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이현주 감독 동성 성폭력 사건 조직적 은폐·축소...KAFA 피해자 인권 '외면'

한근희 / 기사승인 : 2018-03-21 09:37:42
  • -
  • +
  • 인쇄

[일요주간=한근희 기자]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이현주(37) 영화감독의 동성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감독이 소속된 KAFA는 성폭행 사건을 알았음에도 원장과 책임 교수, 행정직 직원 모두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아카데미 원장 A씨와 책임 교수 B씨는 이 감독의 성폭행과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알고도 상급 기관인 영진위에 해당 내용을 알리지 않고 수차례 고소 취하를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발언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데미 행정직의 선임 직원은 원장의 요구에 동조해 이 사건을 사무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하급 행정직원은 상부 결재 없이 이 감독에게 법원에 제출될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주고서도 사후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현주 영화감독
이현주 영화감독.(사진=newsis)

영진위는 조사 결과를 감사팀에 통보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쳤고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진위 측은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 내부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은 조사 결과를 지난 16일 피해자에게 알렸고, 직접 사과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세우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이 감독은 지난 2015년 동기인 여성 감독 C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이후 이 감독은 여성영화인상이 박탈되고, 영화감독협회에서 제명 조치됐다. 이 감독은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