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생명입니다, 컴퓨터 속 케릭터가 아닙니다”

김수진 / 기사승인 : 2015-09-16 10: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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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수진 기자] 나라마다, 종교마다, 사람마다 동물을 이해하고 해석하데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컴퓨터게임 속 케릭터처럼 죽여도 되고 전원을 껏다가 내가 놀고 싶을 때 다시 켜서 가지고 노는 무생명체가 아니라 숨을 쉬고, 밥도 먹고, 물도 마시는 생명체입니다.

오랜 시간 애지중지 돌보던 반려동물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 심정은 어떨까요. 반려인들에게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자식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병에 걸리거나 수명이 다해 죽게 되면 그 충격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에 잠긴다고 합니다.

이들 반려인들에게서 심심찮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우울감, 충격, 분노, 슬픔 등입니다. 정신적인 공허함에 빠져 식사는 물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심할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같은 증상을 전문가들은 ‘펫로스(Pet loss) 증후군’ 또는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이라 부릅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펫로스 증후군을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하고 치료센터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에서도 펫로스 증후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특히 반려동물을 잃고 깊은 절망에 빠진 반려인들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주변인의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펫폴 캠페인-생명입니다>는 반려동물이자 우리의 가족 구성원으로 살다간 반려동물에 대해 독자분들의 사연을 공유하면서 생명이기에 그들도 아파했다는 것을 소개해드림과 동시에 “동물도 생명”이라는 것을 알리는 일차적 목적뿐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에 대한 구독자분들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길 바라는 바람으로 사연은 신청 받고 있습니다.

아래 사연은 서울 홍은동 김민정님이 보내주신 이야기입니다.
【6년을 가족들가 함께 살다가 심장병으로 가족들 곁을 떠난 아지】

올해 5월 15일 오전에 심장병으로 아파하던 저희 아지(반려동물 이름)가 하늘로 갔습니다. 3살 때 처음 만나서 9살 때 헤어졌네요. 가족들이 다 모여 있는 오전에 아지가 아- 아-라는 소리를 5번 정도 내면서 가족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떠났습니다.

아지가 숨을 안쉰채 눈을 뜨고 있더라구요. 그때 느꼈어요. 아... 이렇게 됐구나...
엄마 말씀으로는 아지가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 떠난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전날에 아지랑 얼굴 마주보면서 제가 그 앞에서 말을 했어요.
고맙고 미안하다고... 한 것 같아요.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도 더 죄책감이 들었을 것 같아요.
그때 마음의 준비를 했었어요.
병원에서 안락사를 권하셔서 아... 내가 아지를 붙잡으면 안되는 거구나 하고 느꼈어요.

하지만 아이의 죽음을 제 마음대로 결정한다는 게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속에 작은 제 욕심도 있을지 몰라요...아지를 더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였을지도요...
그래서 전날에 난 널 아직 보낼 준비가 안됐다고 했는데...
다음날에 아지가 하늘로 갔습니다.

아지가 설마 이걸로 고민하는 걸 알고 있었던건지, 제가 저 말을 한 거 때문인건지 미안해요.
심장병에 걸리게 된 것도 다 제 탓이에요.
너무 미안해요.
절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거에요.
제가 데려오는 게 아니였어요..

좋은 주인 만나서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잘클 수 있었을텐데...
제가 데려와서 심장병 때문에 아파하고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제대로 해준 것도 없어요.
불쌍한 아지...
착하고 이쁜 우리아가...

잘지내고 있어 아지야?
보고싶어...

핸드폰에 아지 사진 잔뜩있으니까 언니가 전에는 아지 사진 찍으면 옛날에 찍었던 사진들이랑 정리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보려고 하면 심호흡 크게 하고 봐야할 것 같아...
아무래도 죄책감과 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 그런가봐...
언니는 아지가 행복하면 진짜 바랄게없어
정말.. 진짜 행복해야해
아지는 착하니까 죄는 언니가 다 지었으니까
벌은 언니가 다 받을테니까
아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잘지내는거지 아지야?
실감이 안나는거있지.
아지랑 잠깐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거 같아 아지가 살아있다고 느껴져...

아지야 묵묵히 언니 옆에서 지켜줘서 고맙고 있어줘서 고맙고
고맙고 미안하고...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진짜 고마워...

아지야 사랑해
평생 사랑해
진짜 행복해야 돼!
사랑해 우리애기...

저희 아지 잘지내는거겠죠?
꼭 그래야하는데...


펫폴 PS-떠나간 아지도, 아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가족분들 모두 상처와 상심이 크시리라 생각 됩니다. 좋은가족들과 함께 있다가 떠난 아지 또한 마지막까지 행복했을꺼에요. 모든 가족분들 아지와 행복했던 소중한 추억 간직하시면서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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