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의혹’ 육군 전 소장, 전역지원서 위·변조 전역…육군 본부 '알았나, 몰랐나' 군검찰 수사 나설까
손혜찬 / 기사승인 : 2015-09-25 13:01:41
[일요주간=손혜찬 기자] 육군본부가 전역지원서를 제대로 검토 않고 특히 이가 변조됐다는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변조된 전역지원서 당사자가 성 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홍모 전 소장으로 밝혀져 논란이 더 가중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3일 밝힌 ‘육군 규정 전역지원서 및 홍모 전 소장 전역지원서’ 자료에 따르면 홍 전 소장이 육군 규정 서식과 다른 변조된 전역지원서를 제출하고도 12일 만에 전역을 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위원에 따르면 홍모 전 소장의 전역지원서에는 ‘군 검찰 및 수사기관의 비위사실 조사여부’항목 자체가 누락돼 대통령령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전역지원서 제출 시 비위사실이 있는 현역 장성의 정상적인 처벌을 위해서 비위사실 조사여부를 필수로 기입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홍 전 소장의 전역지원서에는 간단한 개인신상 정보와 함께 ‘신병치료 등 개인사유’라는 전역사유만이 기재돼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전역지원서 결재체계였던 인사담당 군 수뇌부가 성 추문 의혹을 은폐키 위해 홍 전 소장을 빨리 전역시키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권 위원은 전했다.
실제로 홍 전 소장은 지난 5월 19일 육군본부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의 결재를 받은 뒤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12일 만인 5월 31일에 전역했다.
현재 육군본부 측은 “전역지원서의 서식 및 규정이 다르게 처리된 것은 당연히 안 되는 부분이다”라며 “하지만 왜 이렇게 처리했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누가, 왜, 어떤 이유로 변조된 전역지원서를 작성해 통과시켰는지를 육군본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비위사실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급하게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홍 전 소장을 전역시킨 인사참모부장은 직무를 유기하고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전역지원서가 12일 만에 어떻게 통과됐는지 군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