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여고 졸업생들의 절규...졸업장에서 사라진 학교, 왜?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3-14 0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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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성적 산출을 따로 하고 ‘함평여고’ 이름으로 졸업장 주겠다는 약속 안지켜"
학교 측 "2월 28일자로 폐교 되는 상황서 학생들 진급처리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의 공약 중 일부인 ‘거점고 육성정책’에 따라 학교가 통폐합되는 과정에서 함평여고 학생들이 당초 약속과 달리 ‘함평여고’ 이름으로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돼 학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들 중 한 학생은 ‘함평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이 게시된지 이틀 만인 현재(13일 오후4시30분 기준) 2053명이 참여하고 있다.


청원 글을 쓴 학생은 지난 11일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의 공약 중 하나인 '거점고 육성정책'에 따라 나산고, 함평여고, 학다리고 세 학교가 합쳐져 '함평학다리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통합이 되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거점고 육성정책이란 농어촌 지역의 학생수 감소에 따라 전남도 교육청이 적정규모(18학급 이상)의 학교를 만들어 거점고로 지정하는 정책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함평여고 등은 무리하게 통폐합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작 통폐합의 대상인 학생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또 거점고추진위원단은 함평여고 학생들에게 성적 산출을 따로 하고 ‘함평여고’ 이름으로 졸업장을 내 주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학생들을 ‘학다리고등학교’로 전학처리를 했다.


이에 따라 함평여고 학생들을 상대로 성적을 따로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해 졌으며, 졸업 또한 함평학다리고로 할 상황에 놓였다. 심지어 이는 한 학생이 장학금 증빙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생활기록부를 출력하기 전까지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몰랐다는 점에서 도교육청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안전’을 무엇보다 중시하던 장만채 교육감의 교육관과 달리 현재 거점고가 된 학교는 공사장 한복판에 놓여 있다. 학교가 아직 완공이 채 되지 않아 학교 안에는 포크레인이 상주하며 복도 및 교실 공사를 위해 공사 인부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상황.


청원 글을 작성한 학생이 올린 공사장에 둘러쌓인 학교 현장.
청원 글을 작성한 학생이 올린 공사장에 둘러쌓인 학교 현장.(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거점고 육성정책을 추진한 장만채 교육감은 도지사 출마를 위해 오는 15일 사퇴할 예정이다. 또 거점고추진위원단은 지난해 11월자로 이미 해체됐다. 이에 학생은 “각자의 꿈을 좇아 날아오를 준비를 해야하는데 어른들의 정치에 이용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함평학다리고 관계자는 13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거점고 추진단과의 약속으로 현재 함평학다리고의 2,3학년 경우 1~5반은 학다리고, 6~7반은 함평여고 학생들로 반을 편성했다”면서 “교육과정 편재를 통해 성적 산출 또한 별도로 하는 방향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전 안내 없이 전학처리를 한 것에 대해서는 “함평여고가 2월 28일자로 폐교가 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진급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학적을 변경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육행정정보(나이스) 시스템 안에서 전학처리가 되어야 통합된 학다리고에서 진급처리가 가능했다”면서 “전교생을 상대로 행정 업무를 본 것이어서 사전안내를 안 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활기록부 작성 지침에 따라 학교 통폐합에 의해 학교명이 변경된 경우 특기사항에 적게 돼있다”면서 “이는 함평여고, 학다리고 학생 모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 공사 현장에 놓인 학교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교실은 완공이 됐고, 기숙사와 강당이 아직 공사 진행 중에 있다”며 “내년 2월 말 완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새로운 부지를 사서 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함평학다리고가 함평골프고등학교로 이전, 함평골프고는 학다리고등학교 자리로 이전하는 등 서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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