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민주당, 선거 위기감 속 文 구원등판에 조기 전당대회 카드까지...

윤영석 / 기사승인 : 2014-02-28 1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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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윤영석 기자]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호’가 흔들리고 있다. 지지율 부진에 ‘내분’ 양상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기에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의원의 ‘구원등판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내우외환에 휩싸인 민주당을 들여다봤다.

“지금의 당 지도부로 6.4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까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의 말이다. 그는 “조기 선대위를 꾸려야 할 급박한 상황”이라며 비상 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위기론의 대상은 자연스럽게 김한길 대표에게로 모아진다. 정 의원은 "국민이 민주당의 변화된 얼굴을 기다리고 있다"며 "문재인 의원이 결초보은의 심정으로 구원등판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위기이자 전시 상황인 만큼 전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같은 민주당 내 분위기에 대해 문 의원 측은 신중한 분위기다. 문 의원의 대변인격인 윤호중 의원은 “지금은 지도부에 힘을 실어줄 때"라며 "김한길 대표 등을 중심으로 선거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결단’을 촉구하는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 그룹이 주축을 이룬 ‘더 좋은 미래’ 소속 홍익표 의원은 최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현재의 민주당 체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지도체제 개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파 그룹에서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기자는 ‘조기경선론’을 펴고 있다.

이같은 ‘김한길 흔들기’에 대해 주류측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힘을 하나로 모아도 힘들 상황에서 조기 흔들기에 나서는 건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내부갈등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일부 시,도당이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자 청년위원회가 ‘정당공천 폐지 포기’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여야 후보들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가 상향식 공천을 결정한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은 최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혁신공천을 하기로 했다며 각 시?도당에 공천위 구성 지침을 내려 보냈다.

이 구성 지침은 아직 국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가 결론나지 않았기 때문에 광역의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공문을 통해 시,도당 공천위를 설치하고, 여성?노인?청년?장애인 등을 비롯한 지역의 유능한 직능?시민사회 단체 대표 또는 해당 단체가 추천하는 인사를 우선적으로 외부인사로 위촉하고 이들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는 이 같은 과정에 반발했다.

전국청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일부 시,도당에서 기습적으로 공천심사위를 설치하고 위원마저 내정했다”며 “설사 공천제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기초선거가 아닌 광역단위 공천만을 염두에 두었다고 하더라도, 공당의 조직으로서 충분한 의사소통 없는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과정으로 인해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태는 지양했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 위기론을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당으로서는 현재 본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 그냥 단순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 정도가 아니라 ‘망할 수도 있겠다, 없어질 수 있겠다’는 이런 절박감을 가져야 될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소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와 관련 김윤철 KSOI 소장(경희대 교수)은 민주당 이인영 의원실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민주당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민주당) 정당 호감도에서 ‘싫다’는 부정평가가 71.7%로 나왔다”며 “이러다 사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 10명 중 8명(84%)이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김한길 대표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34.0%, ‘잘못하고 있다’ 60.5%였다.

이 소장은 이에 대해 “노선의 문제이기보다는 ‘야당으로서 해야 될 일을 왜 못하느냐’는 역할론이 더 핵심”이라며 “대안을 제시하는 게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단한 살림살이를 어떻게 풀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야당의 대안이 손에 잡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126명의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제1야당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위기론’에 대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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