함 총사령탑인 2만톤급 브릿지함은 항공모함 뒤쪽에서 조용히 뒤를 따르며 전단을 지휘했다.
밤은 깊어가고 아는지 모르는지 파도는 어제처럼 바람이 불어오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흔들거리며 뱃전을 때리고 있었다.

중동의 아랍해를 관할하는 태평양 제3함대 소속 존스테니스항공모함도 한반도를 향하고 있었고, 샌디에이고에 모항을 둔 미 핵잠수함 4척도 이미 태평양 바다 속 깊은 협곡을 가로지르며 한반도를 향해 항해중이라고 CNN 뉴스는 보도하고 있었다. 인도 시성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는 시시각각 전쟁의 중심축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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