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연동형비례대표제, 독재국가 만든다?…사실 아닌 거짓 주장이다

김쌍주 대기자 / 기사승인 : 2019-03-12 12: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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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미래당 등 원·내외 7개 정당과 선거개혁 청년·청소년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열린 선거개혁, 청년·청소년 1만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18세 선거권 보장, 선거구 획정 법정기한 준수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여야가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5당 입장이 달라 결론을 내기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의미가 있지만 의원정수 확대 여부를 놓고 민주당·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과 야 3당의 입장이 여전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통령 독재국가를 부른다?”며,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는 것을 전 세계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권자들이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대신 지역구 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은 오히려 분권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설까?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의원 수와 비례대표 의원수가 따로 정해져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지역구 253석 비례 47석 총 300석이다. 투표자는 후보용지/ 정당용지에 각각 따로 투표한다. 여기서 정당 A가 지역구 의원 10명 배출, 정당 득표율 10% 달성했다 치면. 5구 이상 확보했으니 정당 득표율에 따라 47석 중 10%를 가져가 총 의원 수는 지역구 10명 + 비례 4명을 합해 14명의 의원을 확보하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투표자는 후보용지/ 정당용지에 각각 따로 투표한다. 이건 현행 선거제도와 같다. 하지만 개표 시에는 정당용지를 먼저 따져본다. 이건 현행선거제도와 다르다. 위와 똑같이 정당 A가 지역구 의원 10명 배출, 정당 득표율 10% 달성했다 치면, 먼저 300석 중에 10%를 준다. 30명을 확보하게 된다. 그 중 10석을 당선된 지역구 의원이 받는다. 남은 20석은 모조리 비례대표에게 공천된 순번대로 돌아간다. 따라서 지역구 의원이 많을수록 비례대표 의원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제도가 바뀌면 누구에게 이득일까? 정의당처럼 정당 인기는 있으나 확실한 지역구 후보가 없는 정당이 유리할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그럴싸한 후보가 안 보이는 와중에 정당 지지율은 2위를 회복했으나 내년 총선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말하는 전 세계 선진국들이 비례대표제를 폐지한다는 것부터 사실이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에서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만약 한 권역의 전체 의석이 100석일 때 A 정당이 권역 정당 득표율 50%를 얻는다면, 이 정당은 총 50석의 의석을 얻는다. 이때 A 정당이 권역에서 4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낸다면 권역 단위 득표율을 통해 할당받은 50석 중 나머지 5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다. 이는 소수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도로서 거대 정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36곳 중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단순다수제로 의회를 구성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미권 4개 국가와 결선투표제를 시행하는 프랑스까지 5개 국가뿐이다.

나머지 31개 국가는 모두 비례대표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거나 한국이나 일본처럼 부분적으로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단순다수제만을 시행하는 국가에서도 표의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여·야 원내대표 5명이 선거제도개편을 두고 합의한 내용엔 ‘권력구조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논의’가 포함돼 있다. 당초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은 대통령의 독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 분권을 위한 초석으로 논의된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정당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지게 돼 다당제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양극화된 정치지형을 개선하기 위해선 다양한 정당이 국회에 진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당의 수를 늘려 대통령과 여당의 일방 통행식 정책추진을 막을 역량을 키운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에 너무 많은 권한이 몰려있기 때문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적절한 다당제 구도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비례대표제 폐지를 원할까? 양당 구도를 원하는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주로 소수 정당만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의 이해를 반영하면 다른 한쪽의 이해가 줄어드는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셈이다. 한마디로 국민들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뿐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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