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베제강, 데이터 조작 파문 ‘일파만파’..업계 미칠 영향은?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10-11 1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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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베제강소, 강도 미달 제품 자동차·항공기 업계에 데이터 조작·납품..파장 예상돼
▲ 고베제강은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일부에서 강도와 내구성 성능 등을 나타내는 관련 자료를 조작,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NHK캡쳐)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제품 품질 조작 파문에 휘말린 일본 3위 철강회사 고베제강이 부동산 사업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베제강이 전액 출자 회사인 부동산 사업 자회사 신코 부동산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이번 품질 조작 파문으로 초래될 수 있는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재무구조 개선을 서두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각을 결정한 자회사 신코 부동산은 아파트와 단독주택 임대와 분양을 영위하는 업체로, 약 900억엔(약 9085억원)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 중에 있다.


매각 금액은 약 500억엔 정도로 예상되며, 고베제강은 곧 입찰 절차를 개시하고 매각 대상 선정을 서두를 예정이다.


앞서 고베제강은 주력 사업인 철강과 건설기계 등의 부진으로 지난해 회계연도에 23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2년간의 연속 적자를 맞은 고베제강은 이번해 흑자 전환을 기대했으나 지난 8일 알루미늄 장비 강도 테스트 과정에서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 발각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조작과 관련해 고베제강은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일부에서 강도와 내구성 성능 등을 나타내는 관련 자료를 조작, 납품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NHK 등에 따르면 고베제강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1년간 출하한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가운데 4%가 사전에 고객사와 약속한 강도 등을 충족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검사증명서의 데이터를 수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2만톤에 달하는 물량을 약 200개사에 납품했다.


이와 관련 고베제강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검사 인증서 데이터를 고객과 계약한 제품 사양을 준수하는 것처럼 꾸며서 출하한 비리에 대해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 이와 관련 고베제강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검사 인증서 데이터를 고객과 계약한 제품 사양을 준수하는 것처럼 꾸며서 출하한 비리에 대해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사진출처=외신)

우메하라 나오토 고베제강 부사장은 데이터 조작을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사안을 일으킨 점에 대해 깊게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안전성에 의심이 갈만한 문제는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은 자회사를 비롯해 일본 내 4개 공장에서 관리직을 포함해 수십 명이 연루됐으며 납기와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정도는 문제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파문과 같은 비리는 최근 1년 외에도 최소한 약 10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비리는 주로 일본 내 미에현에 위치한 고베제강소 다이안 공장에서 출하된 알루미늄 및 구리 관련 제품으로, 고베제강은 미달된 성능을 고객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조작해 출고해 왔다. 이러한 부정과 관련해 고베제강에 대한 조사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며, 일본 국토교통성은 자체 조사해 착수했다.


▲ 고베제강은 품질문제조사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외부 변호사와 함께 타사에 의뢰해 사실 관계 조사 및 기술적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고베제강은 품질문제조사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외부 변호사와 함께 타사에 의뢰해 사실 관계 조사 및 기술적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베제강은 이번 파문과 관련된 구체적인 납품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 고베제강은 닛산자동차와 스바루, 마즈다 자동차 등의 업체를 포함해 자동차와 항공기 관련 일본 주요 제조업체에 부품을 납품해 왔다.


NHK 등에 따르면 납품처에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자회사가 개발 중인 일본 첫 국산 제트여객기 ‘MRJ’, 도요타자동차의 보닛, JR도카이(東海)의 신칸센도 납품처 등이 포함돼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MRJ를 개발 중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자회사는 "사내에서 조사해 영향이 없음을 확인한 뒤 비행시험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해당 차종과 안전성에 대한 영향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JR도카이는 제품 교환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는 데이터가 변조된 제품의 안전성에 의해 의심 사례가 발생한 구체적인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앞으로 고베제강에 부품 교환 등을 요구할 경우 회사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 자동차의 경우 대규모 리콜 사태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더 큰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고베제강은 지난해 6월에도 그룹 계열사가 가전제품에 이용되는 스텐레스 제품의 데이터를 조작해 적발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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