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육계 미투 폭로 확산, 빙산의 일각이라는데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1-15 13: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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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체육계 미투 폭로가 확산되고 있다. 빙상 심석희 선수에 이어 신유용 전 유도선수가 생방송 KBS 9시 뉴스에 출연해서 고교 시절부터 당한 성폭행을 낱낱이 폭로했다. 그는 고교 시절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체육계 미투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미성년자인 고교 1학년 때부터 4년 동안 코치로부터 약 20차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문제는 지난해 3월 코치를 고소했지만 수사가 지지부진해 여태까지 외롭게 버텨왔는데 심석희 선수의 고백에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동안 이 사건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전북 익산경찰서로, 전주지검에서 다시 서울중앙지검으로 돌고 돌았다는 것이다. 이런 사건의 수사가 왜 이리 지연됐는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 체육계 미투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점은 젊은 빙상인 연대가 14일로 예고한 빙상계 성폭행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연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미성년인 선수들에게 최대과제인 진학과 대회 출전, 스카우트 등 선수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절대 권력의 지도자이기에 선수생명이 끝날까 두려워 침묵속에 속수무책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게다가 체육계는 지도자와 선수 간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오랜 병폐인 학맥, 인맥 등 연줄로 얽혀 있어 성폭력을 당하더라도 알리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선수 관리 시스템이 폭로가 어려운 구조적인 요소를 안고 있는 곳이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지만 신뢰를 잃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체육회는 2009년 ‘체육계 폭력 성폭력 조사센터’를 설치해 놓고 있지만 그동안 실제 피해조사는 4건에 그쳤다. 직접 조사 대신 종목별 단체에 떠넘기고 처벌 수위도 낮았다.


2014~2018년 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로 접수된 폭력·성폭력 사건 중 영구제명 등 중징계는 9.7%에 그쳤다. 성폭력 사건만 해도 영구제명은 27건 중 9건이었다. 그기에 경고·견책·근신 등 솜방망이 징계였다. 이런 가벼운 처벌, 제 식구 감싸기가 지금의 성폭력 폭로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각종 승부조작, 입시비리, 학연 계파싸움 등 비리 의혹으로 얼룩져 왔다. 특히 체육회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문체부도 책임이 매우 크다. 체육계 내부의 누적된 병폐와 비리에도 자기 개혁과 쇄신이 없었던 체육계에 대한 불신이 쌓여왔다. 대한체육회나 소속 경기단체가 맡고 있는 피해 조사 및 징계 심의 절차를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외부기관이 주도하도록 바꿔야 한다.


미투는 피해자들이 피눈물 나는 고통을 감내하며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많은 피해자들이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2차, 3차 피해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보도로 인한 2차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 당시, 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75%인 국민의 4명 가운데 3명이 언론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조사됐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이나 피해자 가족의 2차, 3차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들로 피해자의 고통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언론에서 피해상황을 지나치게 상세히·선정적으로 묘사하는 행태는 피해자를 성적 행위의 대상으로 인식케 하고, 자극적인 이야기 소재로 소비시켜 부정적인 역기능을 초래한다. 성범죄 과정의 수법과 현장 검증을 지나치게 상세히 보도해서 불필요한 성적인 상상을 유발하는 표현은 자칫 모방범죄를 야기 시킬 우려가 있다.


언론은 이와 같은 성차별에 근거한 사회 통념을 단순 보도형태로 재 확산하기에 앞서 현행법제도의 피해자 보호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쟁점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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