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安-朴에 ‘당권 분담’ 제의에 당내 ‘회의적’…비주류·현 지도부 강력 반발

문재인, 安-朴에 ‘당권 분담’ 제의에 당내 ‘회의적’…비주류·현 지도부 강력 반발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15-11-19 14:16:39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 구성을 공식 제안하면서 공동지도체제를 내세웠지만 비주류의 반발 등 당내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아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조선대 강연을 통해 문·안·박 연대 제안을 공식화했다.

문 대표는 “적어도 다음 총선까지 함께 치르는 임시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두 분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과 당 대표 권한을 함께 공유할 용의가 있다”며 "공동선거대책위원회나 선거분비기획단, 총선정책준비단, 인재영입 등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안·박 연대의 역할은 ‘총선 관리’가 핵심으로 공천은 혁신위원회의 ‘시스템 공천’으로 하되 그 과정서 나올 수 있는 불만과 잡음은 해소하고 함께 외부 인재영입에 나서자는 취지인 것.

이날 ‘안철수 혁신안’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주장한) 본질적 혁신은 백번 옳은 얘기”라면서 “당의 부패와 밝은 형태를 청산하고 유능한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인적쇄신’도 강조했다. 야당 심장인 광주서 호남 현역 의원 ‘물갈이’ 필요성을 강조하며 혁신을 둘러싼 당 내홍과 호남에서의 지지율 악화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문 대표는 “끊임없이 당을 분란 상태로 만드는 분들은 실제론 자기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공천권을 약속하는 ‘옛날식 정치’는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정치개혁도 결국 인적쇄신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문 대표의 ‘광주 선언’이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의 반응이 원론적이기 때문.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당을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고 밝혔으며 박 시장 역시 “통합과 혁신에 대한 바람은 간절하지만 지금은 시장으로서 나설 수가 없다”는 짤막한 답변만 내놨다.

특히 비주류 진영의 반응은 싸늘했다. 문병호 의원은 “얼마만큼 진실성을 담고 있는 제안인지 찬찬히 들여다본 뒤 입장을 정하겠다”며 “전에도 디테일이 들어가면 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실현 불가능한 해법을 제시해 오히려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안철수 전 대표나 박원순 시장도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모인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집결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호남권 의원들도 반발하는 모양새다. 호남 의원들은 세 사람 모두 영남 출신임을 문제 삼아 문·안·박 체제를 ‘영남연대’로 규정하고 ‘호남홀대’라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새로운 지도체제 제안에 현 지도부의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어 유감”이라고 밝혔으며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안·박 연대에 최고위를 대체하는 권한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