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교체, 판 갈아야 할 때”…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세번째 도전’

정창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1 1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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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 아닌 전략적 대통령 될 것"
"깨끗한 대통령이 일도 잘 해"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SBS 방송캡쳐)

 

[일요주간 = 정창규 기자]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이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로 나아가는 '시대교체'를 해야 한다. 그래야 '강한 나라', '바른 나라', '안전한 나라'라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2012년, 2017년 대선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갖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먼저 안 대표는 이날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와 미래 비전 등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5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다. 눈만 뜨면 거짓과 선동, 무능과 비리가 온 나라를 덮었다"면서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갈라 나라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약자를 보호한다면서 오히려 약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값만 폭등하게 만드는 바보천치들의 무능한 권력 놀음을 우리는 눈만 뜨면 지켜봐야 했다"며 "청년들은 희망을 잃은 지 오래고, 대한민국 출산시계는 사실상 멈춰 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도 현 정권은 경제무능, 안보무능, 백신무능에다가 권력 사유화를 통해 내 편 지키기, 내 편만 살찌우기에 몰입했다"며 "정권에 기생하는 소수의 권력자만 배불리는 부패한 정권, 표를 얻는 데만 모든 정책이 집중된 선동가들의 정권, 거짓이 밝혀져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몰염치한 정권을 보며 우리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을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는 '놈놈놈 대선'"이라고 규정하면서 "정권교체를 넘어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시대교체'를 통해 새 시대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여당과 야당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안 대표는 "여당 후보는 부동산 부패 카르텔의 범죄를 설계해서 천문학적인 부당이익을 나눠가지게 하고도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는다"면서 "야당 후보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주술논란과 막말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 선수만 교체하는 정권 교체는 구 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 적폐가 들어서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이라며 "구시대적 정권 교체로는 새로운 기득권, 새로운 적폐 세력만 양산하고, 국민의 반을 적으로 만들어 분열과 갈등만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로 나아가는 '시대 교체'를 하겠다"면서 "그래야 강한 나라, 바른 나라, 안전한 나라라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 대표는 안철수답게 정치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정치를 잘 해나가려면, 우선 기존 여의도 정치 문법을 따라야 한다고 잘못 판단했다"며 "국민들께서 안철수에게 바란 것은 안철수의 옷을 입고 안철수답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여의도 정치의 옷을 입어야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안 맞는 옷을 어떻게든 입으려 했기에 기대하신 국민들께서 실망하고, 제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국가 경영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성과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하고 능력에 따라 적절히 인재를 배치해 국가를 키워나가고, 그 과실이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께 고스란히 돌아가게 하는 국가 경영인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어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간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22대 총선에서 안 대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 정도 자신감이 없다면 후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독선과 아집의 국정운영 행태를 버리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과 책임을 지는 정치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첫 번째 비전으로 과학기술중심국가 건설을 꼽았다. 그는 "과감한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과학기술부총리직을 만들어 과학기술중심국가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핵심 전략 과제에 집중하는 전략적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인력을 반으로 줄이고, 책임 총리, 책임 장관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국정 운영 중심에 서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여의도와 결탁한 정치 관료들이 아닌, 전문성을 가진 정통 직업관료가 공직 사회의 중심이 되는 테크노크라트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야·정 협의체를 실질화 하고,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 만남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공·노동·교육·연금개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대선 출마 선언식은 '안전, 미래, 공정'을 키워드로 한 청년 3명의 릴레이 버스킹에 이어 안 대표의 출마 선언 및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캐츠프레이즈를 공개했다. (사진=SBS 방송캡쳐)

안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이번 대선 경쟁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창당을 준비중인 가칭 '새로운 물결' 정당의 5자 구도로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경쟁대결 양상이 5자 구도로 시작하더라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개연성이 있는 만큼 대선 정국이 좀 더 무르익으면 야권을 중심으로 대선 경쟁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대표가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뒤늦게 대선 준비에 나선 만큼 당장 야권 후보 단일화에 주력하기 보다는 국민의당의 대선 공약이나 주요 정책, 미래 비전 등을 발굴, 제시하는데 중점을 둔 대선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상당하다.

국민의힘이 최종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나흘간 실시하는 여론조사 첫 날 안 대표가 대선 출사표를 던진 것도 국민의힘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대선이 51대49의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안 대표는 당분간 대선정국에서 독자 행보를 이어간 다음 야권에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수싸움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또는 새로운 물결 정당과의 합당이나 전략적 연대가 추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추진과정에서 중도하차했고, 2017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득표율 21.41%로 3위를 기록해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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