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낙하산’ 이번엔 금융권…캠코·신보 등 정권 말까지 낙하산 시도

정창규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6 11: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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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는 재경부 출신 ‘고위 관료 모시기’ 논란
예탁결제원·유암코· 캠코 등 친정부 보은 인사 논란
한전 자회사 작년 7월 김용성 이어 11월 최용선 전 청와대 출신 내정
배재정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캠코더 출신…인국공 비상임이사 지원
▲ 사진=픽사베이

 

[일요주간 = 정창규 이수근 기자] “아무리 정권 말이라지만 이번 정권의 낙하산 인사는 해도해도 너무 도가 지나친 수준이다.”

정권 말기 또 다시 ‘공기업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금융권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신보)에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불거졌다.

캠코는 오는 1월 1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부실채권 정리를 담당하는 금융본부장 상임이사직에 국방부 산하 방위사업청 부이사관 A씨를 내정했다.

현재 담당이사 임기는 2021년 2월 27일까지였지만, 정부는 10개월 동안 늦장 인사를 하다가 비전문 인사로 내정해 반감을 샀다. A씨는 방위사업청 무인기사업팀장, 국방부 방위사업개선팀 파견, 방위사업청 기획조정관과 무인사업부장 등을 거친 인물로, 노조 등에서는 금융부실을 해결하는 공공기관과 전혀 맞지 않는 인사라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오는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결제원장에 대한 후임 인사도 금융노조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캠코 상임이사는 최고경영자인 사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현재 캠코 사장이 공석인 틈을 타 정부가 '날치기 인사'를 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측은 정부가 이번 인사를 철회하지 않는 한 한국노총 등 전 노동계 및 민주시민 연대를 통해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신보도 지난 5일 신임 상임이사로 조충행 전 금융위원회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과장급)을 선임했다. 조 상임이사는 1963년생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국 국제금융과·정책홍보관리실·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 사무관을 거쳤다. 이후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과·서민금융과 사무관, 행정인사과 팀장,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신보 측은 과거 조 상임이사가 과거 재경부에서 은행제도과, 금융위서 서민금융과 등을 두루 거친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노초 측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분류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 측은 그간 신보 상임이사가 임기 2년에 한 차례 연임(1년)으로 3년까지 자리를 채우는 것이 관례였던 만큼, 전임 박창규 상임이사가 2년 임기만에 물러나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조 신임 상임이사인 출근 첫날인 지난 5일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금융권에 낙하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수조원의 정책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에 금융 경력이 전무한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선임돼 논란이 일자 결국 자진사퇴한 일도 있었다. 이전에도 황 전 행정관은 2019년 유암코 상임감사로 내정될 때도 관련 경력이 없어 문제가 됐다. 

 

▲ 주요공기업 엠블럼.

또 예탁결제원도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하려다 논란에 시달렸다. 한 전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2012년,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특보로 활동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일한 경력은 전무하다.

금융권 외에도 공기업 수장 자리는 물론 주요 공기업 자회사 비상임이사 자리까지 친정부 인사들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원도 원주 본부에서 제9대 강도태 이사장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 업무를 시작했다. 강 이사장은 전 보건복지부 2차관 출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그간 전직 복지부 ‘고위 관료 모시기’ 논란에 휩싸여 노조의 반대가 극심한 상태였지만 강 이사장은 올해를 건보공단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설비 정비 자회사인 한전KPS에 청와대 출신 최용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비상임이사(사외이사)에 내정됐다. 이는 지난 7월 청와대 출신 인사인 김용성 전 청와대 행정관에 이어 넉 달 만이다. 최 전 선임행정관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에 입성해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실 행정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하는 등 안보와 인사 분야를 담당해 왔다.

지난 2017년 5월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실 행정관으로서 인사와 조직개편 등 국가안보실 체계를 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단' 청와대 담당관으로 분담금 협상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퇴직한 최 전 선임행정관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캠프에서 인재 영입 실무지원단장에 임명됐다.

앞서 지난 7월 한전KPS 사외이사로 임명된 김용성 전 청와대 행정관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전남대 산학협력단 조교수, 광주광역시 북구청 기획조정실 지방행정주사를 역임했다. 이들은 상임임원과 달리 1년에 몇차례 열리는 이사회 등에만 참석하는 역할이지만, 이사회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연봉과 매달 월급 형태로 활동비가 지급되는 등 직무수행과는 상관없이 고액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정권 말로 접어들면서 '낙하산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문제는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비전문성 논란뿐 아니라 공기업 자율경영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부산 출신 배재정 이낙연캠프 대변인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상임이사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배 대변인은 19대 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지난해 9월부터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6월 퇴직한 뒤 현재 이낙연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다. 배 대변인은 인국공 비상임이사 지원을 위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받았고, 최근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이밖에도 강원랜드,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주요 공기업에도 정치인을 포함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출신 비상임이사들이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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