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김종인 이어 조응천 더민주 입당에 靑·與 ′패닉′…＂오죽했으면＂ vs ＂도의 저버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Newsis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최근 박근혜 대선캠프와 현 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지낸 인물들이 잇따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패닉에 빠졌다. 지난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북추진위원장을 역임한 김종인 전 의원에 이어 청와대에 몸담았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조직과 비선실세(관직이 없는 자가 실질적으로 어떤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 갖고 있음) 간 권력다툼으로 비화했던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조 전 비서관이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입당 기자회견에서 “현실 정치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누군가는 그 진흙탕에 뛰어 들어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의로운 쪽에 서는 것이 옳은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도(中道)다. 저는 그 중도에 서서 야당을 혁신하는데 미력이라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과 잇달아 접촉하며 청와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처지와 관련 영화 ‘내부자들’을 거론하며 “저와 오버랩을 시킨 적이 있었다”며 “저 나름으로는 손목 잘린 이병헌...”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현재 처지를 영화 속에서 권력을 쫓다가 이용만 당한 캐릭터인 이병헌에 비유한 발언으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 “비선실세라는 것이 존재하느냐” 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며 말을 아꼈다.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당 입당과 관련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 새누리당은 연일 조 전 비서관을 상대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3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서 “정치는 의리와 동지애로 하는 것인데 지금 대통령 임기 안에 (야당으로) 간다는 것은 권력에 눈이 멀어서 인간으로서의 도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마음에 어떤 원한이 쌓일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그 다음에 풀어야지 그 이전에 하면 의가 아니라 원한, 복수 이런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당이 이처럼 조 전 비서관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내자 더민주당의 반격도 이어졌다.

더민주당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죽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두 사람이 야당 총선을 돕겠다고 나섰겠느냐”고 맞받아쳤다.

더민주당은 조 전 비서관에 앞서 박근혜 대선캠프 출신 인사인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양봉민 교수를 영입했다.

한편 대구 출신인 조 전 비서관은 검사 임관 이래 법무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보를 지냈으며 지난 2013부터 2014년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으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를 받았으나 검찰의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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