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오너家 향하는 檢 칼끝...횡령 이어 페이퍼 컴퍼니 의혹까지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3-26 1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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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4·2015년 통행세·부당지원 혐의 적발해 과징금 등 부과
삼양 "현재 검찰에서 어떤 건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디"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사진=newsis)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사진=newsis)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횡령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임기만료에 따라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23일 주주총회 후 공시를 통해 기존 전인장 대표의 후임으로 김정수(삼양식품 사장, 전인장 회장의 부인)?정태운(삼양식품 생산본부장) 각자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이사 교체는 검찰이 최근 전 회장을 비롯한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 등의 수사를 시작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 회장은 대표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여전히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라면 스프원료 회사 ‘와이더웨익홀딩스’, 박스 ‘알이알’ ‘프루웰’ 등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비싸게 공급받아 사실상 오너일가 배 불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들 중 테라윈프린팅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주소가 삼양식품 원주공장의 주소와 같다. 또 서류상에만 회사가 존재할 뿐 자체 생산 설비도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를 통해 오너 일가는 매달 수천만원의 월급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이 일부 사업을 분리해 전 회장의 장남 전병우씨 이름으로 세운 '페이퍼 컴퍼니'에 넘기는 수법으로 편법 승계 작업을 해왔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수사 중에 있으며 지난 20일 삼양식품 본사와 계열사 거래처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도 마쳤다. 검찰은 이들이 횡령한 금액이 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양식품 측은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라 실제로 운영을 했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 23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에서 어떤 건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게 지금 하는 일”이라면서 “검찰에서 발표가 나면 그에 대해서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혹을 받고 있는 계열사들의 주소가 삼양식품 공장과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제품이 100여가지가 넘는다”면서 “마케팅 팀에서 요청하는 도안이나 그런 부분이 수정이 빠르게 돼야 해서 가깝게 계열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양식품의 부정거래 의혹은 이번만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4년에도 대형할인점에 라면류를 공급하며 거래선상에 ‘내츄럴삼양’을 끼워 이른바 통행세를 받은 것이 발각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6억 24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또 2015년에는 계열사 에코그린캠퍼스에 인력과 차량 등 20억원 가량을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한편 전인장 회장은 2005년 3월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뒤 2010년 3월 회장에 취임해 줄곧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취임 직후부터 경영 자질 논란도 계속해서 그를 따라 다녔다.


삼양식품은 2010년 면 요리 전문점 호면당, 2011년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냉동만두업체 새아침 등을 인수, 2014년 라면 전문브랜드 라멘:에스 론칭, 햄버거 브랜드 크라제맥스 론칭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영향인지 삼양식품은 2010년부터 영엽이익을 100억대를 넘기지 못했고, 2015년에는 당기순이익이 –34억원으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당기순이익 188억원)과 2017년(당기순이익 291억원)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번 오너일가 횡령 의혹 등으로 도덕적에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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