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롯데제과 영업사원, 실적 압박에 억대 빚더미＂...사측 ＂개인횡령 의심＂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가 영업사원들의 주머니를 털어 실적을 채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JTBC뉴스룸은 롯데제과가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영업사원들을 압박, 영업사원들은 결국 자신의 돈으로 실적 목표치를 채워 빚을 떠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 영업팀 메신저 대화에는 '상기금액 나올때까지 합니다' '오늘 안나오면, 내일도 지속 진행합니다' '가만히 계시지말구 주변에 도움 요청하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금일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선매입을 잡던 일계 반드시 만듭시다’ '일계 20백만 만들어서 보고요' 등의 실적을 압박하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선매입(특정 대상을 미리 사기로 약정하는 일)이란 유통회사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으로, 미리 결제를 받고 후에 제품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엄연히 따지면 이를 불법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매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선매입을 이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법을 부추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이 같은 실적 압박 때문에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200만원까지 개인 카드로 과자를 구매했으며, 매출을 채우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이들 몫으로 빚이 쌓였다. 이러한 적자 ‘굴레’가 지속돼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의 빚을 지게 된 이들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의 한 영업사원은 JTBC 측과의 인터뷰에서 "목표 자체 설정을 알맞게 해줘야 편법을 이용 안 하는데 목표 자체가 몇억이 잡혀있다"며 “더는 사비를 들여서까지 하기도 싫고 이런 행위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많게는 지점 영업사원의 절반 정도가 이런 빚을 지고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롯데제과 측은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영업 강요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22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회사의 영업 목표치는 거래처나 지역, 혹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목표는 다 높게 설정한다”면서 “목표치를 다 못 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을 압박하는 듯한 메신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느끼는 압박감은 다르지 않겠냐”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알려주는 차원이었는데 압박을 느꼈나보다”고 주장했다.

또 문제로 지적된 선매입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선매입을 장려하지는 않지만 점주가 영업사원에게 물건을 요청했을 당시에 물건이 없는 경우 매입으로 먼저 잡고 나중에 물건을 갖다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롯데제과 측은 해당 보도에 공개된 롯데제과의 영업사원에 대해 개인 횡령을 의심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인터뷰를 했던 분은 재고 실사에서 차입이 생긴 것이 발각돼 사측에서는 회사 자산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손실(loss)분에 대해 갚겠다고 각서를 쓴 후 인터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롯데제과 측은 이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사원에 대한 회사의 갑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업사원과 사측과의 갈등은 지난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존재했으며, 심지어 2007년 한 음료회사 영업직원들은 비현실적으로 높은 영업할당량에 반발해 전국을 돌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비춰 볼 때 이번 롯데제과 영업사원들 또한 덤핑판매로 인해 '빈'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덤핑판매를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매출을 맞추기 위해 1000만원어치의 물건을 600만원 등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이 저렴하게 판매를 했다 하더라도 사측에는 1000만원의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나머지 4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은 판매를 담당한 영업사원이 채워야 할 몫이 된다. 이 때문에 영업사원들은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수십 년 전부터 덤핑판매 등과 관련해 사측과 사원 사이의 법적 소송도 많이 존재하는 실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유통업계의 악순환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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