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조양호 회장 숙원사업 ‘경복궁 옆 호텔 건립’ 좌절…조현아 구치소 불법 로비 영향 미쳤나?

[일요주간=김슬기 기자] 한진그룹(회장 조양호)이 경복궁 옆 7성급 한옥호텔 건설 계획을 유보하고 대신 한국문화체험공간인 ‘K-익스피어런스’ 조성에 집중할 방침을 세웠다. 일명 ‘땅콩회항’ 사건을 비롯해 최근 불거진 구치소 특혜 로비 등 한진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의식한 일보후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한진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 한국문화체험공간인 ‘K-익스피어런스’를 건립, 향후 문화체험 관광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3만 7,000㎡ 부지에 먹을거리, 볼거리 등 복합문화 허브 공간이 구성될 예정이며 인사동 등 문화창조융합벨트와 연계해 관광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문화체험공간에 대한항공이 추진했던 7성급 한옥호텔은 제외됐다.

경복궁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은 조양호 한진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잘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진은 지난 2008년 2,900억 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관광호텔 신축을 금지한 ‘학교보건법’이 걸림돌로 돌출하자 조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규제완화를 요청해 ‘관광진흥법 개정안’ 입법 추진을 끌어낼 정도로 적극적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그럼에도 호텔 건립 계획이 좌절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치소 수감 당시 불법 로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더불어 야권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관광진흥법 개정'을 ‘한진을 위한 특혜입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주변 여건 문제로 호텔 건립이 어려워진 점은 아쉽다”며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과 당초 부지 개발 목적인 문화복합단지 조성의 목적이 비슷하게 부합되는 만큼 해당 단지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진 안팎에선 일단 여론의 질타를 피한 뒤 추후 다시 호텔 건립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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