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W정수기 위생 논란, 소비자 "필터교체 중 곰팡이 발견"...사측 "늦게 교체하면 생길 수도"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3-27 15: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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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백모씨 "필터를 갈아끼우다 곰팡이를 발견했는데 업체의 태도에 화가난다" 불만 글 게재
"바디프랜드의 상담원, 개인 돈으로 수질검사를 한 후 그 검사표를 가지고 정식으로 항의하라"
사측 "이물질 사례 접수되면 현장 기사가 방문 통해 해결...더러 발생 많은 수치는 아니다" 해명
바디프랜드 W정수기 (사진=바디프랜드 홈페이지)
바디프랜드 W정수기 (사진=바디프랜드 홈페이지)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가 침대, 정수기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바디프랜드의 ‘W정수기’와 관련해 한 소비자가 위생에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4년 9월 W정수기를 출시하며 정수기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2018년 현재 바디프랜드의 정수기 렌탈비를 납부 중인 계정은 8만5000여 개에 달하며, 26일 바디프랜드 관계자 말에 따르면 정수기 사업 부문 매출액은 바디프랜드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전체 매출은 2015년 2636억, 2016년 3665억,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4300억 가량으로 집계됐다.


W정수기는 주기적으로 정수기 점검 및 관리를 실시하는 이른바 ‘코디’의 방문 없이 고객이 스스로 필터를 교체하게 되어 있다. 이는 국내에선 처음 도입된 시스템으로, 4개월 주기마다 고객에게 필터를 자동 발송하고 있다. 또 정수기 업계에서 위생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W정수기는 9단계를 거치는 꼼꼼한 정수로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W정수기 역시 위생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W정수기 사용자라고 밝힌 한 소비자 백모씨는 지난 22일 소비자고발센터에 ‘필터를 갈아끼우다 곰팡이를 발견했는데 업체의 태도에 화가난다’는 내용으로 W정수기와 관련된 불만 글을 게재했다.


바디프랜드 W정수기의 고객 백모씨가 사용하는 정수기 필터 입구에 생긴 바이오필름(왼)이 필터에도 물 때 형태로 옮겨붙었다. (사진=소비자고발센터)
바디프랜드 W정수기의 고객 백모씨가 사용하는 정수기 필터 입구에 생긴 바이오필름(왼)이 필터입구에도 물 때 형태로 옮겨붙었다. (사진출처=소비자고발센터)

해당 글에 따르면 필터를 갈아끼우다 물때와 찐득한 곰팡이(일명 바이오필름)를 발견했다. 이에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를 했지만, 고객센터 상담사가 황당한 소리를 늘어놨다는게 백씨의 주장이다.


백씨에 따르면 통화한 바디프랜드의 상담원은 ‘필터가 정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때가 있는게 정상이다’ ‘오래된 아파트라 녹슨물이 나오면 이럴 수 있다’ ‘콧물같은 것(바이오필름)은 수돗물 염소 성분 때문에 그렇다’ ‘유리컵에 물을 받았을 때 이물질이 있어야 환불이 가능하다’ ‘항의를 원하면 개인 돈으로 수질검사를 한 후, 그 검사표를 가지고 정식으로 항의하라’ 등의 답변을 내 놓았다.


이에 백씨는 “집에 4살짜리 아이가 자주 배앓이를 하는데 괜히 물 때문인 것 같고 참 슬프다”면서 “오래된 아파트에 살면 W정수기를 써서 곰팡이 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거냐”고 분개했다.


W정수기의 3단계 9필터 시스템 (사진=바디프랜드 홈페이지)
W정수기의 3단계 9필터 시스템 (사진출처=바디프랜드 홈페이지)

백씨가 올린 상담사와의 상담 내용만 놓고 본다면 W정수기는 허위광고에 해당한다. 바디프랜드는 9단계에 이른다는 이 3개의 필터가 녹, 이물질, 잔류염소, 화학물질, 각종찌꺼기, VOC 등 유해물질, 일반세균, 슈퍼박테리아, 중금속, 노로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


또 이물질의 생김새가 마치 콧물처럼 보인다고 해서 ‘콧물 정수기’ 등의 오명이 붙은 바이오필름은 정수기의 세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일명 '먼지 덩어리'다. 이와 관련 한국의과학연구원 측은 앞서 지난 2016년 종편채널 JTBC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의 의뢰로 이루어진 이물질 성분 분석 결과에서 “미생물막(바이오필름)이 형성돼 점액질 안에 곰팡이가 살고 있기에 이런 색깔을 띄고 있는 것”이라며 “이 곰팡이는 위염과 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수기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정수기의 위생은 필터 하나만으로 관리될 수가 없는 구조다. 물속에 있는 불순물과 바이오필름 등이 내부 배관에 끼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부품 교체와 살균, 세정 등이 적절히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것. 즉 수도관에서 정수기까지 이어지는 원수 공급관, 정수기 추출 꼭지인 파우셋, 필터 이 세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바디프랜드는 현재 주기에 맞춰 필터를 발송해주는 것 외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약정기간 또한 60개월로 타사(평균 36개월) 대비 길다. 타사 대비 저렴한 렌탈비로 이윤을 창출하되, 소비자의 건강 적신호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26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회사에서는 물때가 끼는 현상이 없다고 보고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사례(백씨의 사례)를 면밀히 들여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면서 “필터를 주기에 맞춰 교체하지 않고 늦게 교체하면 간혹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물질 사례가 접수되면 현장 기사가 방문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면서도 “이물질 사례가 더러 발생하기는 하지만 많은 수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렌탈 포함해서 고객 해지율이 1%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해당 고객의 경우 고객센터에서 응대하는 태도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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