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다이소, 문구점 매출에 ‘치명타’..문구업계 93% 매출 하락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생활용품 유통브랜드 ‘다이소’의 영향으로 전국 문구점 10곳 중 9곳 이상에서 매출이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규제 마련이 시급해졌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이찬열 의원(국민의당·경기 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에서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졌다’고 답한 문구점이 무려 92.8%에 달했다.

이 중 ‘매우 하락했다’가 48.1%로 1위, ‘운영이 위기 수준’이라는 곳도 8.1%에 달했다. 반면 ‘전혀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응답에 응한 문구점 가운데 46.6%는 다이소 입점 후 계속되는 매출 하락에 ‘매장 운영을 계속할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업종 변경·폐업을 생각 중’이라는 답도 각각 4.4%와 5.2%였다.

매출이 하락한 주요 상품군(복수응답)은 학용품(52.9%), 생활용품(29.6%) 등이었다. 이에 문구점 중 77.8%는 다이소가 앞으로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소와 문구점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00ｍ 안”이라는 대답이 60%를 차지했다. “100m 안”이라는 응답도 21.8%였다.

규모 면에서도 다이소가 앞섰다. 인접한 다이소 매장 규모는 330∼992㎡(100∼300평)가 79.7%였지만 문구점은 9.5%가 99∼330㎡(30∼100평)로 조사됐다. 문구점이 다이소처럼 330㎡(100평)를 넘는 경우는 13.3%였다.

한편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1조 5,60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형 슈퍼마켓 3위인 GS슈퍼마켓(1조 4,244억 원)을 넘어섰다.

다이소의 빠른 성장세에 문구업계는 다이소가 골목상권을 침해해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소가 유통산업발전법 규제 대상이 아니라 비교적 자유롭게 점포 확장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정위가 최근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복합쇼핑몰 및 아웃렛 영업시간 등도 규제하겠다고 했지만 다이소는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문구업계는 “생활용품 매장이지만 문구를 이렇게 많이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다이소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문구소매업까지 확장해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재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업계 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 우리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문구업계도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문구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등 자구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한국문구인연합회·한국문구인유통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들은 한국문구인 미래혁신위원회를 발족하고 다이소로 인한 피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 건의안으로 △카테고리 품목 제한 △생활전문매장으로 점포 평수제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적합업종 지정 △문구업종 카드수수료 인하 △기업형 점포 시 외곽 개설제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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