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한라산 소주, 축산폐수 의혹에 ＂제주산 중 수질 최고＂...천연암반수 진실은?

[일요주간=이재윤 기자] 소주업체 ‘한라산 소주(이하 한라산)’가 축산폐수로 오염된 지하수로 소주를 만든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등의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해명에 나섰다.

현재웅 한라산 대표는 지난달 29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를 넘어선 악의적인 소문을 방관할 수 없다”면서 “보경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매년 2차례 정기적으로 수질 검사를 받고 있는데, 검사에서 제주에서 생산되는 그 어떤 샘물보다도 수질이 좋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 현 대표는 “술을 생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이라면서 “한라산이 사용하는 지하수는 축산폐수 등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하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한라산 소주는 축산폐수 등 오염된 물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불거져 왔다. 이는 최근 제주의 축산분뇨 불법 방류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다. 먹는 샘물의 경우 수질기준에 따라 질산성질소 농도가 1리터당 10mg 이하여야 하는데, 지난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최대 양돈장 밀집지역인 제주 한림읍의 경우 1리터당 9mg 안팎의 농도를 보였다. 축산분뇨가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함유량에 영향을 미친 것.

특히 한림읍 내에서도 명월리의 경우 17.8mg, 협재리 16.9mg 등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지역도 있어 도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은 한라산 소주로 대상이 옮겨져 축산분뇨로 오염된 지하수로 제품이 생산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한라산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17년 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 검사 결과와 2015년 윤성택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의 제주 지하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반박에 나섰다.

두 자료에 따르면 한라산 소주에 쓰이는 지하수는 바나듐(V) 함량이 높았으며, 질산성질소 농도는 1리터당 0.3mg 수준이었다. 바나듐의 경우, 암석과 오래 마주한 물일수록 함유량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천연암반수를 해저 80m에서 뽑아 올려” 사용한다는 한라산 측의 입장에 힘을 싣었다.

윤 교수는 앞서 제주 지하수를 꾸준히 연구해온 인물로서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한라산이 사용하는 지하수 패턴을 분석하면 약 50년 전 물이 멀리, 높은 곳에서 오랜기간 흐르다가 현재 사용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며“현재 자료만 보면 한라산 지하수는 오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축산분뇨 등 오염물질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제주 전체적으로 지하수 수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재웅 대표는 “몇 년 전 자료라는 이유 등으로 믿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윤 교수에게 새로 용역을 맡겨 지하수 수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약 4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한라산은 옹포리의 전반적인 수질관련 연구 또한 진행할 계획이다. 한라산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수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지질학적인 이유를 밝히고, 앞으로도 청정 지하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해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사측의 해명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한라산에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림지역은 돼지 분뇨 냄새로 생활이 곤란한 지경인데, 한라산소주는 한림지역의 지하수로 그동안 많은 수익을 창출해 놓고도 지역 발전이나 환경보호 등에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또한 “물은 밑으로 흐르는데 축산폐수는 어디로 흐르는 거냐”며 “의문 해결을 위해 도민들을 모아 놓고 수질검사를 한 번 하면 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라산 관계자는 5일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한라산은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사회에 환원이나 서포트 활동 등을 많이 하고 있는데 노출이 안 된 것 같다”며 “환경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 봉사활동이나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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