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5월 '가정의 달'은 365일 이어져야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5-22 10: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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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 5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에 관한 기념일로 가득 채워져 있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뜻 깊은 달이다. 

가정은 인간이 태어난 후 처음 경험하는 기초 사회이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예속이 되고, 한 가정은 부모님을 중심으로 개인이 속한 기본 단위가 된다. 가정들이 모여 사회를 형성하게 되고 사회가 모여 국가를 이루게 된다.

그러니 가정은 보다 더 큰 사회에 진출해서 적응하기 위한 단계이며,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가정이란 인간이 처음 거처하게 되는 안식처이며 사회로 나가기 위한 수련의 발판이 되는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옛 부터 새해가 되면 각 가정에서는 대문과 벽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써 붙였다. ‘가정이 편안해야 만사가 편안하다’라는 뜻으로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한 가정이 화목하고 평화로울 때 그 사회도 환하게 밝고 가정의 구성원이 미래 지향적일 때 그 나라의 앞날 또한 밝아지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위스의 교육학자 페스탈로치는 ‘가정의 단란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다. 그리고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거룩한 즐거움이다’라고 역설했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치가(治家)〉》에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고 가르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에 그동안 서로가 삶의 바쁜 일상으로 소홀히 했던 가족 공동체의 시간을 갖고, 집안의 부모님과 친척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귀한 시간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리고 훌륭한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은사님과 평소 사랑과 보살핌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안부를 여쭙는 기회를 갖는 것이 곧바로 5월 가정의 달이 지니는 참뜻이라 하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정의 행복을 깨는 불행한 사건들이 많다. 존비속 살해사건, 어린이 납치와 학대, 반인륜 .패륜적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OECD 최근 보고서에도 밝혀졌지만 우리나라가 회원국 가운데 이혼율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가정 파탄으로 인한 결손가정에서 비롯된 자녀들의 불행과 사회적 손실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 기초 단위인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불안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글이 올랐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바로 현직 교사들이다. 학생들은 진정 감사의 뜻으로 종이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선생님께 달아드릴 수가 없다. 다만 학급 대표가 전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달아 드리는 것만이 가능하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께 음료수 한 캔만 드려도 위법이다. 2016년 9월 28일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삭막해 진 ‘스승의 날’모습이다. 학부모나 학생이 개인적으로 꽃을 주는 것은 금지된다. 꽃을 제외한 선물은 금액과 상관없이 허용되지 않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는 학내에서 카네이션 등 꽃을 제공하는 주체는 ‘학생대표’만 가능하다.

왜? 선생님들 스스로 스승의 날을 없애자고 나섰을까. 이날이 되면 마치 교사들은 검열 당하는 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마치 감시를 하듯 지켜보는 시선이 따갑다고 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나 목적은 국민 모두가 이해는 하고 있으나 어린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깨닫고 진정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체험과 교육의 기회마저 외면당한다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꽃 한 송이조차 법에 따라 금지되는 삭막함을 배운다는 것이 못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학생이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고 교권이 추락되고 공교육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옛 부터 이어져 온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는 문화를 되찾고 계승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소중한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줄수 있는 유산은 서로 사랑과 신뢰와 믿음으로 베풀고 배려하는 미덕의 날들로 이어지는 5월 가정의 달에 절실히 느끼게 된다. ‘마더 데레사’가 소개한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부모’,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5월은 효도의 달이고 감사의 달이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의 깊은 의미가 5월에만 연례행사로 지나치지 않고 365일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필자 프로필>
현 경남대 석좌교수
한국방송통신학회 수석부회장
YTN 미디어비평

전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연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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