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사 풀린 군 기강, 무너진 안보태세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7-15 11: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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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박사 시사터치

▲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군의 기강이 이 정도까지 무너졌는지 너무나 충격적이다. 이번 2함대사령부 탄약고 인근 거동 수상자에 대한 은폐·조작 사건은 참으로 황당하다. 북한 어선의 삼척항 노크 귀순 사건으로 경계 실패와 축소·은폐로 군이 호되게 질타를 받은지 불과 3주도 안된 시점이다. 

이번 사건은 4일 오후 10시경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무기고에 침입한 거동 수상자를 놓치자 다음 날 한 병사가 자신이 거동 수상자라고 자수했는데, 조사 결과 상관인 영관급 장교가 경계 실패 책임 추궁이 두려워 허위자백을 시켰다고 한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야당 의원이 이 사건에 대해 물어볼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경계 실패에 상급자 지시에 의한 허위 자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부대가 이 사실을 쉬쉬하며 덮기 위해 일주일 가까이 상부에 보고조차 안 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심각한 군 기강 문란 행위에도 군 상부는 깜깜했다.

북한어선 사건은 '삼척항 부두'가 아닌 '삼척항 인근'이라고 속임수를 쓰려다 더욱 국민적 분노를 샀다. 북한의 목선 사건이 사실을 왜곡했다면 이번 2함대 사건은 아예 가짜로 조작한 것이다. 동해안 경계가 뚫린 것처럼 서해안 경계에도 구멍이 났다는 비판을 어찌 피해 갈 수 있겠는가.

또 지난 12일 강원 고성군 거진1리 해변 30m 떨어진 해상에서 북한 목선이 발견되어 다시 해상 경계망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목선은 해안가를 걸어서 순찰 중이던 해경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엔 북한 주민이 타지 않은 상태였다. 북한 주민이나 대남 침투조가 해안가에 접근 후 하선했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이번에도 해안까지 목선이 접근할 동안 군의 해상·해안 감시 전력으로 파악되지 못했다. 조류 등에 떠밀려 내려온 무인 목선은 올해 동해에서 10척, 서해에서 2척 등 총 12척이 발견된 상태이다.

그리고 이번엔 군 병사들의 도박 사건이다. 최근 경기도의 한 부대 병사 5명이 휴대전화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군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지난 10일 알려졌다. 일부 병사가 도박을 벌인 규모는 모두 2억 7500만원이나 됐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해왔다. 적발된 5명 중 2명은 현역이고, A 병장을 비롯한 3명은 최근 전역한 예비역이다.

현역 사병들이 어찌 이런 거액의 불법 도박판을 벌여왔는지 경악스럽다. 과연 다른 부대에서는 이런 불법도박 사례가 없는지 심히 우려된다.

나사 풀린 군 기강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군 대대장이 근무를 교대하는 조종사에게 헬리콥터로 전자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각종 갑질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공군이 감찰에 착수했다고 한다.

부대원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대대장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부대원들에겐 면세 담배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등 사적 지시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 따르면 일과 중 테니스를 치거나 잠을 잤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지난 8일부터 이 사안에 대해 감찰을 실시 중이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한다.

불법 도박으로 문제가 된 부대는 지난 2월부터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던 곳이다. 휴대전화 전면 허용에 앞서 시범운영한 부대에서 이런 사태가 터진 것이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선 도박, 보안사고 등 기강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국방부는 4월부터 전 부대에서 병사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실시중이다. 장병의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 논란도 없지 않았다. 군 내 일각에서도 시대 변화의 흐름상 반영이 돼야 할 부분도 있지만, 도박이나 해킹 등의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부가 그 부작용을 간과하고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일선 부대 지휘관들의 의견이 많이 대두 됐다고 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르면 이번 달 휴대전화 사용 전면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과연 후속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있을지 우려된다. 휴대전화 사용 전면 허용을 앞두고 교육과 보안체계 수립 등을 통해 도박이나 해킹 등 병사들의 일탈을 완전히 근절하고 방지하는 체제를 철저히 갖춰야 할 것이다.

최근 연이어 터진 군 기강 해이 사태를 보면 북한의 목선이 대기해 가면서 유유히 삼척항 입항이 가능 한 점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군대를 믿고 과연 발 뻗고 잠을 잘 수가 있겠나. 무너진 군 기강, 구멍 뚫린 안보태세에 국민은 불안하다.

정부는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가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견인하기 위한 신뢰 증진 조치라고 했지만, 한편 북한의 기습도발 가능성을 오히려 키워준 합의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평화무드가 조성된다는 함정에 빠져 군의 기강이 무너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흐트러진 군 기강과 무너진 안보태세에 결코 평화는 보장되지 않는다.

[필자 주요약력]
경남대 석좌교수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YTN 매체비평 출연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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