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팍팍한 사회를 밝혀주는 아름다운 사람들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9-16 13: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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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박사 .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 추석을 앞두고 소방서에 감사 편지와 현금 100만 원이 전달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추석 연휴 비상근무에 여념이 없는 순천소방서에 익명의 기부자가 1층 119센터에 감사편지와 현금 100만원을 놓고 갔다.

흰색 편지 봉투에는 손글씨로 '소방서 소(서)장님께'라고 쓰여 있고 봉투 안 A4용지에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짤막한 사연이 적혀 있었다. “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관님들 한 번은 꼭 해드리고 싶었는데, 적지만 회식 한번 하세요”라며 “대한민국 전 국민이 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적었다.

소방서 측은 봉투를 확인한 뒤 곧바로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소방공무원들이 차고에서 교대점검을 하고 있을 때 기부자가 놓고 갔기 때문에 신원 파악이 쉽지 않았다. 서면센터 입구에도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봉투를 두고 가는 모습이 찍히지 않았다.

소방서 관계자는 “격려의 편지에다 회식까지 하라고 챙겨주셔서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직원들 모두 소방공무원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껴 힘이 솟는다.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 12일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화재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추석 연휴 112신고 건수(하루 평균)는 5만63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284건)보다 7.7% 증가했다고 한다.

한가위 명절에도 나라 안은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논란이 들끓고 있다. 국민들은 이 정권이 간판처럼 내걸었던 ‘평등’ ‘공정’ ‘정의’가 함몰된 사태에 실망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정의와 공정을 대변하는 진보 지식인을 자처해 왔는데,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른 ‘내로남불’의 대표적 사례에 젊은이와 국민은 분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명의 배경으로“본인이 책임져야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본인이 스스로 인정했듯이 천신만고로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특권과 특전, 특혜 시비로 도덕성의 큼직한 흠집으로 얼룩진 법무장관이 더구나 가족이 기소된 상황에서 제대로 검찰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국민은 묻고 있다.

지금 경제정책의 실패로 실업률이 치솟고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의 깊은 한숨소리와 팍팍한 살림에 서민들 주름살은 깊어만 간다.

한·일관계 골은 깊어 최악으로 마주보며 달리고 있다. 한·미동맹 또한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이후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일제히 내놓은 “문재인 정부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발표는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연설에서 “미국이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도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끔은 동맹국이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해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에선 연일 방사포 탄도미사일을 쏘아대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독도 영공을 침범하며 넘나들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은 사면초과다. 사방에 도전의 열강들에 둘러싸여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안보, 외교, 경제도 정치도 국민은 마음 놓고 기댈 곳이라곤 없다. 여기에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내편 네편 편 가르기에 나라가 둘로 쪼개져 소용돌이 치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겠다는 것인가?

추석 민심마저 찢어져 우울한 터에 소방서에 날아든 얼굴 없는 천사들의 온정이 그나마 답답하고 각박한 우리 사회 구석진 곳을 훈훈하게 누그러트려 주었다. 더구나 순천소방서는 아름다운 온정 100만원을 다시 불우이웃돕기에 쓰기로 했다.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내일이 기대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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