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해외 법인 풀리지 않는 의혹들...'외국환거래법 위반' 검찰 봐주기?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1-19 17: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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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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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지난해부터 제기돼 온 KT&G 인도네시아 법인과 관련해 분식회계 등 각종 의혹을 조사 중인 금융감독원의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


KT&G의 인도네시아 법인 ‘트리삭티’는 분식회계, 이중장부 등의 회계부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공문서 위조 등의 의혹에 휩싸여 있다.


앞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KT&G에 대한 이 같은 의혹들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일요주간>은 앞서 ‘KT&G 분식회계 의혹, 금감원 조사중...백복인 사장 연임에 영향 미칠까?’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몇 가지 의혹에 대한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KT&G의 분식회계?외국환거래법 위반 의혹


KT&G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법인 트리삭티를 인수했다. 회사는 트릭삭티 인수 후 2012년 1월 ‘트리삭티 PMI 중간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트리삭티가 탈세를 목적으로 세금납부용 장부와 대출용 장부를 만들어 이중으로 운영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이중장부는 회사의 회계 투명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히지만, KT&G는 2014년이 돼서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이는 KT&G가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KT&G는 트리삭티 인수 당시 트리삭티의 자회사인 센토사(Sentosa Ababi, Purwosari)와 푸린도(Purindo Ilufa)에 대한 해외투자신고도 누락했다.


센토사와 푸린도에 대한 해외투자신고가 누락된 시점에 KT&G는 인니 사업이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금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KT&G는 트리삭티가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2014년 1월 국내에서 지급보증을 추진했다.


이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해외투자설립이 누락된 회사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급보증 대상자에서 제외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KT&G의 지급보증을 주관했던 KEB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은 2014년 1월 KT&G에 지급보증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2014년 1월, 외환은행에서도 센토사?푸린도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와 관련된 사항이 신고 대상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지급보증을 했었다”면서 “그러나 2014년 6월, 지급보증 갱신시점이 돼서야 외환은행 측이 자회사?손자회사 관련 신고 누락 부분을 발견하고 ‘지급보증을 진행할 수 없다’는 구두통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KT&G 또한 외환은행의 구두통보로 인해 그 관련 미비한 부분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일요주간>은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측에 질문하고,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답변은 없었다.


만약 KT&G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 KEB하나은행과 KT&G는 모두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트릭삭티의 이중장부 부분을 2014년에 검찰에 자수하면서 해외투자신고 누락부분도 함께 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입건유예를 받았다”고 답했다.


입건유예란 ‘입건을 보류한다’는 뜻으로, 완전히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판단될 때 검찰에서 내사처리 하는 것이다.


이사회 무시한 채 자회사 ‘만디리’에 베트남 수출선 무상양도?


KT&G에 대한 또 다른 인도네시아 법인 의혹에는 ‘만디리’도 빼놓을 수 없다. ‘만디리’는 KT&G가 2013년 현지인과 합작으로 만든 회사로, 지난해 5월 KT&G가 현지인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KT&G가 99.98%(지난해 3분기 기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만디리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KT&G로부터 2016년 베트남 수출선을 양도받고 처음으로 32억3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일요주간>에서는 KT&G가 만디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고, KT&G 측에서는 “해외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며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외에도 KT&G는 만디리와 관련해 수출선을 무상으로 양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를 생략하고 결정을 내려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만디리 추가 자금지원과 관련된 것은 이사회에 따로 보고사항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무상 양도에 대해서는 “베트남 거래선을 넘기면서 상표권에 대한 로열티 부분을 수취했다”며 “무상 양도가 아니며, 따라서 세법 위반 또한 아니다”고 강조했다.


MB정권과의 연결고리?


끝으로 KT&G에 대한 의혹에 대해 다룰 부분은 MB정권과의 연관성이다. 이 의혹의 배경은 2010년과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G가 트리삭티 인수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2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지 반년 후인 2011년 7월에 이뤄졌다. 이 당시는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오빠인 김재홍 전 KT&G 사장이 KT&G 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때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정재호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6개월만에 트리삭티 인수가 급하게 이뤄졌다"며 "15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만 검토한다는 거는 비상식적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T&G가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이기 때문에 정부 입김을 받고 인도네시아 진출을 급하게 결정한 것이라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큰 담배시장”이라면서 “인도네시아 진출 건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해 온 것”이라고 해당 의혹을 부정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2002년 회사가 민영화되면서 글로벌 진출 관련 검토를 할 때 순위권 안에 드는 담배시장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시기가 겹쳤다고 해서 MB정권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KT&G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 결과가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KT&G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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