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 "좋은 시의 조건은 문학성과 독자성"

소정현 / 기사승인 : 2015-11-17 16: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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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성수 시인 ‘詩文學 古稀人生’ 출판기념회를 맞이하며...
[일요주간=소정현 기자] 정성수 시인이 21번째 시집 “공든 탑”(고글출판사)과 8번째 동시집 “첫꽃”(고글출판사) 을 펴냈다. 오는 19일 오후 5시 정성수 시인이 고희를 맞아 시문학을 총결산하는 출판 기념회가 전북문학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시인은 “공든 탑”의 ‘자서’에서 ‘내가 쌓은 탑은 목탑(木塔)도 석탑(石塔)도 전탑(錢塔)도 아닌 뜨거운 가슴과 차디찬 이성으로 쌓은 문학의 탑이다. 이 세상 어떤 탑도 영원한 탑은 없다. 언젠가는 무너지는 것이 탑이다. 그러나 탑을 쌓은 정성만은 영원하리라. 시를 따라가는 일이 부질없고 허망한 일일지라도 시가 있어 오늘을 산다’고 했다.
또한 서평을 쓴 울산광역매일 신문사 유정재 대표는 ‘그의 시는 대부분 다수를 향한 사랑으로 드러나지만 개별적 관심도 시 곳곳에 꽈리를 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랑의 간절함을 대중을 향한 사랑으로 에너지화 한다’고 했다.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안도현 시인은 ‘표사’에서 ‘정성수 시인의 시는 여전히 젊다. 세상과 적절하게 타협하면서 손잡을 생각을 하거나 뒷방으로 물러앉아 차려주는 밥상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삶 따위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 저쪽에 뭐가 있을지 항상 궁금한 호기심 가득한 소년 같고 시의 힘줄이 얼마나 푸른지 보라고 팔뚝을 걷어 내미는 청년 같다’고 말했다 .

정성수 시인은 동시집 “첫꽃”의 ‘작가의 말’에서 ‘동시를 쓸 때 마다 가슴이 설렙니다. 동시라는 말만 들어도 마치 어린이가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은 동시를 쓰는 동안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으로 살면서 한 순간이나마 어린이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동심이야 말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기본 입니다’고 출간의 감회를 피력했다.

이준관 시인은 ‘해설’에서 ‘정성수 시인은 생활 속에서 시를 건져 올립니다. 생활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생활이 있습니다. 말을 꾸미거나 시적 기교를 부리지 않고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서술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고 친근감 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체험에서 건져 올린 그의 생활시에는 이야기가 들어 있고 알찬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생활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생활시와는 이런 점에서 다릅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택 시인은 ‘동시가 말장난이 아닌 살아 있는 우리들의 일상임을 정성수시인은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정성수시인의 착하고 선한 마음은 상처 받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무(慰撫)할 것이다. 작은 희망의 싹이 되어 새롭게 돋아 날 것이다’고 ‘표사’에 표현했다.

아래는 정성수 시인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에 시집과 동시집를 함께 출간하셨는데.
● 시집 ‘공든 탑’은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받아 출간했습니다. 지금까지 문단 생활을 하면서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로만 가지고 시집을 만들었습니다. 고희를 맞이해서 나 자신의 작품 세계를 뒤돌아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동시집 ‘첫꽃’은 작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어느 동시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사실적 표현과 함께 아이들의 감성을 살려내려고 나름대로 고심했습니다.
詩작업은 이어붙이기를 하여 밥상포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줄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을 위해서 밥상포를 만든 것처럼 밤을 새워 시를 쓰는 지도 모릅니다. 두 시집 모두 금년 말까지 출간 유효기간입니다. 그래서 시집과 동시집을 함께 세상에 내 놓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를 따라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말하자면 시와 동시가 내 일생이 된 셈이지요.

정성수 시인께서 고민하는 시는? 누구를 위해 시를 써야 하나.
● 시인에 따라서 시에 대한 생각이 다르겠지만 좋은 시의 조건으로 문학성과 독자성을 들 수 있습니다. 고품격 작품성과 일반적 대중성을 갖춘 시라면 말할 것도 없이 좋은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시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서 많은 작가지망생들이 신춘문예에 전적으로 매달립니다.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면 일단 객관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신춘문예 당선자의 글들이 책으로 출간 되었을 때 모두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호평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는 작가들의 작품이 오히려 인기를 얻고 책 판매부수가 어마어마한 경우가 상당합니다. 그렇다면 문학성보다 우선이 독자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가나 평론가들만이 이해하는 글은 결국 죽은 글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글이란 누군가가 읽어주고 감동을 받아야 살아있는 글이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은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라고 쓴 것이 때문에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시’라 할지라도 글을 쓴 작가 자신이나 몇몇 평론가들만이 이해하는 시라면 그런 시는 죽은 시가 아니겠어요?

제가 글을 쓰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생활하면서 얻는 주제나 내용을 메모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때그때 메모를 하고 그것을 정리하면 한 편이 글이 됩니다. 메모를 하지 않으면 아이디어를 금방 잊어버리거든요. 물론 메모하고 정리했다고 해서 완성된 글은 아닙니다. 하루 후 또는 일주일 후 어떤 것은 두서너 달 뒤까지 읽고 다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가 된 후에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동시’가 아이들 정서와 교육에 긍정적 영향은.
● 아이들에게 동시를 읽게 하고 쓰도록 교육하는 것은 시인을 만들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읽고 씀으로서 동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아울러 고운 심성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의 동시를 암송하는 어린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답게 보입니까? 결국 동시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많은 세상은 미래가 밝은 사회로 가는 첩경입니다. 그런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때 세상은 밝고 또 살만한 세상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금번 동시집 ‘첫꽃’은 동심의 아이들 시선인데, 오랜 세월동심 비결은.
● 결국 동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입니다. 동심을 기본으로 써진 글이 바로 동시입니다. 동시집 ‘첫꽃’은 역시 어린이의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자세로 썼습니다. 동시를 쓴다는 것은 키높이가 어린이이어야 하고 마음의 넓이도 어린이여야 합니다.

대개 성인들은 사물을 보거나 사고의 폭이 성인 자신의 테두리를 벗어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을 거쳐 왔지만 그 시절 그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성인의 눈높이와 성인의 사고로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려들고 있습니다. 동심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린이다운’ 사고를 가질 때 가능하겠지요.

두 시집을 보면 동일인이 아닌 것 같다. 변화무쌍 감정변화의 시문학 비결은.
● 보통 글을 쓰는 사람들을 작가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팔색조나 카멜l레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를 쓸 때는 고매한 인격인이 되어야하고 동시를 쓸 때는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글의 주제나 내용에 따라서 다양한 표현을 해야겠지요?

어떤 독자들은 글을 읽고 작가를 글 속의 주인공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 내용에 따라 저자를 그 쪽으로 몰고 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작가를 평가합니다. 다양한 감정변화나 글의 표현이야말로 작가가 지녀야할 중요한 덕목이자 작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정성수 시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 대학에서 국문학이나 문예창작을 전공한 것이 아닙니다.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평생교육원에 가본 일도 없고 문학교실에 참여한 경험도 없습니다. 말하자면 본격적인 문학수업을 안 받았습니다. 다만 부단히 글을 읽으며 가슴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썼을 뿐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요. 작가는 쓸 뿐이지 작품에 대한 정의나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자기의 얼굴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혹자들은 거울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지만 거울이 정확하다고 누가 장담합니까? 우리들은 과학이라는 말로 거울을 믿는 것입니다. 작품은 자신이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라고 하는 거울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반응이나 평가를 인지할 뿐입니다.

시집과 다수의 교육서도 출판하셨는데 ‘감성적 글쓰기’와 ‘이성적 글쓰기’ 특장점은.
● 저의 출간 책 중에는 실용서 2권과 논술서 5권이 있습니다. 교사들을 위한 ‘정성수의 글짓기 교실로’와 ‘현장교육연구, 간단히 끝내주기’ 어린이들을 위해서 ‘초등논술, 너~딱걸렸어’ ‘글짓기 논술의 바탕’ ‘초등논술 앞서가기 6년’ ‘생각나래 독서토론논술 4․5․6년’ ‘한권으로 끝내는 실전논리논술’ 등이 있습니다.

시나 동시 또는 동화 같은 감성적인 글들은 감정이나 감성을 요구하지만 실용서는 이론적인 배경이나 객관적인 데이터, 근거의 제시, 결론이나 결과의 정확성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냉철한 이성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여기에는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됩니다. ‘문학 서적’인지 ’이론 서적’인지에 따라서 글 쓰는 태도가 달라져야하는 것입니다.

시인의 삶에서 글의 의미와 비중은? 그리고 상당히 다작이신데.
● 「시집」아담의 이빨자국 등 21권,「시곡집」인연. 등 5권,「동시집」학교종 등 8권,「동시곡집」참새들이 짹짹짹 등 8권,「동화」장편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1권,「실용서」정성수의 글짓기 교실로 등 2권,「산문집」말걸기 등 3권,「논술서」글짓기 논술의 바탕 등 5권, 「공저」꽃들의 붏은 말 등 6권 등을 출간하였습니다. 공저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총53권의 서적을 출간하였습니다.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생관도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삶의 가치관을 부나 명예에 두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희생과 봉사에 두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수련이나 육체적 단련에 두기도 하며 아름다움을 위해 성형을 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사람마다 인생관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릅니다. 사람들은 가치와 목표 달성에 여부에 따라서 만족과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자책과 회한의 고통 속을 헤매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삶의 의미와 비중이 다르듯이 내 삶에서 글이 차지하는 의미는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를 따라 결국 여기 까지 왔다.’로 대변할 수 있겠습니다.

금번 출간과 함께 수상도 하셨는데? 상복이 너무 많다.
● 수상을 한다는 것은 기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상이라는 것은 격려의 의미도 있지만 더욱 분발하라는 채찍의 의미도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문학신문 작가대상을 수상하고 여러 사람들이 축하를 받았습니다. 수상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위해서 한층 더 노력을 하겠다고 생각을 다잡았습니다.


<정성수 시인 프로필 및 수장경력>
▷ 문학상으로는 제2회 백교문학상․ 제4회 철도문학상․ 제4회 신노년문학상․ 제5회 한국영농신문농촌문학상․ 제5회 글벗문학상․ 제6회 한하운문학상․ 제6회 불교아동문학상․ 제6회 향촌문학상․ 제13회 대한민국환경창조경영대상시부문문학대상․ 제13회 한류문학예술상․ 제15회 교원문학상․ 제16회 한국문학예술상․ 제18회 세종문화상․ 제25회 전북아동문학상․ 09년 문예춘추릴케기념문학상현대시릴케저작상․ 09년 창조문학신문사대한민국베스트작가상․ 09년 부평문학상․ 12년 제1회지필문학대상․ 12년 소월시문학대상․ 13년 대한민국환경문화대상․ 15년 매일신문사제1회시니어문학상․ 한국문학신문 작가대상.

▷ 공모상으로는 신춘문예당선 : 창조문학신문시부문, 전북도민일보시부문, 한국교육신문동시부문․ 제4회 한민족효사랑시부문최우수상․ 제4회 갤러리아환경사랑수기공모전 동상․ 제5회 주)웅진코웨이전국환경보전생활수기공모대회교사부문금상․ 제5회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금상․ 제8회 대한지적공사지적문예작품공모전입선․ 제8회 환경글짓기대회전국물맑히기은상․ 제9회 국제지구사랑작품공모전금상․ 제10회 하소백련축제작품공모선우수상․ 제11회 공무원문예대전동시부문최우수국무총리상및수필부문우수행정안전부장관상․ 제13회 공무원문예대전시부문최우수국무총리상․ 제13회 국가보훈처보훈문예작품공모전추모헌시부문장려상․ 제18회 공무원문예대전수필부문인사혁신처장상․ 제17․18회 김유정기억하기전국문예작품공모전연속수상․ 제30회 전국통일문예작품현상공모우수상․ 제44회 한민족통일문예대전일반부우수상․ 52주년 호남의향범국민통일글짓기대회우수상․ 95/96년 에너지관리공단에너지절약작품현상공모가작․ 98년 나눔과배풂체험사례공모전우수상․ 09년 국토해양부제1차해양권발전시부문최우수상․ 10년 효부모사랑수기공모전은상․ 10년 갤러리아환경사랑수기공모전동상․ 10년 문화일보자랑스런나의가족이야기공모전장려상․ 10년 퇴직공무원생활수기공모전은상․ 경북 예천군과 한국농어촌공사 주최 2015년 곤충나라 사과테마파크 내 시비 제작 당선.

▷ 교육상으로는 제2회 대한민국교육문화대상․ 제3회 전북교육대상․ 제20회 스승의날특별공로상․ 제24회 한국교육자대상․ 대한민국황조근정훈장수훈 제17495호․ 그외 교부장관상 및 대통령상.

▷ 기타상으로는 제5회 청소년포교도서저작상․ 제6회 대한민국사회봉사대상정부포상․ 08년, 12년, 15년 전라북도문예진흥금3회수혜․ 09년 평생교육진흥연구회한국독서논술교육대상․ 09년 대한민국100인선정녹색지도자상․ 1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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