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분식회계 의혹, 금감원 조사중...백복인 사장 연임에 영향 미칠까?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1-17 17: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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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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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인도네시아 법인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KT&G(이하 케이티앤지)의 조사 결과가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케이티앤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인도네시아 법인 회계부정과 관련해 케이티앤지를 상대로 회계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재정 상태나 경영 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할 목적으로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회계로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을 적용받는다. 배임은 경영자의 권한과 판단이 한쪽으로 치우쳤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다.


이에 대해 케이티앤지 관계자는 17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금감원 조사에는 자료 제출이나 요구 등 성실히 응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얘기하겠다”고 일축했다.


◆ KT&G 분식회계 의혹의 시발점, 국정감사


케이티앤지의 인도네시아 법인 분식회계 의혹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30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케이티앤지가 해외사업다각화 명목으로 지난 2011년 추진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사업에 대해 배임과 횡령을 감추기 위한 분식회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케이티앤지는 국민연금과 함께 2011년 7월 트리삭티에 1534억원을 투자했고, 투자한지 2년도 안된 2013년부터는 3년간 지분투자분 897억원 가량을 회계상 감액처리하고 대여금 637억원은 대손처리 하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라 케이티앤지는 2017년 상반기 같은 회사에 1447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투자지분인수는 전액 감액하고 대여금은 정상자산계정으로 유지한 상태에서 2017년 추가투자를 통해 회계 분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티앤지에 대해 배임횡령 및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 분식회계 위해 이중장부도 '애써' 무시


케이티앤지에 대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케이티앤지가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한 후 세금 납부용 장부와 대출용 장부, 이른바 ‘이중장부’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식회계를 위해 유지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5월 트리삭티 자회사 누산트라의 추가지분을 인수했으나, 이중장부 문제 등으로 올 3분기 보고서에 이 회사에 대한 매출과 이익 등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금감원에서 현재 조사 진행 중인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케이티앤지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자세히 조사 진행 중인 부분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며 함구했다.


◆ 성공적인 현지 생산거점, 만디리?


다음은 2013년 케이티앤지가 인도네시아에 세운 담배회사 만디리에 대한 의혹이다.


케이티앤지는 인도네시아 투자 이후 부실 경영 논란에 시달려 왔다. 트리삭티의 경우에도 금감원 자료를 보면, 2012년~2015년 줄곧 적자를 내다 2016년에야 7억원의 흑자를 냈다.


또 케이티앤지는 성공적인 수출을 위해 2013년 인도네시아에 법인 만디리도 설립했다. 설립 해인 2013년에 만디리는 9억5900만원, 2014년 5300만원, 2015년 2800만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2016년, 만디리는 순이익 32억원이라는 첫 흑자 전환을 맛보았다.


그러나 이 같은 흑자 전환의 뒷 배경에는 ‘케이티앤지가 베트남 수출 물량 중 40% 가량을 넘겨줬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감몰아주기가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케이티앤지 관계자는 “해외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며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외 여러 국가에 수출을 진행하기 앞서 수출 거점을 마련하고, 그 곳을 기반으로 인근 국가 수출을 진행하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진행 절차라는 설명이다.


또 3년 연속 적자에서 2016년 갑작스런 흑자 전환에 대해서는 “그 때가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시점이었다”면서 “당시 국외 수요(해외 수출 물량)가 국내 수요를 넘어선 상황이었고, 활기를 띄고 있을 때에 맞춰 진행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티앤지가 해외 자회사에 대해 사실상 일감몰아주기를 한 것이 맞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이용해서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감몰아주기의 수혜법인이 해외계열사, 즉 외국법인인 경우 수혜법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계열사와의 거래 또한 일감몰아주기에 해당이 된다면 과세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백복인 사장의 연임 위한 KT&G의 무리수?


한편 이러한 분식회계와 일감몰아주기 등 케이티앤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백복인 케이티앤지 사장의 연임을 위한 케이티앤지의 ‘무리수’ 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2015년 10월 취임해 올해 임기가 끝나는 백 사장이 연임을 추진하면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케이티앤지 관계자는 “트리삭티 인수할 때는 백복인 사장님이 아니었다”면서 “이 외 여러 가지 의혹도 마찬가지로 백복인 사장님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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