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리플 발행하는 빗썸에 계좌터주며 가장 높은 수수료 수익 챙겨!

조민지 기자 / 기사승인 : 2018-01-05 13: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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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가상통화 계좌 잔액 1위, 8천억 원 육박
농협, 기업,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 가상화폐 계좌잔액 시중은행에 2배

박용진, “가상화폐 거래로 막대한 수익 거두는 농협, 기업, 산업은행 사실상 불법행위 방조”


[일요주간=조민지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가상화폐 투자 열기 광풍은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을 비롯한 기업,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은 가상화폐 거래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은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예치잔액이 가장 많은 금융기관이 농협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은 기업, 산업은행 순이다. 특수은행의 가상화폐 예치잔액은 1조3천240억원으로 시중은행보다 7천430억원의 약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로 막대한 수수료 수입 등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잔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 기준으로 농협이 가상통화 취급업자에게 발급한 계좌는 2개 거래소지만, 계좌 잔액은 7천865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농협의 가상화폐 계좌 잔액이 높은 이유는 비트코인 다음으로 투자 열풍이 높은 '리플'을 발행하는 빗썸과, 3~4위권 대형사인 코인원의 주거래은행이어서다.


특히 모(母) 계좌의 하위 개념인 가상계좌 수는 수백만 계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상계좌는 대량의 집금·이체가 필요한 기업이나 대학 등이 은행으로부터 부여받아 개별고객의 거래를 식별하는 데 활용하는 법인계좌의 자(子) 계좌다. 1개의 법인계좌 아래에 거미줄같이 많은 가상계좌가 있다.


농협은 자산 등 규모 면에서 국내 은행 중 5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의 점포 수는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이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곳곳까지 농협의 지점들이 거미줄처럼 분포돼있다.


때문에 농협의 높은 가상화폐 계좌 수수료 수익은 농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가상화폐 예치 잔액 기준 2위인 국책은행 기업은행의 경우도 4천920억원(30개)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최근 두 달간 혜성처럼 부상한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와의 계좌거래로 예친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에 이어 산업은행 역시 관련 계좌의 예치잔액이 455억원(3개)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코인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터주고 있다.


이렇듯 특수은행들의 가상화폐 계좌거래 잔액이 증가하며, 시중은행 또한 가세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 중 가상화폐 계좌잔액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의 예치잔액은 총 3천879억원(18개)으로 시중은행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2일 기준 은행의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계좌의 예치잔액은 2조670억원이었다. 이는 1년 전 322억원 대비 64배 늘어난 규모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가상통화의 투기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 규제에 걸맞게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상통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식게하기 위해선 관련 법안이 빠르게 입법 통과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 제공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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