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전직 임원 '뇌물' 폭로 vs 담철곤 회장 '음해' 반박...MB 당선축하금 진실은?

조민지 기자 / 기사승인 : 2018-03-20 11: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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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조민지 기자] "오리온 그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축하금을 전달했다."


한 전직 임원 폭로에 오리온이 발칵 뒤집혔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과거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데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 광복절 특사로 사면받을뻔 하다가 위증교사로 퇴직 임원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무마된 바 있다.


이와 관련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오리온 전직 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리온이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당시 이명박 대통령 측에 당선 축하금을 줬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할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mbc는 이날 방송에서 담철곤 회장의 부인, 창업주의 딸 이화경 부회장과 전직 스포츠토토 임원이었던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 담당 사장 사이 오고 간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mbc뉴스데스크 오리온그룹 보도 관련 화면 캡처.
mbc뉴스데스크 오리온그룹 보도 관련 화면 캡처.

이 둘의 통화내용은 지난 2012년 5월 9일에 녹취됐다.


2012년 당시 오리온이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됐던 시기로, 비자금 사용내역에 대해 언급됐다.


이날 mbc가 공개한 이 부화장과 조 전 사장 둘 사이 대화내용에서 오리온이 당시 이 대통령 측에 건 낸 1억원의 당선축하금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더불어 당선축하금 1억원을 건 낸 전달책에 대해 입막음 대책을 논의하는 대화내용까지 공개됐다.


다음은 MBC뉴데스크가 공개한 이 부회장과 조 전 사장 사이 오고 간 대화내용 녹취 파일 전문이다.


조경민(조): 다른 것들은 전부 우리가 (비자금 사용처)용처를 다 밝힐 수가 있는데
이화경(이): 예
조: 두 가지를 밝힐 수가 없는 게 있어요. 근데 공교롭게도 두 가지가 삼, 3개(3억) 3개(3억)야
이: 예, 예


이: 그게 지금 문제가 안 될까 싶더라고요
조: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있어요. 첫 번째는 선거 끝나자 마자 사장님(이화경 부회장 당시 직책 사장)이 저한테 '가서 이렇게 전달해라' 한 적이 한번 있고
이: 그게 얼마야?"
조: 그때가 한 개(1억 원)일 거예요"
이: 한 개


조: 한 개(1억 원)를 사장님(이화경 부회장 당시 직책 사장)이 저한테 이렇게 해서 이렇게 요구를 하니 이런 용도로 뭐 어쩌고저쩌고…"
이: 그랬잖아
조: '대선축하자금 어쩌고저쩌고하면서 갖다 주라' 하면서 한 적이 있고"
이: 네



이: 그 사람(전달책)한테 단도리(단속)를 뭐 시켜 놓을 필요가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그러면
조: 아이, 단도리(단속)를 시켜 놓을 필요가 없어요. 지금은.


아울러 mbc는 이와 같은 보도를 하기 전날인 지난 16일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했던 검찰이 스포츠토토 임원이었던 조 전 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하던 과정에서 3억원의 그룹 비자금 사용 출처에 대해 진술을 받았고 보도했다.


이날 MBC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이 검찰에 밝힌 3억원의 그룹 비자금 사용출처 내역 중 1억원은 지난 2008년 이 대통령 측에 당선축하금으로 건 낸 돈이었고, 나머지 2억원의 비자금은 2010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건 낸 돈인 것으로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사장 진술 내용 중 이 대통령에게 건 낸 1억원의 당선축하금에 대해서는 진술서에서 누락됐다고 MBC는 보도했다.


담 회장의 대형 비리를 조사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비리 혐의 덮어 주기 의혹과 더불어 지난해 시사저널에서 공개한 담 회장의 위증교사를 입증할 만한 조 전 사장과 둘 사이 대화 녹취록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시사저널은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 대신 비자금 조성 혐의를 뒤집어 썼다” 주장하는 조 전 사장과 담 회장 둘 사이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시사저널은 담 회장의 위증교사 지시로 조 전 사장이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썼고, 조직폭력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실제 기업 내에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시사저널이 2017년에 공개한 담 회장이 조 전 사장에게 죄를 뒤집어 쓰는 대가로 제공하기로 약속한 오리온(구 동양제과) 보유 지분 상승분의 10% 약정금에 관한 대화 녹취록이다.


담철곤(담): 그 약속을 나는, 나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약속이기 때문에 나는….


조경민(조): 그럼 저를 원위치 시켜주십시오.


담: 어떤 걸로?


조: 그 작년,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 상태로 만들어주세요.


담: 왜?


조: 제가 지금 형을 받은 것은 저하고 무관한 걸로 받았잖습니까? 그죠?


담: 아, 그거야 무슨 뭐 나하고 무슨 뭐? 당신이 들어간 거, 들어간 거 그거를….


조: 그럼 회장님께서 저한테 돈을 가방은 무슨 가방으로 전달받았다 지시를 하시고 뭐, 그런 지시를 다 하셨죠? “이렇게 받았다고 말을 해라”라고 다 지시를 하셨죠? 그죠? 그런 지시를 ‘내가 지시했다’라고만 해가지고 ‘얘는 돈 전달이라든지 돈 만드는 데는 관여 안 했다’라고만 이번에 좀 대법원에 넣을 때 그것만 한 개 넣어주십시오.


담: 싫어요.


조: 왜요?


담: 내가 왜 그걸 하죠?


조: 아니, 저 제가 그것 때문에 유죄를 받았잖아요.


담: 아, 그대로 밝히세요.


조: 밝혀요, 정말로?


담: 아, 그러시면 밝히세요. 내가 그걸 왜 써줘요?


시사저널은 이와 같은 대화내용을 공개하며 ‘조 전 사장이 담 회장 구명 시나리오’가 되어 주는 조건으로 담 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 상승분의 10%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주장의 무게가 실린다고 보도했다.


담: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10%를 줄까요?


조: 그건 주식을 매각하셔야죠.


(중략)


담: 지금 매각을 못해요. 지금 매각하면 조 사장이 회장한테 핵심 잡았구나. 매각하는 순간, 그러니까 온 동네 모든 사람들이….


조: 회장님….


담: 그러니 그건 대외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좋은 방법을 찾아요. 다 같이 가는 길이 있어야 되지.


한편 오리온은 조 전 사장이 공개했던 녹취 파일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할 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일 오리온 홍보실은 mbc 뉴스데스크 "MB '당선축하금',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 지시…통화 파일 입수" 보도 관련, 오리온 측 입장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오리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제보자 조경민 전 사장은 2012년 4월부터 스포츠토토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가 점점 밝혀지자 비자금에 대한 책임을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에게 전가했고, 자신의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강하기 위해 이화경 부회장과 십 수 차례 통화하며 의도적으로 녹음을 했다. 당시 조경민은 검찰에서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압박을 가해 이화경 부회장에게 심적 압박을 느끼게 한 후 자신이 의도한 내용으로 녹음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7일 (mbc에서) 방송된 녹음파일도 그 중 하나로, 대화내용이 조경민의 일방적인 말로 구성돼 있으며 이화경 부회장은 모르는 내용을 되묻거나 형식적으로 대꾸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리온은 또 "통화 녹음 내용 중 당선축하금과 관련 조경민이 지시를 받았다는 표현이 없고, 이 부회장이 내용을 잘 모르는 듯한 부분이 있다. 이는 당선축하금 지시가 거짓이고, 그 실체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 2014년 조경민에 대한 검찰조사 및 법원재판 당시 조경민은 본인이 빼돌린 돈의 용처에 대해 윤모씨를 통해 이 전 대통령 당선 축하금으로 3억원을 줬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는 김모 원장을 통해 1억원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 내용의 진실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화경 부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으며,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 받은 적이 없다. 당연히 금전을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경민은 약 3년간에 걸쳐 오리온 최고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현재 오리온과 조경민 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더"며 "조경민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담철곤 회장이 지난 2012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까지 받은데 이어 그해 이명박 정부 퇴임 임기 직전, 광복절 특사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자, 조 전 사장 외에 15년 넘게 중직을 맡아 근무했던 퇴직 임원 몇몇은 합심해 담 회장 사면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법원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관련해 위증교사로 자신의 혐의를 축소한 담 회장의 비리를 사면해서 안된다"”는 주장이 실린 탄원서였다.


오리온은 이 때도 "앙심을 품고 일을 벌이는 것 같은데, 임직원 급여를 담 회장이 고급시계 등을 사는 데 썼다는 진정서 내용은 100%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으며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이 모두 잘못됐다는 황당한 주장일 뿐이며, 회사가 배임행위 책임을 물어 소송을 내자 이에 맞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 전사장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2016년에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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