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금호타이어의 앞날은?..박삼구 회장 측 자구안 대신 ′구조조정′으로 가닥

[일요주간=김완재 기자] 금호타이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박삼구 회장 측에서 제시한 자구계획은 이행 가능성이나 실효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채권단 중심으로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결과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측은 채권단에 중국 공장 매각과 유상증자,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으로 6천30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정상화 차원에서 채권단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 경영진과 함께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상표 영구 사용권 허용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빠른 시일 내 채권단회의를 소집해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 추진방안과 일정 등에 대한 협의 및 모든 이해관계자이 힘을 모아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원래 오늘 오후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측의 자구안 수용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의결권의 32.2%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구안이 거절됨에 따라 구조조정 추진 여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산업은행은 이 날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워크아웃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일반적인 워크아웃과 비교했을 때 채권은행 여신 건전성 분류 기준이 느슨해 채권단 부담 및 기업 신뢰도의 타격도 적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일단 원금과 이자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30일에 채권 1조3천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구체적인 자율협약 내용은 실사 작업 등을 거쳐 내달께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합의하면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반면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100% 동의해야 가능하기에 일부가 반대할 경우 구조조정 방식은 워크아웃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또 실사를 거쳐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고, 신규 자금을 투입 방안 등도 마련해야 한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직 조건을 제시받지 못했다"며 "자율협약의 내용에 따라서 동의 여부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채권단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회장이 흔쾌히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박삼구 회장 모처에서 머만나 우선적으로 논의를 거친 때문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채권단이 진행하는 자율협약이 힘을 받으려면 경영진 퇴진이 필요하다는 데 박 회장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그룹 사옥에서 기자들을 만나 "모든 결정권은 채권단에 있다 보니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 금호타이어에 대해 해외법인 매각·인적 쇄신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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